[앵커]
서울시가 최근 관광객 3천만 명을 끌어모으겠다고 목표를 세웠는데,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구호로만 그치겠죠.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서울 명소마다 관광버스 댈 자리가 없어서 매번 아수라장이 된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비가 쏟아지는데도 명동 거리는 북적입니다.
가이드 설명도 듣고, 사진도 찍습니다.
버스에서 내리고, 또 내립니다.
명동에선 관광버스가 끊임없이 사람들을 내려줍니다.
외국인 관광 코스 중 한 곳인 이 백화점 앞은 버스를 세워둘 수 없는 곳인데요.
하지만 사실상 버스 정류장처럼 돼 버렸습니다.
버스들이 하나둘 차선을 채웁니다.
손님들이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겁니다.
한 버스는 50분 가까이 불법 정차를 했습니다.
[관광버스 기사 : {저희 지금 취재하고 있는데.} (승객들)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여기 정차하셔도 되는…} 내리세요!]
버스를 피해 가느라 지나가는 차들이 서로 뒤엉킵니다.
[김학현/모범운전자회 : 여기 내려주고선 빨리 다른 데로 가야 하는데 가질 않아. 출근 시간이나 퇴근 시간, 그때 또 몰려온다고요. 정체되니까 질서가 없어.]
개방된 청와대도 관광 명소입니다.
청와대 근처의 도로엔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관광버스를 주차할 수 있는 구역이라고 표시해 둔 건데요.
건너편 구역은 그렇지 않습니다.
차를 세우면 안 되는 곳인데 버스가 줄줄이 서 있습니다.
시동을 켜고 공회전 상태로 있습니다.
불법주정차를 365일 단속한다는 표지판과 현수막도 소용없습니다.
[관광버스 기사 : 원래 안 돼요. 제가 여기서 (단속 카메라에) 두 번 찍혔거든요. 댈 데가 없으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죠. 과태료 물어야죠.]
관광객들을 태우기 위해 차선 두 개를 차지할 때도 있습니다.
[조영선/인근 주민 : 공회전. (시동을) 틀어놓는 버스들이 좀 있어요. 그게 굉장히 시끄러워요. 청와대를 개방했으면 주차하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그런 걸 해야 하는데 없으니까.]
이곳은 청와대에서 가장 가까운, 관광버스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입니다.
지금도 관광버스들이 들어가고 있는데요.
이미 주차장 안에는 버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중 주차를 해야 할 정도입니다.
이곳은 48대까지만 주차할 수 있습니다.
[관광버스 기사 : (코로나 19 이후로) 주차장 있던 것도 없어지고, 주차장도 2시간 이상 못 대게 돼 있어요. 말로만 떠들어서 (관광객) 많이 들어오라고 그러는데 실질적으로 거기에 대한 뒷받침은 전혀 안 되고 있는 거지.]
당장 이번 달 말부터 중국 황금연휴가 시작돼 단체 관광객은 훨씬 늘어납니다.
주차장을 더 확보하겠다는 서울시 발표가 뒤늦은 이야기로 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올해, 그리고 내년이 '한국 방문의 해'라고 합니다.
더 많은 관광객들을 받을 준비, 정말 되어 있는 걸까요.
오라고 홍보만 할 게 아니라 돌아볼 때입니다.
밀착카메라 이희령입니다.
[작가 유승민 / VJ 박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