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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국 눈치만 본다? "미국없는 일본 상상할 수 없어

입력 2013-05-2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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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일 계속되는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 퍼레이드! 그 모든 것이 평화헌법 개정을 위한 꼼수인가? 사이버 공간에서 거리로 나온 일본의 넷우익. 일본 우경화 바람은 정계를 넘어 국민들로 확산되고 있나? 일본 전문가 성공회대 양기호 교수와 함께 일본 우경화의 생생한 현주소를 파헤쳐봅니다.



Q. 요즘 일본 사회 분위기는?
- 제가 공부할 때와 많이 달라졌다. 예를 들면 애국, 개헌이라는 용어는 그 당시 들을 수가 없었다. 지금은 너무나 일상화되고, 매스컴에서도 이야기하고 있으니 많이 달라졌다. 일본 국민들의 정서도 많이 달라졌다.

Q.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 급증했나?
- 굳이 따지자면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2000년대 이후 민주당이 생기면서 2009년 선거에 압승했다. 다양한 성격이 있긴 했지만 민주당이 나름대로 브레이크 장치로서 일본의 양심을 대변하거나 적어도 개헌을 막는 세력으로 존재했는데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후 작년 12월에 민주당이 참패하고 지금의 자민당이 압승하다보니, 지금 자민당이 거의 300석이다. 엑셀 장치는 강해졌는데 브레이크 장치가 상당히 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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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을 두고 가깝고도 먼나라라는 말을 합니다. 속마음은 사실 잘 모르겠어요. 일본에 대한 궁금증들, 질문으로 모아봤습니다. 보시고 답변 좀 해주시죠.

Q. 일본사회 우경화는 대세다?
- 전반적인 흐름은 그렇다. 1990년대 고노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 전쟁에 대한 반성이 일어나면서 역사 논쟁이 일어났다. 그러면서 우파 세력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베의 경우 우파 정치인의 대표다. 주변 세력들이 많아지면서 10년~20년 사이 우파 정치가들의 내공이 쌓였다. 압도적 차이로 정치적 지형이 바뀌면서 중의원은 점령한 것과 마찬가지다. 일본의 개헌을 저지할 수 있는 세력들이 매우 약화되어 있다.

Q. '자학사관 극복하자' 의 의미는?
- 일본이 과거에 아시아를 침략해서 피해를 준 것이 꼭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식민통치가 긍정적 측면이 있는 것 아니냐. 독일은 유럽화가 이루어져 있다. 반성을 통해 다시 태어났는데 일본의 경우는 사과 반성에 대한 진정한 과정 자체가 생략되었다는 것이 가장 문제이다. 일본인들도 평화주의라는 게 있기 때문에 아베의 뜻대로 쉽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앵커]

요즘 '넷우익', '재특회'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던데…우경화 흐름이 일반 시민들에게도 상당히 확대되어 있는 거 아닌가요? 잠깐 영상 보고 말씀 나누죠.

Q. 넷우익은 무엇인가?
- 재특회도 있고 넷우익도 있다. 넷우익은 말하자면 온라인상의 우익이다. 행동하는 우익도 있지만 청소년도 있고 여성도 있다. 일본의 전통과 역사를 지키는 것이 전통적인 우익이다. 재특회나 넷우익들은 인종론까지 간다. 영토나 개헌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재특회가 전형적인 사례다. 재특회는 재일 한국인의 특권을 폐지하자는 모임이다. 비율상으로도 중국인이 훨씬 많다 그런데 재특회는 재일 한국인의 특권을 폐지하자는 것. 대표적인 반한 단체다. 영토문제는 일본 입장에서 공격적인 것. 정치인들이 자꾸 쟁점을 만들면서 일본이 과연 잘못된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주장이 있다, 이런 것을 자꾸 이야기하다 보니….

Q. 젊은 층의 극우 성향 심화, 이유는?
-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다보니 젊은 층이 많다. 극우라고는 보지 않는다. 일종의 인종 혐오에 가깝다. 재특회는 일종의 네오나치라고 볼 수 있다.

Q. 아베,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다?
- 그렇지 않다. 일본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나치게 우경화되고 있고, 일본 매스컴들이 일본 유신회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이다. 지지율도 떨어졌다. 일본에 11개 정당이 있다. 모든 관심이 참의원 선거에 있다. 100석 가까이가 지역구다. 1명 뽑는 소선거다. 유신회가 몰락상태라는 것이 자민당에 유리하다. 개헌에 필요한 정족수는 많이 부족할 것. 처음 아베가 당선이 됐을 때 이데올로기에 집중하다 국민들 실생활은 무시했다. 그래서 1년만에 물러났다. 모두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의 틀을 바꾸는 개헌하기 쉽지 않다.

Q. 일본 평화 헌법 개정 가능성 높다?
- 10년~20년 후에는 가능할 지 몰라도 당분간은 어렵다.

Q. 일본 평화 헌법 개정 가능성 낮은 이유는?
- 일본인들은 한 번 헌법을 만들고 나서, 1890년 베이징 헌법을 만든 후에 본인들이 만든 헌법이 한 번도 없다. 바꾼 적도 없다. 일본인들은 권위가 만들어지면 바꾸기가 굉장히 어렵다. 외경심 공포감이 있다. 일본의 헌법을 개정하려면 중의원과 참의원 둘다 3분의 2가 넘어야 하는 경성 헌법이다. 쉽지 않을 것. 심지어 헌법을 개정 후에 일본이 어떻게 국가목표를 설정할 것인지에 대해 정치인들 조차도 플랜이 없다. 아베는 일단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자, 이것이 최종 목표인 것 같다.

- 일본 헌법 9조는 미국이 만들었다. 9조 1항은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무력을 영구히 포기한다는 내용이다. 9조 2항은 1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육해공군 기자 전투력을 보유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세계에서 일본이 유일하다. 구조를 바꾸게 되면 재무장할 수 있고, 집단적 자위권, 핵무장까지 할 수 있게 된다. 평화헌법의 정신은 그대로 놔둬야 한다는 정당도 있고, 민주당에서는 어떤 내용으로 바꿀 것인지 먼저 얘기해보자는 입장이다.

Q. 일본에겐 한·중은 없고 미국만 있다?
- 그렇지는 않다. 미국은 중요한 존재다. 중일간 갈등이 심하기 때문에 일본의 안전을 담보하고 있다. 일본이 1902년에 영일 동맹을 맺고 미일 동맹을 맺었다. 영일 동맹, 아니면 미일 동맹이었다. 영미주의가 굉장히 강하다. 미국 없는 일본은 상상할 수 없다.

Q. 한미 관계 vs 미일 관계?
- 미국에 대한 심리적 의존도는 일본이 더 심한거 같다.

Q. 향후 한일 관계를 위한 대책은?
- 박근혜 대통령께서 신뢰 프로세스를 말씀하셨기 때문에 당분간은 그렇게 갈 수 밖에 없다. 대일, 대북 원칙이 있다. 일본쪽에서 성의를 보이지 않으니 양보할 수 없다. 외교부에서 민간 교류나 정경 분리 등 다양한 물밑교섭은 계속 추진하고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교류 공조상태를 만들고, 한중간에 자리를 만들어서 일본을 압박하면 일본에도 양심이 살아있기때문에 일본 자체 내에서 조정하는 순기능적인 요소가 나올 것으로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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