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혹한 군기훈련으로 훈련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구속됐습니다. 중대장은 구속 심사 과정에서 자신이 직접 완전군장을 지시한 게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그럼에도 구속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조승현 기자입니다.
[기자]
승합차에서 내린 중대장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구속 영장 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가는 길, 부모들은 소리쳤습니다.
[우리 아들 살려내! {구속해라!} 9일밖에 안 됐다고. 9일!]
취재진 질문이 쏟아졌지만 중대장 강 모 대위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강모 씨/중대장 : {훈련병에게 하고 싶은 말 없으십니까? 규정 위반된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규정에도 없는 얼차려 왜 주신 겁니까?} …]
뒤이어 부중대장 남모 중위도 법원으로 향했습니다.
죄송하단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남모 씨/부중대장 : {중대장 지시에 따라서 같이 얼차려 지시 내린 겁니까?} 죄송합니다.]
재판정에서 중대장은 군기 훈련 규정을 어긴 부분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부중대장의 군기 훈련 요청을 승인했을 뿐이고 완전 군장보다 무게가 덜 나가는 '가군장'을 지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병원 이송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점도 지적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훈련병 사망 관련 책임을 줄이려는 취지로 보입니다.
소명을 마친 중대장과 부중대장은 아무 말 없이 대기 장소로 떠났습니다.
[충분한 소명이 됐다고 생각하세요?]
중대장은 경찰이 구속 영장을 신청할 즈음 유족에게 '죄송하다'는 문자를 보낸 걸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유족은 너무 늦었고 진정성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2시간 만에 중대장과 부중대장 모두 구속 결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