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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야금…예뻤던 옛모습 잃어가는 홍대·가로수길

입력 2012-07-2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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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가로수길, 홍대거리하면 독특한 거리 풍경으로 유명한 곳들이죠. 그런데 최근 개성있는 토박이 상점은 사라지면서 특유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변해가는 거리상권의 속사정을 김경미, 고석승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기자]

흔한 번화가의 풍경이 아닙니다.

개성있는 가게들로 유명했던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입니다.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던 가로수길만의 독특한 풍경은 이제 옛 추억이 돼버렸습니다.

초창기 가로수길을 지켜왔던 가게들이 급등하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이 곳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전체 길이가 700m에 불과한 이 짧은 거리에는 대형 의류매장과 커피전문점이 20곳 가까이 몰려있습니다.

8년간 이 자리를 지켜왔던 옷가게도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문을 닫았습니다.

강남구청이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가로수길 지도를 살펴보면 1년 전 이 곳에 있었던 가게들의 20%가 이제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상점 주인 : (앞 가게는) 일요일날 문 닫고 나가버렸어요. 한 달에 650만원을 어떻게 내요. 아무리 일식집이라도 못 내지.]

가로수길에 있는 33㎡ 규모 가게의 경우 한 달 임대료로 600~700만원은 줘야 합니다. 1년새 임대료가 2배가 된겁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가 토박이 상점 대신 대기업을 불러들이며 임대료 인상을 부추기기도 합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 컨설팅 회사들이 건물주한테 현재 임대료의 몇 배를 제안해서 거기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기업체를 끌어들이거든요. 일부에서는 건물주도 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홍보효과를 노리는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임대료가 좀 비싸더라도 화제가 되는 상권에 진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대형업체에 밀려 옛 모습을 잃어가는 것은 홍익대학교 앞 거리도 마찬가지.

30년 역사를 자랑하던 '리치몬드 과자점' 자리에는 이제 대기업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이 들어섰습니다.

홍대 문화를 대변하던 초창기 가게들은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뒷골목 변두리로 숨어들었습니다.

[김효영/서울시 구로구 : 홍대만의 그 느낌이 다 사라지고 프랜차이즈만 있잖아요. 어디를 가도 똑같은 느낌이 드니까 아쉬운 것 같아요.]

독특한 매력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던 거리들이 자본 논리에 밀려 개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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