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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국회 등 전방위 로비 정황…'태광 비자금 내역' 추정 장부 입수

입력 2024-04-04 19:51 수정 2024-04-0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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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태광그룹 관련 JTBC 단독보도 이어갑니다. 이호진 전 회장 출소 이후에도 태광그룹은 또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JTBC는 이 비자금의 조성과 사용 내역으로 추정되는 장부를 입수했습니다. 장부에는 이 전 회장의 개인 가족 문제에 쓰인 걸로 보이는 내역 수천만원이 적혀있었습니다. 또 경찰과 국회 등 주요기관에 금품을 건넸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장부를 보관하고 있던 그룹의 전 대표는 이 전 회장에게 이 내용을 다 보고 했단 입장이고 그룹 측은 모르는 일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먼저 오승렬 PD입니다.

[기자]

경찰이 수사 중인 태광그룹 비자금의 사용처가 담긴 걸로 보이는 장부입니다.

이호진 전 회장이 떠나있는 동안 그룹을 총괄했던 A 전 대표가 보관하고 있던 문서입니다.

장부는 2017년 4월부터 2018년 3월까지 1년치입니다.

자금 조성방식으로 보이는 항목엔 우리홈쇼핑 사외이사들의 월급을 모은 걸로 표기돼 있습니다.

우리홈쇼핑은 태광그룹이 2대주주로 참여 중인 롯데홈쇼핑을 뜻합니다.

결국 사외이사를 보낸 뒤 그 월급을 다시 받아내 현금을 축적한 겁니다.

이렇게 쌓인 자금 중 1년 동안 쓰인 돈은 약 2억7000만원.

용처 중에는 이 전 회장 개인일 관련이 눈에 띕니다.

조부모 제사, 선영 관리비, 큰사모님 추모 등의 항목으로 쓰인 돈이 적혀 있습니다.

이 전 회장 집안과 친분이 있는 사찰에도 이 자금 중 일부가 전달된 걸로 적혀있습니다.

해당 사찰 관계자도 기부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OOO 사찰 관계자 : 이호진 회장의 모친인 이OO 그분께서 XX사 선원을 지어줬단 말이에요 XX사 선원을 보수할 일이 더러 생겨요 선원 보수하고… 회장님한테 요청을 하면 그 때 그 때 이제 기부를 해서 이뤄진 거죠.]

회장님한테 요청을 하면 그 때 그 때 이제 0615 기부를 해서 이뤄진 거죠 문제는 장부 속 돈의 용처 중에 국회·경찰 등도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국회에 500만원 어치 도서상품권이 전해졌다고 적혀있는 날짜는 2017년 10월 26일.

당시는 이 전 회장이 농지전용 문제로 국정감사에 출석요구를 받던 때입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은 의혹을 대부분 인정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했습니다.

해당 상임위 보좌관들은 아직도 당시를 기억합니다.

[국회 관계자 : 그 때 농지를 샀던 골프장 대표들 6명을 다 출두를 시켰는데 (이 전 회장만 불출석 사유를 건강 검진 내역서를 뜯어 왔어요. 병원에 입원했거든요 그래서 (화가 나) 팔딱팔딱 뛰었었거든요.]

2017년 2월 15일에는 서울경찰청 모부서명과 함께 3명 1600만원이란 메모도 있습니다.

다만 국회나 경찰 등 기관에 장부 속 내용대로 돈이 전달됐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 이 전 회장 측을 수사했던 경찰 관계자는 수사을 한 건 맞지만 돈이 오간 건 모른다고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근데 그런 사건이 있었던 거는 기억나요. 태광 관련된 사건이 있었다는 것 정도만 기억나는 거죠. (돈을 받은 건) 전혀 모르는 사실입니다.]

이 장부를 놓고선 태광그룹과 A 전 대표 사이에 다툼이 진행 중입니다.

장부를 보관하고 있다 경찰에 제출한 A 전 대표는 이 내용을 이 전 회장에게 모두 보고했단 입장입니다.

[A씨/전 대표 : 우리가 메모해놨다가 회장한테 보고할 때는 글씨를 잘 써서 보고를 하고, 분기별로도 보고를 하지만 이런 식으로 연말에도 한번씩 보고를 하죠.]

반면 태광그룹 측은 "이 전 회장은 비자금 조성을 지시한 사실 자체가 없고 장부 속 내용도 당연히 알지 못한다"는 입장입니다.

이 전 회장 제사 등 비용에 대해서도 태광 측은 "A 전 대표가 알아서 한 일이고 보고하지 않았다"며 2018년부턴 이 전 회장 개인 돈으로 내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비자금의 조성부터 사용까지 A 전 대표만 아는 일이지 그룹과는 무관하단 겁니다.

경찰은 현재 이 장부의 내용을 바탕으로 이 전 회장 측과 A 전 대표 양측 모두에 대해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VJ 한재혁 이지환 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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