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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MB 들러리 원치 않아"…여당 "양심수 코스프레"

입력 2022-12-1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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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자신은 가석방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직접 밝혔습니다. MB 사면의 들러리가 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나타낸 건데요. 야당도 MB 사면도 반대지만, 구색 맞추기로 김 전 지사를 끌어들이는 건 모욕적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여당은 양심수 코스프레하냐고 비꼬았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어릴 적 놀이터에서 자주 탔던 놀이기구, 시소입니다. 단, 시소를 타려면 한 가지 제한사항이 있습니다. 자신과 몸무게가 비슷한 사람과 타야 한다는 점인데요.

윤석열 대통령, 연말 사면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면은 사실 시소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할 때는 늘 정치적 균형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여권에서는 MB 사면을 바라고 있죠. 시소처럼 균형을 맞추려면 비슷한 체급의 야권 인사도 함께 사면해야 할 텐데요. 그래서 거론되는 인물이 바로 김경수 전 경남지사입니다.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거기에 다른 어떤 김경수 전 지사나 다른 야권 인사를 구색 맞추기 형식으로 집어넣는, 형식에도 맞지 않는 이런 구색 맞추기형 사면, 당사자나 야권 전체로 봤을 때도 대단히 모욕적인 접근 아닌가 싶습니다.]

대통령실 내에선 MB 사면에 대응해 김 전 지사도 같이 사면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는데요. 오히려 야권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구색 맞추기식 사면은 치욕적이라는 이유인데요. 어제 김 전 지사도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내 김정순씨를 통해 자필로 쓴 '가석방 불원서'를 공개했는데요.

[김경수/전 경남지사 (12월 13일 / 페이스북 음성대역) : "나는 가석방을 원하지 않습니다. 가석방은 교정시설에서 뉘우치는 빛이 뚜렷한 등의 요건을 갖춘 수용자 중에 대상자를 선정해 법무부에서 심사를 신청하는 것이라고 '수형생활 안내서'에 나와 있습니다. 처음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해온 나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건임을 창원교도소 측에 이미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김 전 지사는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가석방 심사가 진행되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특별사면에 대해서도 "MB 사면의 들러리가 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전했다고 합니다.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아마 김정순 씨 얘기를 들어보니까 본인은 만약에 가석방이 본인이 원치 않는데도 이루어지게 되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법적 대응이 있는 거냐, 나가지 않을 수 있는 방법도 있는 거냐, 이런 법리도 한번 찾아봐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로 의지가 분명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 전 지사와 야당이 사면을 원치 않는 이유, 일단 MB와 김 전 지사가 세트로 묶이는 것 자체가 언짢기 때문인 듯한데요.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반대하고 있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고 그 죄명 역시 뇌물, 횡령 이런 거잖아요. 죄질이 아주 안 좋은 경우들이고 국정의 최고 통치자로서 있을 수 없는 범죄행위를 저지른 부분들인데…]

김 전 지사와 MB는 동급이 아니라는 반발입니다. 김 전 지사보다 MB의 죄질이 더 나쁘다고 보기 때문일 텐데요. 이미 MB 사면이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도 심기를 건드린 듯합니다. 야당은 대통령실이 여론을 등지고 MB 사면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MB 사면을 위해 김 전 지사를 이용하지 말라고 꼬집었죠.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윤석열 대통령이 MB 사면을 위해 김경수 지사를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기계적인 균형을 위해서 두 사람 이름을 넣었지만 속이 너무 뻔히 보이고요. 한마디로 치사한 사면이라고 생각하는데 누구 머리에서 이런 수준 낮고 졸렬한 생각이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부터 시소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안민석 의원은 대통령실에 거래를 시도했는데요. 1+1을 제안했습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사면이라는 것은 전제가 여야의 균형을 맞추는 거거든요. 자, 일단 MB는 아마 15년 남았을 거예요. 김경수는 꼴랑 5개월 남았습니다. 이걸 어떻게 퉁칠 수가 있겠습니까? {퉁칠 수 없다?} 맞지 않아도 너무 안 맞죠. 한다고 그러면 최소한 지금 몸이 지금 아픈 상태에 있는 정경심 교수 정도는 포함을 시켜야지 최소한의 균형이 이루어지는 것인데…]

김 전 지사 받고 그 위에 조국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전 교수도 얹어 달라는 요구입니다.

'이명박 대 김경수+정경심' 구도를 원하는 건데요. 다만 그렇다고 해서 시소의 균형이 맞을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겠죠?

사실 안 의원의 관심은 김 전 지사의 사면보다 MB 사면에 쏠려 있는데요. MB 사면을 누구보다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사회 통합을 저해한다는 이유인데요.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특히 MB 같은 역대 최악의 대통령, 파렴치범 수준의 범죄자 아니었습니까? 삼성으로부터 뇌물 받고 다스 회사의 횡령, 돈을 횡령하고 이런 파렴치범이었던 MB를 풀어 주는 게 과연 사회통합에 도움이 되겠냐. 오히려 통합이 아니라 분열을 촉발할 것이라고 보거든요.]

그렇다면 김 전 지사의 사면을 반대하는 진짜 속내는 뭘까요? 김 전 지사,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해 7월 징역 2년형을 확정 받았죠. 김 전 지사의 형기 만료는 내년 5월입니다. 굳이 사면을 받지 않더라도 이제 5개월만 지나면 출소인데요. 사면 자체가 하나마나한 것이란 불만도 있습니다. 사면·복권이면 몰라도 단순 사면은 요식행위란 건데요. 복권 없이 사면될 경우 김 전 지사는 2028년 5월까지는 피선거권이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복권이 안 되면) 피선거권이 회복되지 않는 것이어서요. 2028년까지 출마할 수 없을 뿐이지, 다른 여타의 정치활동들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복권이 된다면 김 전 지사는 당장 내후년 총선부터 출마가 가능한데요. 친문 적자로 통하는 만큼 단숨에 대권 주자로 발돋움 할 수도 있습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차기 대권주자가 지금 이재명 말고는 별로 안 보여요. 당에서는 대권주자가 넉넉해야지, 그게 당의 기둥이 되고, 희망이 되고, 일종의 등대의 역할을 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김경수 지사가 나오면 김경수 지사는 PK 기반으로 하고 노무현, 문재인을 잇는 적자의 성격이 있지 않습니까?]

민주당으로선 대권 주자 구인난 속에서 사면보다는 복권이 더 절실한 상황인 셈인데요. 김 전 지사가 가석방 불원서를 쓴 것도 일종의 '블러핑'일 수 있단 추측이 나왔습니다. 사면보다 복권을 압박하기 위해 불원서를 썼을 수도 있다는 건데요.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가석방 없는 복권이라는 거는 성립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조금 강한 압박용인지 모르겠는데… {진짜로 싫은 건지, 아니면 강한 복권까지 해달라는 압박인지.}]

여당은 김 전 지사와 야당의 반응이 황당한가 봅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김 전 지사의 가석방 불원서 제출에 대해 "무슨 양심수 코스프레"냐고 비꼬았죠.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여론조작범인 주제에 독립투사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박정하/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면장우피(面張牛皮), 죄를 짓고도 큰소리치는 민주당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론조작은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더럽힌 것에 대해 반성은커녕 자신이 양심수인 것처럼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김 전 지사의 행태를 보면 독립운동하다 투옥된 독립투사라도 되는 줄 착각하겠습니다.]

김 전 지사, 민주당 고발로 촉발한 드루킹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재판에 넘겨졌죠. 이후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는데요. 당시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이 다수였습니다. 그럼에도 반성하는 기색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그래도 사면이나 가석방이 돼서 만약에 결정이 되면 그 안에서 밥을 안 줘요. 빨리 나와야 돼요. 그래서 나오셔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한번 걸어보면서 민주주의 상황에서 선거에서 국민의 의사를 왜곡했던 그 범죄를 스스로 돌아보면서 반성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대통령실 역시 냉담한 반응을 보였는데요. 대통령실 관계자는 가석방 불원서에 대해 "윤 대통령이 이런 데 반응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는데요. "사면에 대한 기본 원칙과 기조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자, 오늘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게 '줌 인'해봤는데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사면권을 행사하는 건 대통령이죠. 과연 윤석열 대통령이 시소의 균형을 잘 맞출 수 있을까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노래로 정리하겠습니다.

[유튜브 'Super JoJo-인기동요' : 시소를 타요 손잡이 꼭 붙잡고 위로 아래로 정말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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