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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성범죄를 무기로 사용…80살 노인과 4살 여아도 피해"

입력 2023-01-06 17:11 수정 2023-01-0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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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연합뉴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지역에서 성범죄를 무기처럼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현지시간 5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10월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자행된 전쟁 범죄 가운데 여성과 여아에 대한 성폭행 사례가 포함됐다고 전했습니다. 피해자 가운데는 80세 이상 노인과 4살 여아도 포함됐습니다.

러시아군 성범죄 조사 담당자인 이리나 디덴코는 "이미 154건의 성범죄 사건에 대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키이우 한 마을에서는 여성 9명 가운데 1명이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곳에 사는 42세 여성 빅토리아는 아직도 공포에 떨고 있다고 매체에 전했습니다.

지난해 3월 초, 러시아 군인들은 빅토리아의 이웃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뒤 이웃의 아내와 빅토리아를 성폭행했습니다. 이웃의 아내는 그 일이 벌어지고 몇 주 뒤 15살 아들까지 잃었습니다. 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겁니다.

빅토리아는 "여전히 두렵다"며 "간혹 전기가 끊기면 그들(러시아군)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힌다"고 말했습니다.

빅토리아는 매체와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몇 안 되는 피해자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는 러시아군의 보복 우려 때문에 사진을 찍지 말라고 요청했습니다.

전쟁에서 생존한 여성들을 돕는 단체인 '위민 포 위민 인터내셔널(WFWI)'과 '안드레예프 재단'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지금까지 800명 이상의 여성들이 구호단체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안드레예프 재단 관계자인 안나 오렐은 "한 소녀는 남자의 냄새를 견딜 수가 없고 자신의 피부를 도려내고 싶다고 했다"면서 "많은 피해자가 더는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런 성범죄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정황은 갈수록 짙어지고 있습니다.

목격자들은 러시아군 지휘관들이 성범죄를 부추기거나 성범죄를 용인하는 듯한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디덴코의 설명에 따르면 한 러시아군 지휘관은 민간인의 집 밖에 서서 "좋아, 가라"라고 말하는 등 병사들의 성범죄를 묵인했습니다.

그는 "러시아군이 지역을 점령했을 때 보이는 패턴이 있다"면서 "지상군이 도착하고 2~3일 뒤 성범죄가 시작된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검찰에 자문을 제공하는 변호사 웨인 조르다쉬는 자신이 검토한 30건 사건 가운데 러시아 지휘관들이 묵인한 정황을 봤다고 전했습니다.

구금시설에서 성범죄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가을에 우크라이나 측이 제공한 구호물자를 나눠주다가 붙잡힌 올하(26)는 구금된 14일 동안 폭행과 전기 고문을 당하고 성폭행 위협을 당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심문하는 이들이 곤봉으로 주민을 폭행하고 중요부위에 전기 충격을 가하는 등의 성적 학대를 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요원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점과 구금시설 곳곳에서 유사한 방식의 고문이 이뤄진 점을 토대로 러시아 지도부의 명령으로 성적 학대 등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검찰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모든 곳에서 성폭행 문제를 발견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한때 점령한 우크라이나에서 성범죄를 전쟁 무기로 사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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