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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생사만이라도"…고령 이산가족들 애타는 사연들

입력 2022-09-10 18:25 수정 2022-09-1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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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족과 다 같이 함께하는 추석을 보낼 수 없는 건 북쪽에 가족을 두고 온 이산가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북한에 이산가족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북한은 아직 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간절함이 짙어지는 이산가족들의 이야기는 김재현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정성스레 만든 음식과 술을 상에 올립니다.

여느 차례상 같지만 북쪽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그리운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볼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올해 99살인 박봉태 할아버지도 이 망향제에 함께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6.25 전쟁 당시 평안북도에서 피난을 내려오며 가족과 헤어졌습니다.

[박봉태/평안북도 희천 출신 (99살) : 27살에 대한민국 와 가지고 지금 99살이 되었습니다.]

그 사이 가족들이 잘 있는지 수소문했지만, 키워준 형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만 전해 들었습니다.

[박봉태/평안북도 희천 출신 (99살) : (조카들의) 편지 받은 게 서른 번 받았어요. 고향에 친척 사진도 받았고. 만나지는 못했죠.]

수십 년의 기다림 속에 편지도 색이 바랬습니다.

황해도에서 온 이종원 할아버지는 아직 가족 생사도 확인 못했습니다.

[이종원/황해도 벽성 출신 (84살) : 생각은 나죠. 죽어서도 생각을 버리질 못해. 임진각 가는 데 있어요. 동화공원묘지 (묘까지 사놨어.)]

7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고향을 떠나오기 전 마지막 모습이 생생합니다.

[이종원/황해도 벽성 출신 (84살) : 이 속에 돈 들어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너 이제 죽겠다 할 때 꺼내 써라. 나보고 뒤돌아보지 말래. 울었죠 뭐 그때. 나는 보고 싶은데 할머니가 보지 말래.]

이산가족 상봉은 2018년을 끝으로 멈췄고, 서신 교환도 뜸해졌습니다.

헤어진 가족을 만나고 싶다던 13만여 명 중 4만여 명만 남았고, 그조차도 대부분 80~90대 고령입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정부의 회담 제안에 북한이 답해올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이산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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