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이 회장은 경영권을 물려받기 위해 그룹 내 회사들을 불공정하게 합병했고, 이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 왔습니다. 3년 5개월, 100차례 넘게 열린 재판, 법원은 이 회장 측의 논리를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검찰은, 대법원도 국정농단 사건 판결 당시 '삼성 계열사간 합병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라고 인정했다고 했는데, 1심 재판부는 '승계만을 위한 건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박병현 기자입니다.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크게 두 가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2015년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부당하게 합병한 것,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를 부정하게 처리한 혐의입니다.
법원은 이 회장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지 3년 5개월만입니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2014년 삼성 미래전략실이 작성한 '프로젝트 G' 문건을 핵심 증거로 들어왔습니다.
이 문건에 따라 회사가 승계 계획을 만들었고, 이 회장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합병했다고 본 겁니다.
하지만 법원은 "합병으로 주주들이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경영권을 안정화하는 건 주주들에게도 이득이기 때문에 합병 목적이 모두 잘못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회장이 최대 주주인 제일모직에 유리한 비율로 합병을 했다는 검찰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검사가 주장하는 손해가 구체적이지 않아 그 자체로 업무상 배임으로 볼 수 없다"며 회계 법인이 '삼성의 요구로 비율을 정했다'는 검찰 진술을 재판에선 번복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거짓 공시와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서도 "고의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 회장 측이 주장해 왔던 논리를 사실상 모두 받아들인 겁니다.
[김유진/이재용 회장 변호인 :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법원은 이 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등 나머지 13명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영상디자인 김관후 김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