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을 받는다는 건 언제나 가슴 뛰는 일이죠. 김하성(샌디에이고)의 골드 글러브 수상도 그렇습니다. 한국인은 물론이고 내야수를 놓고 보면 아시아 최초죠. 과거 이치로는 외야수 부문 수상자였으니까요.
김하성은 골드글러브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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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내야수 최초'가 확 끌리는 이유는?
미국 언론 '디 애슬레틱스'는 김하성의 수상 소식을 조명했습니다. '아시아 내야수 최초'라는 말에 의미를 담았죠. 김하성의 과거 발언도 꺼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선 아시아 출신 내야수들이 성공률이 낮아서 많은 의구심이 있습니다. 아시아의 어린이들이게 꿈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게 나에겐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김하성의 골드 글러브 수상은 아시아 내야수로는 최초입니다.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 최초'라는 말이 확 끌리죠. 반대로 왜 지금껏 아시아 선수는 메이저리그 내야수 골드 글러브에 다가설 수 없었는지를 곱씹어보게 합니다. 일본 야구 선수들도 숱하게 메이저리그 무대를 노크했고, 소위 난다 긴다 하는 내야수들이 포함됐었죠. 그러나 성공이란 이름을 붙이기에 그들은 너무 일찍 사라졌습니다. 야구에서 내야수는 수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데 수비 기본이 잘 갖춰져 있다는 일본 선수들도 메이저리그에선 힘겨워했으니까요. 투수의 공은 더 빠르고 그에 발맞춰 타구 속도는 더 강하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김하성이 못 하는 게 뭘까요. 올해 수비는 물론 공격, 주루에서도 최고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김하성은 공격이 눈에 띄어 메이저리그에 선택됐는데 수비를 통해 적응의 시간을 버티고 가치를 확대한 선수로 꼽힙니다. 수비를 믿고 볼 수 있으니 공격도 살아나는 거죠. 불안 요인을 극복해서 오히려 다른 상승세를 끌어내는 특별한 길을 만들었죠.
김하성은 2루는 물론이고 유격수, 3루수 수비도 맡곤 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김하성은 올해 2루수로 106경기, 3루수로 32경기, 유격수로 20경기에 나섰죠.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김하성이 수비 기여도(DRS·Defensive Runs Saved)는 16인데 2루수로 10, 3루수로 3, 유격수로 3을 기록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여기서 DRS는 수비를 하면서 점수를 얼마나 세이브했느냐를 따지는 기록입니다.
김하성의 부드러운 송구 동작도 호수비를 만들어내는 요소였죠. (사진=AP연합뉴스)
'골드 글러브'는 메이저리그에서 수비의 잣대로 포지션별 선수를 평가하는 상입니다. 김하성은 지난해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 최종 후보에 처음 들었습니다. 올해는 2루수 부문과 유틸리티 부문에 모두 후보에 올랐고 첫 수상의 영광을 끌어냈습니다.
여러 포지션에서 다재다능함은 골드 글러브 수상의 이유입니다. (사진=AP연합뉴스)
여기서 '유틸리티' 부문은 특정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여러 포지션에서 두루 수비를 잘한 선수를 뽑는 것인데요. 지난해부터 신설됐습니다. 축구로 따지면 여러 포지션에 능한 '멀티 플레이어'에 해당합니다. 골드 글러브 수상 여부는 메이저리그 감독과 코치들의 투표가 상당 부분(75%)을 차지하죠. 그 외 한 시즌 수비기록이 수상자 결정에 25% 포함됩니다.
골드 글러브 수상자 선정엔 메이저리그 코치와 감독들의 투표가 커다란 비중을 차지합니다. (사진=AP연합뉴스)
지난 9월 김하성은 '디 애슬레틱스'과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유틸리티 부문'에서 골드 글러브를 받는 게 나에겐 더 소중하다. 그 건 여러 포지션에서 골드 글러브 수준의 수비를 펼쳤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