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
마주치고 알았다 >
지난해 한 대학병원 교수가 술자리에서 술병으로 후배 의사의 머리를 내려친 일이 있었습니다.
이 일로 징계를 받았는데요.
그런데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습니다.
피해자는 병원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나서야 복직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영상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한 남성이 식당 안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웁니다.
요즘 담배 피워도 되나 모르겠네요.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인데, 일행이 하나둘 자리를 뜹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 남성이 소주병을 들더니 앞에 있는 남성의 머리를 내려쳤습니다.
피해자는 고통스러운 듯 머리를 감쌌습니다.
때린 사람이 대학병원 교수, 맞은 사람이 같은 병원 전공의였습니다.
[캐스터]
전공의면 전문의 자격을 따려고 병원에서 수련하는 거잖아요. 교수면 전공의한테 마치 하늘 같은 존재일 텐데, 소주병으로 맞았어요?
[기자]
가해 교수가 이야기하다가 의견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렸다고 했습니다.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대학 측에 징계를 요구했고요.
병원은 직무정지 6개월, 대학은 정직 1개월에 겸직 해체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교수가 병원에 돌아왔습니다.
징계를 마치고 대학병원 진료를 할 수 있게 된 건데요. 피해자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피해자 : 일체 통보도 없었고. 이제 아침에 회진을 돌고 있는데 교수가 와서 일을 하는 거 보고 그때 복직한 걸 알았습니다. (그 교수) 목소리 듣는 것도 별로 안 좋은데요. (전공의나 학생을) 가르칠 만한 자격이 맞는 교수인가가 너무 의심스럽고. 앞으로 누가 죽어야지 복직을 안 시킬 건가요.]
[기자]
피해자는 현재 병원에서 전문의 자격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가해 교수와 같은 곳에서 근무를 하는 겁니다.
[앵커]
분리 조치가 되지 않는 거군요. 폭행 사건 피해자와 가해자인데도요.
[기자]
병원 측은 해당 교수가 충분히 자숙하는 시간을 가졌고 구인난으로 다른 사람을 채용하기가 어려워 복직을 허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피해자에게 알려줄 의무도 없고 추가 조치 계획 역시 없다고 밝혔습니다.
병원 관계자 이야기 들어볼까요?
[병원 관계자 : 징계가 끝난 사안이잖아요. 그리고 그때 당시에는 전문의(교수)와 전공의(피해자) 신분이었지만 지금은 똑같은 의료진(전문의)이잖아요.]
[기자]
피해자는 복직 결정 과정이 졸속으로 이뤄졌고 그 이유도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했는데요.
나쁜 선례를 남기면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며 어제 가해 교수를 특수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앵커]
공이 수사기관으로 넘어갔으니, 수사 결과를 기다려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