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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큰 '철가방 모녀'…대입 서류 바꿔치고 나오다 발각

입력 2012-09-26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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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학에 침입해 입학사정관 전형 서류를 몰래 끼워 놓은 모녀가 적발됐습니다. 마치 007작전을 하듯 철가방까지 들고 중국집 배달원으로 위장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침 무렵 서울의 한 대학교 회의실.

중국집 배달원 차림의 여성이 학생과 함께 침입합니다.

알고 보니 둘은 모녀 사이.

의대에 가려고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한 딸 A씨는 서류 누락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위암 수술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봤는데 그렇더라도 고교 생활기록부는 내야했던 겁니다.

그런데 추가 접수가 되지 않자 고민 끝에 빗나간 방법을 택했습니다.

모녀는 생활기록부를 끼워넣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서류 70여장을 빼냈습니다.

학교의 권고치인 50장을 훨씬 넘는 110장을 내 감점 요인이 될까 불안했던 겁니다.

[대학 입학팀 A 직원 :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요?) 그렇죠. 그 학생이 검정고시 출신이라서…그게 별로 의미는 없는데 본인 입장에서는 결격 사유라고 생각했다….]

일단 작전은 성공이었습니다.

그런데 모녀의 잠입은 이후 3번이나 더 이어졌습니다.

서류를 100장 넘게 낸 학생들이 있다는 소문에 괜히 빼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날 오후 2시.

다시 갖다두려고 2차 잠입을 시도합니다.

일부러 동전까지 흘리며 원서함 근처에 접근했습니다.

하지만 음식을 시킨 적이 없다며 직원들이 제지하자 실패로 돌아갑니다.

다급해진 모녀. 야음을 틈타 침입했지만 사무실이 잠겨있자 이번엔 서류를 화장실에 놓고 나옵니다.

미화원의 눈에 띄어 원서함으로 향해지길 바랬는데 서류는 새벽까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결국 그 서류를 되찾아 회의실로 향하다 경비원에게 발각되면서 범행이 탄로났습니다.

대학 측은 지난 달 원서 마감 직후 스캔 작업이 끝나 서류 바꿔치기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학 B 관계자 : 개인에 대한 측은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런 경우의 수가 워낙 많아서…입시는 공정성이에요.]

모녀는 업무방해와 주거침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고 입학 전형에서도 불이익을 받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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