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틀 전 인천의 한 장애인 활동 지원 단체에서 일하던 50대 노동자가 사무실에서 투신해 숨졌습니다. '대표의 괴롭힘을 견디기 힘들다'는 유서를 남겼습니다.
신진 기자입니다.
[기자]
"괴롭힘을 더는 견딜 수 없다"
'직장 내 괴롭힘'을 토로하고 떠난 고 김경현 씨입니다.
김씨는 지난 4일 일을 하다 말고 사무실에서 복도로 나와 몸을 던졌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장애인 활동 지원 기관에서 장애인과 활동지원사를 중개하는 일을 했는데, 줄곧 스트레스를 호소했습니다.
[고 김경현 씨 남편 : 우리 부인한테 막 가라 그러고. 소리치고 혼내고 반말하고…]
김씨의 휴대전화에는 대표의 강압적 태도를 보여주는 녹취가 여러 건 남아 있었습니다.
[엄모 씨/인천 모 장애인 지원 단체 대표 (대화 녹취) : 팀장 이리 와봐. {네.} 들어가. 직원들 예의 지키도록 교육해요. {네 알겠습니다.}]
김씨는 유서에 대표 엄모 씨가 강압적으로 퇴사를 종용했다고 썼습니다.
오타를 낸 서류 등을 모아 '일을 못하게 하겠다'라며 협박했다는 겁니다.
일하다 다친 활동지원사가 문의해 산재 처리 절차를 알려줬다가 '기관의 이익에 반하는 일'이라고 질책을 당했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대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업무가 미진한 걸 지적한 적은 있지만 헐뜯거나 욕을 하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또 '산재 신청을 하면 문제 있는 기관으로 보이기 때문에 다른 보험을 선택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습니다.
[고 김경현 씨 남편 : 일에 너무 자부심을 가졌고요. 업무로 혼내도 좋게 말할 수 있잖아요.]
유족은 대표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이정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