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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하이브·어도어 사태, 본질을 봐야할 때

입력 2024-04-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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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하이브·어도어 사태, 본질을 봐야할 때
하이브와 어도어의 사태로 시끄러운 주간이 흘렀다.

지난 주말, 카페를 가도, 지하철을 타도 온통 '하이브' '어도어' 그리고 '민희진'이라는 단어가 들려왔다. 그만큼 온국민이 하이브·어도어 사태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 후폭풍이 상당하다. 22일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 및 어도어 경영진의 경영 탈취 의혹을 제기했고 25일 오전 배임 혐의에 대한 고발장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그날 오후 민희진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140분간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제되지 않은 단어와 비속어가 나왔고 하이브 이야기를 할 때면 냉철했던 민희진 대표였음에도 뉴진스 얘기를 할 땐 눈물을 흘리는 등 복잡미묘한 심정을 날 것으로 알 수 있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취재진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뉴진스를 향한 진심은 충분히 알겠는데 사건의 진실에 대해선 속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자회견 후 여론이 바뀌었다. 그 흔한 A4용지 입장문 하나 없이 오직 물병과 스마트폰만 들고 등장한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이 역사에 남을 한 순간으로 재조명 받았다. 하이브라는 거대 기업을 향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직장인이라는 점에서 대중에게 안긴 묘한 카타르시스가 통한 듯 하다.

이후 민희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입은 옷과 모자는 금세 완판됐고 SNS를 중심으로 뜨거운 화력을 체감케 했다. 민희진 대표가 한 말들이 어록이 돼 힙합 음악을 입힌 버전으로 재탄생하기도 하고 급기야 비속어만 모은 영상까지 등장했다.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 당시 모습을 프린팅한 티셔츠까지 나왔다.


온세상이 '민희진 월드'에 중독된 모습이다. 그렇지만 이 기자회견으로 모든 의혹이 씻겨나간 건 아니다. 물론 하이브의 입장문도 마찬가지다.

설상가상 온라인을 중심으로 또 다른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가 단월드라는 사이비 종교에 관련돼 있다는 의혹과 과거 방탄소년단의 사재기 판결문·컨셉트 도용 등의 의혹이 재점화됐다.

빅히트뮤직 측은 '사실무근'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당사는 이번 사안이 아티스트의 명예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로 판단하고 기존 상시 법적 대응에 더해 별도의 법무법인을 추가로 선임해 엄중 대응할 예정'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어느새 '경영권 탈취 의혹'으로 시작됐던 사건의 본질이 흐려졌다. 수많은 도파민 파티 속 본질이 흐려져선 안 된다. 결국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한 향방은 어떻게 되는걸까.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의 주장이 극과 극인만큼 결국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릴 가능성이 크다. 경영권 탈취나 배임 의혹 뿐 아니라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 간의 주주간계약에 대한 해석도 달라 더욱 갈등이 짙어지고 있다. 비밀유지조항 때문에 양측 모두 자세히 말할 수 없어 더욱 진실게임이 오리무중이다.


하이브는 발표한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 민희진 대표에 대한 배임 혐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고발장 내용을 검토한 뒤 구체적인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이브는 30일까지 어도어 이사진에게 이사회를 열라고 요구한 상태지만 민희진 대표가 이를 거부할 가능성이 커,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가처분 신청에 나설 전망이다.


한달 정도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고 보름 뒤 임시주총과 이사회가 열린다고 가정하면 총 소요기간은 2개월 가량이 걸린다. 그 사이 뉴진스가 5월 24일 컴백하는만큼 전문가들은 이번 활동까지는 민희진 대표 체제의 어도어가 유지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뉴진스의 무사 컴백을 위해서라도 어도어 측에서는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소란스러움에 비해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 양측 모두 명확히 대중의 궁금증을 해소시키지 못한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진실게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하이브·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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