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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하늘에 '소화기 벼락'…낙하물 사고 막을 방법은?

입력 2022-09-11 18:43 수정 2022-09-1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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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높은 건물에서 물건이 떨어져 사람이 다치거나 자동차가 부서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물건을 일부러 던지는 일도 있지만 어린이가 실수나 호기심에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얼마나 위험한지, 피해를 막을 방법은 없는지 최승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부평구의 한 상가건물 앞입니다.

여기 바닥에 보도블록을 보면 붉은색 자국이 보이는데요.

바로 저곳 8층 학원에서 빨간색 소화기가 떨어지며 남긴 흔적입니다.

소화기를 떨어뜨린 사람은 초등학교 6학년 A군이었습니다.

이렇게 집어 들고 복도를 걸어가서는 그대로 창밖에 던졌습니다.

경찰은 A군이 일부러 사람을 겨냥해 던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기심이나 실수라고 해도 높은 건물에서 물건을 떨어뜨리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당시 건물 입구에 있던 고등학교 1학년 B양은 머리를 맞아 두피가 찢어졌습니다.

자칫 큰 부상을 입을 뻔했습니다.

50대 여성 C씨는 다리를 맞아 곧바로 병원으로 가야 했습니다.

얼마나 위험한지 실험해봤습니다.

3.3kg짜리 소화기입니다.

A군이 떨어뜨린 소화기와 같은 무게인데요.

사건 당시 떨어진 높이와 같은 높이에서 다시 한번 떨어뜨려 보겠습니다.

8층 높이에서 단 2초 만에 떨어집니다.

수박과 부딪치자 부서진 조각이 사방으로 튀고 2m 이상 떨어진 카메라 앞까지 소화기가 튕겨져 나옵니다.

야구 선수가 시속 160㎞ 속도로 알루미늄 배트를 휘두를 때와 같은 충격입니다.

소화기가 수박을 산산조각 냈습니다.

만약 수박이 아니라 사람의 머리였다면 정말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

주택건설기준규정에 따라 공동주택 외벽과 도로, 주차장 사이는 2m 이상 거리를 둬야 합니다.

하지만 이 정도론 피해를 막긴 역부족입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질수록 물건이 닿는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공동주택이 아닌 나머지 대부분 건물에는 이런 규정마저 없습니다.

규정을 바꾸거나 새로 만들어서 건물과 도로 사이 거리를 더 넓히기도 쉽지 않습니다.

[문정균/입법정책연구소 부소장 (기술사) : 용적률이랑 건폐율의 문제가 적용을 받기 때문에 아파트 같은 경우는 층고를 제한을 받을 수가 있어요.]

전문가들은 물건을 놓치거나 던져도 떨어지지 않도록 창문 설계를 바꾸거나 안전장치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송규/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 (기술사) : 창문 높이를 좀 높이 한다든지, 문을 호텔처럼 한쪽만 열게 한다든지 안전을 더 중요시하는 경우는 어떻게 하냐 하면 위만 열어놓습니다.]

누군가 일부러 던지는 물건을 모두 막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실수나 호기심으로 벌어지는 사고까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낙하물 사고를 줄이기 위해 건축 설계나 제도를 보완하는 등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촬영협조 : 인천소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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