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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뼈있는 농담 뒤 15분간 '작심 발언'…윤 대통령 반응은

입력 2024-04-29 19:10 수정 2024-04-29 21:09

이 대표 "20분 걸릴 거 700일 걸렸다"
윤 대통령, 경청 후 "예상했다" 답변
비공개 회담에선 윤 대통령이 주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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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20분 걸릴 거 700일 걸렸다"
윤 대통령, 경청 후 "예상했다" 답변
비공개 회담에선 윤 대통령이 주로 발언


[앵커]

바로 대통령실에 나가 있는 출입 기자 연결해 오늘(29일) 회담 분위기 어땠는지 더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김태영 기자, 회담 초반에 뼈 있는 농담도 오가던데 실제 분위기는 어땠나요?

[김태영 기자]

이 대표가 국회에서 대통령실까지 이동 시간에 빗대 뼈 있는 농담을 한 건데요.

"20분 걸릴 거 700일 걸렸다"라며 윤석열 정부 들어 영수 회담이 처음 성사된 것을 두고 한 말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도 크게 웃고 넘어갔고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앵커]

이 대표가 준비해 온 입장문을 15분이나 읽어 내려갔는데요. 예정에 없던 거죠? 당시 상황 어땠나요?

[김태영 기자]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짧게 인사말을 주고받고 현장에 있던 풀 기자단이 철수하려고 했는데, 이 대표가 이를 제지했습니다.

그리고선 15분 동안 작심 발언을 쏟아냈는데요.

이희정 기자가 준비한 리포트 보고 오시겠습니다.

[이희정 기자]

영수 회담이 비공개로 전환되기 직전, 이재명 대표가 안주머니에서 미리 준비해 온 종이 뭉치를 꺼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이 많아 가지고 써서 왔습니다. 제가 원래 대통령님 말씀을 먼저 좀 듣고 제가 좀 말씀을 드릴까 했는데…]

[아닙니다. 오늘 저 손님 말씀을 먼저 들어야 하니까 말씀하시죠.]

이 대표는 "국민의 뜻"이라며 A4 10장 분량의 입장문을 작심한 듯 15분여간 읽어 내려갔습니다.

우선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 편성을 요구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민생회복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대통령 거부권 자제와 특검법 수용 등 정치 현안도 차례로 언급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태원 참사 특별법·특검법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 유감 표명과 함께 향후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라는 약속을 해주시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고…채 해병 특검법이나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김건희 여사 문제도 우회적으로 거론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명품백 수수 의혹이나 양평 고속도로, 주가조작 의혹 등을 세세하게 언급하지 않았지만 에둘러 표현한 겁니다.

총선 때 언급했던, 이른바 '이채양명주' 의혹을 모두 쏟아낸 걸로 보입니다.

[앵커]

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 하라"고 하긴 했습니다만, 사실상 김건희 여사 문제까지 언급을 한겁니다. 여기에 대해서 윤석열 대통령 반응은 어땠나요? 

[김태영 기자]

윤 대통령은 관련해 공개에서도 비공개에서도 별다른 입장을 내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15분 동안 이 대표 발언을 경청했고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로만 반응했습니다.

이 대표 발언이 끝난 뒤에 "평소에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얘기라 예상했다"는 정도로 답했습니다.

[앵커]

비공개 회담에서는 어땠나요? 주로 어떤 얘기들이 오갔죠?

[김태영 기자]

공개 회담과 달리 비공개 땐 윤 대통령이 주로 발언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이 대표가 공개 발언에서 화두를 던진 각종 의제들에 대해 윤 대통령이 비공개 회담에서 의견을 밝히는 형식이 된 겁니다.

민주당 측에선 "시간 계산을 해보니 윤 대통령이 85대 15 정도로 많이 얘기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김건희 여사 등 가족 관련 의혹이나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자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비공개 때 더 이상 논의되지 않았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별도의 단독 회담도 없었습니다.

[앵커]

오늘 회담에 대해 양측의 평가도 나왔죠?

[김태영 기자]

회담 뒤 양측 브리핑 내용에선 온도 차가 크게 있었습니다.

대통령실은 "야당과의 소통과 협치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향후 정치적 상황 예측이 쉽지 않지만, 소통과 협치가 지속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영수 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상황 인식이 안이해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혹평했습니다.

[영상취재 김영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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