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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클뉴스] 200일 넘긴 이-팔 전쟁…스타벅스 정말 덜 팔렸을까

입력 2024-05-02 08:00 수정 2024-05-0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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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타벅스 홈페이지]

[출처 스타벅스 홈페이지]


이스라엘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나면 유난히 주가가 출렁이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스타벅스입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10월 이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새롭게 불매 운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결국 올해 1분기에는 실적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내놨는데, 스타벅스의 분기 매출이 떨어진 건 코로나 19 이후에 처음입니다. 이스라엘과 스타벅스의 관계를 한 번 짚어 봅니다.
 

"스타벅스는 이스라엘을 지원한다?"


스타벅스 불매운동은 2000년 초반 등장했습니다. 중동 뉴스 사이트와 영국 내 이슬람 단체에서 시작됐는데 "스타벅스가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이스라엘 정부와 이스라엘군에 자금을 댄다"는 주장입니다. 불매 운동에 나선 사람들은 스타벅스의 창업주인 하워드 슐츠 회장에 유대인이라는 점을 핵심 고리로 삼았습니다.

실제로 슐츠는 지난 2002년 한 유대인 모임에서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의 테러에 대해 가만히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당신들이 오늘 밤 집으로 돌아가서 이 상황을 그래도 무시해버린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슐츠는 "내 발언이 반팔레스타인적인 것으로 오역된 건 매우 유감”이라며 “내 입장은 두 나라가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을 내놨는데요. 그 뒤로 '시오니시트'라는 꼬리표가 따라붙기 시작했고, 1998년 '이스라엘 건국 50주년 공로상'을 받았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의심을 더했습니다.

이후 스타벅스는 이스라엘이 무력 충돌을 벌일 때마다 크고 작은 불매운동에 시달렸습니다. 특히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공습한 2014년엔 "스타벅스와 슐츠가 이스라엘 정부와 군에 재정적 지원을 한다는 것은 완전한 거짓"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소 잠잠해졌던 불매운동은 지난해 10월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릅니다. 가자전쟁 직후 스타벅스 노조가 소셜미디어에 "팔레스타인과 연대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자, 사측이 상표권 침해를 들어 노조를 고소하고 나선 겁니다.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자 결국 락스만 나라심한 스타벅스 CEO는 공개서한을 통해 "우리는 인류를 지지한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슬람권 중심으로 불매 운동 격화돼

 
미국에서 반유대주의가 심해지면서 불매운동에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출처 The Los Angeles Loyolan]

미국에서 반유대주의가 심해지면서 불매운동에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출처 The Los Angeles Loyolan]


특히 이슬람 인구가 많은 중동, 북아프리카, 동남아시아의 불매운동은 어느 때보다도 뜨겁습니다. 매장 400여 개가 있는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 3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분기 매출이 38%까지 떨어졌습니다. 이슬람 국가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의 불매운동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오랫동안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이스라엘 대사관도 없는 국가입니다.

스타벅스 때문에 유명 인사들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튀르키예 뉴스 채널 TGRT 하베르에서는 지난해 12월 맬템 구네이 앵커를 해고했습니다. 뉴스 진행 중 스타벅스 상표가 보이는 컵을 테이블 위에 놔둔 장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면서 거센 항의에 시달렸기 때문입니다. TGRT 하베르는 "특정 회사를 암시적으로 광고하는 건 금지"라며 "가자지구에 대한 국민의 감수성에 공감하며 끝까지 옹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출처 인스타그램 캡처]

[출처 인스타그램 캡처]


이슬람권을 넘어 K-pop 스타들에게도 불똥이 튀겼습니다. 올해 초 그룹 엔하이픈의 멤버 제이크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중 스타벅스 커피를 마셨다는 이유로 해외 팬들의 항의를 받았습니다. 제이크는 음료를 다른 컵으로 옮겨 담고 "실수했다"며 사과했죠. 가수 전소미 역시 지난해 말 틱톡 계정에 스타벅스 텀블러를 쓰는 모습이 공개하면서 뭇매를 맞았습니다. 걸그룹 르세라핌의 멤버 허윤진의 소셜미디어 계정에도 허윤진이 스타벅스 커피를 마셨다는 이유로 해외 팬들의 항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실제로 주가에는 타격


스타벅스에 대한 반감은 실제로 숫자로도 반영됐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는데요. 시장조사기관 LSEC는 이번 해 스타벅스의 매출을 91억 3000만 달러로 예상했지만,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실제 1분기 매출은 85억 6000만 달러(11조 800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 줄어든 수치입니다. 순이익도 9억 830만 달러로 예측됐지만, 실제론 7억 7240만 달러였습니다. 결국 레이첼 루게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예년보다 추운 날씨로 매장 방문이 감소하고, 중동 분쟁 등으로 분기 실적이 타격을 입었다"며 부진을 인정했죠. 다만 올해 말인 4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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