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은 공무원들, 감정 노동 실태가 어떤지 정부가 처음 조사했는데 '위험'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심각한 상황이어도 혼자 참거나 아무 조치도 하지 않는다는 공무원이 많았습니다.
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여권을 내던지며 삿대질을 하던 50대 남성.
다짜고짜 뺨을 때립니다.
맞은 새내기 공무원은 전치 2주 부상을 입고 병가를 냈습니다.
민원인을 직접 상대하는 지자체 공무원만 시달리는 게 아닙니다.
[김희경/전국공무원노조 부평지부장 : 전 부서에서 사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부가 우선 국가공무원 1만 명을 상대로 감정노동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스트레스가 '위험'한 수준이었는데, 오랜 기간에 걸친 반복 민원, 무리한 요구가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민원인의 폭언 폭행도 문제로 꼽혔습니다.
[이철수/국가공무원노조 위원장 : 몇 년 동안 500번 찾아와서 폭행하기도 하고 욕설을 하기도 하고, 직원께서 정신과 진료도 받으시고 급기야는 암까지 얻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일을 겪어도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혼자 참는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치료가 필요할 만큼 마음과 몸이 다쳐도 아무 조치를 안 한다고 했습니다.
감정노동의 어려움을 호소하면 '나약하다'는 질책에 불이익까지 받을 거라는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이철수/국가공무원노조 위원장 : 그런 것을 이제 점수화해서 성과평가에 반영하는 부처도 있었거든요.]
이런 분위기를 바꾸는 동시에 악성 민원인에 대해서는 기관이 나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상디자인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