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4월 부산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10살 초등학생이 굴러떨어진 화물에 치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 이 화물을 막아내지 못한 안전 펜스가 논란이 됐는데, 늦었지만 안전 펜스 더 튼튼하게 설치하도록 부산시가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더 보완해야 할 건 뭔지, 구석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5톤 어망뭉치가 내리막길로 굴러 통학로를 덮칩니다.
안전펜스는 종잇장처럼 구겨지고, 등교하던 10살 초등학생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고 이후, 안전펜스는 14톤 트럭을 견딜 수 있는 걸로 교체됐습니다.
가파른 경사 등을 감안할 때 원래도 이 정도 강도의 펜스가 필요했던 곳입니다.
통학로 정비에 나선 부산시, 전국 최초로 위험도에 따른 안전펜스 설치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가장 위험한 곳에는 36톤 트럭이 80km 속도로 달리다 부딪쳐도 버틸 수 있는 펜스를 세워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초등학교 앞에 설치되기까지 4년이 걸립니다.
유치원생과 초·중·고등학생 등 시각장애인 83명이 다니는 부산 맹학교 스쿨존입니다.
이곳 통학로 실태 한번 보시겠습니다.
급경사길, 잡고 내려오는 유도봉만 있을 뿐 안전펜스는 없습니다.
[학교 관계자 : 97년에 여기로 (학교를) 옮겨왔으니까 그때부터 (없었습니다.)]
넘어지기만 해도 큰일입니다.
[박민주/고등학생 : 언제 넘어질지도 모르니까 무서울 것 같아요. 안전펜스는 무조건 있어야죠.]
바다가 내려다보일 정도로 가파른 고갯길에 있는 초등학교 스쿨존입니다.
이렇게 구간 곳곳에 안전펜스는 물론 차도와 인도를 구분 짓는 경계석조차 없습니다.
아이들은 찻길로 다니기 일쑤입니다.
[주민 : 밤에 차를 대놓으니까 아침까지…(차도) 안으로 들어오지요.]
통학로 위험도 평가부터 펜스 설치까지, 정비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