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란티시 병원 지하에서 발견한 무기들. AK-47소총과 다량의 폭발물, 로켓포(RPG), 자살폭탄조끼 등이 대량 확인됐다 〈사진=이스라엘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에서 하마스의 지휘통제소가 발견됐습니다. 하마스가 공습에 대비해 인질들을 억류한 채 병원에서 작전을 수행한 흔적도 나왔습니다.
이스라엘군(IDF)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현지시간 13일 이스라엘 해군 사예테트 13특공대와 401기갑여단이 팔레스타인 가자시티 란티시 병원 지하를 급습한 결과 하마스가 병원을 지휘본부로 사용한 증거와 함께 인질을 억류했던 흔적을 찾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가리 소장은 “병원 지하실을 직접 조사한 결과 하마스가 병원을 전쟁의 도구로 사용한 명백한 증거를 발견했다”며 “하마스가 병원을 인간방패이자 테러본부로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세상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마스 지휘관 집 인근에서 발견된 땅굴. 태양광 패널과 연결해 전기시설이 갖춰진 채 183m 떨어진 란티시 병원과 지하와 연결돼 있다 〈사진=이스라엘군〉
실제 이스라엘군이 배포한 영상에서는 하가리 소장이 완전무장을 한 모습으로 “이스라엘 기습 당시 해군작전을 주도한 하마스 지휘관 자택 앞이다. 이 집은 바로 옆에는 학교가 있고 183m 떨어진 곳에는 란티시 병원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어 하가리 소장은 “지휘관 집 옆에서 란티시 병원 지하에 마련된 하마스 지휘소와 연결되는 터널 입구를 발견했다”며 지하 20m 깊이의 터널을 내려가면 병원 지하와 연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하가리 소장이 내려간 병원 지하에는 다량의 무기와 함께 인질 억류 흔적이 나왔습니다. AK47 소총과 함께 수류탄과 로켓포(RPG) 등이 놓여 있고 자폭용으로 보이는 자살폭탄 조끼도 포함됐습니다. 아기 젖병과 기저귀는 물론 인질을 억류할 때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노끈도 있었습니다.
이스라엘군이 발견한 하마스의 인질 억류 흔적. 의자와 함께 결박용 노끈이 떨어져 있다 〈사진=이스라엘군〉
하가리 소장은 “병원 지하에 있을 필요가 없는 시설”이라며 “하마스는 병원에서 RPG를 쐈다. 이게 하마스다. 세계는 이스라엘이 누구와 맞서 싸우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영상 공개는 가자지구 내 병원에 대한 공습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 등 주요 병원을 공습을 이어가고 있으며 병원 대부분이 하마스와 연관돼 있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습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토바이. 오토바이에는 총탄 흔적도 발견됐다 〈사진=이스라엘군〉
반면 하마스는 자신들은 알시파 병원 운영과 관련이 없다면서 “(병원은) 전적으로 팔레스타인 보건부 권한 아래에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는 사 알시파 병원은 전력 공급이 끊기고 비축했던 연료가 고갈되면서 생지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알시파 병원의 모하메드 아부 셀미아 국장은 BBC 인터뷰를 통해 인큐베이터 가동이 멈추면서 신생아 3명이 죽는 등 최근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수가 32명에 이른다면서 신장 투석을 받지 못하는 환자 중 여럿이 앞으로 이틀 내에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이 미숙아와 환자의 피란을 위해 접촉해 왔느냐는 질문에는 "그들은 그런 연락을 해 오지 않았다"며 "대신 우리가 연락했으나 현재까지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가운데 아기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젖병. 하지만 하마스는 병원과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사진=이스라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