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많은 영화인들이 기억하는 이름, 올해 초 세상을 떠난 배우 윤정희 씨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윤정희 씨를 추모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정수아 기자입니다.
[기자]
알츠하이머에도 시를 배우며 끝까지 아름다움을 좇는 '미자'.
배우 윤정희의 본명이기도 한데 역할과 같은 건 이름만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작품을 찍으며 배우에게도 알츠하이머 증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점차 대사를 잊는 날도 많아졌지만 카메라 앞의 그녀는 배우였습니다.
[이창동/영화감독 : 대사를 못 외울 정도로 기억력이 나빠지셨는데 어떻게 끝까지 그 역할을 해냈을까…윤정희라는 배우가 갖고 있었던 힘이죠.]
13년 전 작품에서 맡은 운명 같은 역할을 마지막으로 배우는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머니를 대신해 공로상을 받은 딸의 연주와 남편이 남긴 추억을 따라 올해 부산의 영화인들은 배우 윤정희를 되새깁니다.
[백건우/고 윤정희 남편 : 영화를 접할 때 태도가 어떻게 말할까 아주 완벽하게 프로페셔널해요. 아주 준비에 철저하죠.]
기억은 잃어도 감정은 잊지 않으려 밤새 남편과 대사를 맞춰 보며 연기에 진심을 다했던
[이창동/영화감독 : 끝까지 그 모든 장면에 모든 씬에 모든 컷에 나오고, 혼자서 대사를 하면서 끝까지 해냈던 것이죠.]
끝내 300편이 넘는 영화를 남긴 배우에게 한 편의 영화는 어떤 의미였을까.
[윤정희/2016년 9월 : 하늘나라에 갈 때까지 저는 영화를 할 거예요. 영화는 뭐예요. 인간을 그리는 건데 인간이 젊음만 있나요?]
[영상그래픽 장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