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만 14살이 안 된 청소년들이 금은방에서 수천만 원어치를 털었습니다. 그런데 시킨 어른들이 있었습니다. 처벌받지 않는 촉법소년들에게 오토바이 사준다며 범죄에 동원했습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오토바이에서 내린 두 남성.
장갑을 끼고 문 앞에 있는 CCTV를 뒤로 돌립니다.
망치를 꺼내 휘두르고, 한 번에 깨지지 않자 옆에 있던 남성이 건네 받아 다시 내려칩니다.
진열장을 부수고, 귀금속을 가방에 담아 사라지기까지 1분이 걸리지 않습니다.
훔쳐 간 귀금속은 5천만 원이 넘습니다.
지난 6월 새벽 대전 한 금은방이 털리는 모습입니다.
범인은 14살과 13살 청소년이었습니다.
이른바 '촉법소년'입니다.
하지만 범죄 방식은 치밀했습니다.
이들은 금은방을 턴 뒤 300m 떨어진 이 공원 화장실을 잠시 거쳐 갔습니다.
화장실을 이용하는듯 했지만, 사전에 계획된 동선이었는데 CCTV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오토바이에서 내린 뒤 귀금속이 든 종이가방을 들고 들어갑니다.
30초 만에 다시 나왔는데 여전히 종이 가방을 들고 있습니다.
귀금속이 든 가방은 변기 뒤에 두고 몸에 숨겼던 다른 종이 가방을 들고 나왔습니다.
CCTV를 의식해 추적을 피하려고 한 겁니다.
이 두 소년이 경찰에 붙잡힌 뒤 처음 한 말은 "생일, 아직 안지났어요'였습니다.
이 모든 걸 가르치고 지시한 사람은 따로 있었습니다.
20대 남성 2명이 범죄 수법과 달아나는 방법, 잡혔을 때 대처법까지 가르쳤습니다.
귀금속을 잘 훔쳐 오면 오토바이를 사주고 200만 원을 주겠다는 말로 설득했습니다.
이 둘은 배운대로 촉법소년이라며 조사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둘 중 한 명은 체포 18일 전 생일이 지나 형사 처벌 대상이었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뒤에서 조종한 20대 등 일당 16명을 붙잡아 5명을 구속했습니다.
(화면제공 : 대전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