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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병원 헤매다 수술받았지만…끝내 사망한 환자

입력 2024-04-12 19:49 수정 2024-04-12 21:32

출근길 운전하던 50대 남성 호흡 곤란
'대동맥 박리' 진단…대학병원 3곳 수술 거부
응급학회 "수술 지연 아냐"…정부, 진상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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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운전하던 50대 남성 호흡 곤란
'대동맥 박리' 진단…대학병원 3곳 수술 거부
응급학회 "수술 지연 아냐"…정부, 진상 조사

[앵커]

이렇게 사태가 길어지는 가운데, 호흡 곤란으로 쓰러진 50대 남성이 받아주는 병원을 찾다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유족들은 국민 권익위에 사실 관계를 밝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6일 이른 오전 출근길이었습니다.

부산 동구에서 아내를 태우고 운전하던 50대 남성이 호흡 곤란을 호소했습니다.

119에 급히 신고했습니다.

119 구급대는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남성을 태운 뒤 달리면서 응급실이 있는 병원에 차례차례 문의했습니다.

하지만 10군데 넘는 병원이 진료를 거부했습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 : 열 군데 이상 저희가 병원에 (연락했는데) 사정상에 의해서 환자를 수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어요.)]

시간은 하염없이 흘렀고 그런 사이 수영구 한 병원이 받아주겠다고 답했습니다.

10km 거리, 최초 신고 46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심장에서 혈액을 보내는 대동맥이 찢어졌다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더 큰 병원으로 옮겨야 했지만 이번에는 대학병원 3곳이 거부했습니다.

[부산시 관계자 : 의료진이 퇴사한 곳이 있었고 수술 방이 없었던 곳이 있었고 또 의료진이 없다고…]

결국 다른 도시에 있는 병원까지 알아본 끝에, 60km가량 떨어진 이 곳 울산 중구 한 종합병원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첫 신고 뒤 4시간이 더 지나 병원에 도착했고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10시간 동안 진행된 수술 끝에 환자는 한때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심장 기능이 돌아오지 않아 지난 1일 결국 숨졌습니다.

유족은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유족 : 부산광역시에서 한 군데도 못 간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정부에서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놓지 않고…]

대한응급학회는 "진단부터 수술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는 질환이라 수술 지연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보건복지부는 환자를 받지 않은 병원들이 왜 진료를 거부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수술이 가능했던 부산 시내 다른 대학병원이 있었다는 걸 확인하고 왜 전원이 안 이뤄졌는지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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