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핫코노미] 이번엔 초코파이. 오리온-롯데 '과자 맞불 경쟁' 어디까지?

입력 2023-04-18 08:00 수정 2023-04-18 13:4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대형마트 과자 진열대 모습 〈사진=연합뉴스〉대형마트 과자 진열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장을 보러 마트에 갈 때면 과자 판매대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는 분들 많죠. 신제품은 뭐가 나왔을지, 기존 제품에 새로운 맛을 추가한 제품은 뭐가 있을지 구경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지난번의 실패를 만회하고자 새로운 제품에 도전해보기도 합니다.

◇비슷해서 몰라본 '미투' 제품
업계에서 잘 나가는 경쟁사의 주력 상품을 따라 만든 걸 '미투 제품'(me too product)이라고 부릅니다. 인기상품을 모방해 재빨리 시장에 내놓아 판매율을 올리는 영업전략이기도 하지만, 독창적인 제품 개발에 대한 노력없이 기존 제품 인기에 힘입어보려는 행동으로 보고 비윤리적 상술이라는 비난도 뒤따릅니다.

다양한 업체들이 마케팅으로 통해 관련 시장 규모를 키워 기업도 소비자도 이익이 된다는 시각도 있지만, 선두업체를 따라서 내놓는 식음료업계의 미투 제품은 매번 '모방이냐 벤치마킹이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해외에서 불꽃 튀는 '초코파이' 맞불 경쟁
초코파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가장 유명한 과자 중 하나입니다. 1974년 오리온이 처음 내놓은 이후 롯데와 크라운 등 수많은 초코파이 미투 제품이 나왔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량은 오리온이 1등, 롯데웰푸드(과거 롯데제과)가 2등으로 알려졌지만, 해외시장에선 더욱 치열합니다.
오리온 전체 매출의 70% 가까이는 러시아나 중국,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입니다.

오리온은 러시아에서 모두 14종류의 초코파이를 팔고 있습니다. 현지에 맞는 다양한 맛을 추가해 인기를 끌었습니다. 오리온 현지 법인은 2021년 매출액은 1000억원을 돌파했고 2년 만에 2배로 늘었습니다.

롯데제과도 2007년 러시아 법인을 세우고 초코파이 생산라인을 증설해 2021년 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오리온과 달리 롯데는 인도 시장을 꽉 잡고 있습니다. 2004년 진출 이후 현지 공장설립 등 투자를 확대해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했습니다.

◇'초코파이' 이번엔 인도에서 격돌
이런 상황에서 오리온이 올해 인도 투자를 늘리기로 했습니다. 현지 공장 초코파이 라인 증설에 나서면서 롯데가 집중하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 맞불 경쟁이 시작되는 양상입니다. 이미 러시아와 베트남 시장을 키워온 오리온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시장은 놓칠 수 없는 승부처입니다. 제과업계에서는 인도시장 규모를 약 17조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롯데는 올해로 인도 시장진출 10년 차가 됐습니다. 오리온이 인도시장에 박차를 가할 수록 롯데는 그동안 쌓아온 인프라를 토대로 쉽게 시장을 내주지 않으려 할 겁니다. 롯데가 인도시장 매출은 전체 해외시장의 3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회사의 신흥 시장 진출 전략도 차이가 있습니다. 오리온은 주로 현지 법인을 세운 뒤 현지 입맛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는 방법으로 시장 개척에 나섭니다. 반면 롯데는 이미 현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기업을 인수해 제품을 공급하는 방법으로 해외 매출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기존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을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오리온 관계자는 JTBC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인도 시장 진출은 단지 초코파이 판매율 확대를 위해서가 아니다"며 "세계 유명 스낵 브랜드와 경쟁하고 전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인도시장 제일 먼저 진출한 한국 식품기업인 만큼 기존 제품에 인도 소비자들의 입맛이 익숙해져 있다"며 "현지 TV 광고와 여러 활동들로 현지에서 느끼는 롯데 초코파이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친숙해졌다"고 말했습니다.

롯데웰푸드 '빅 사이즈 초코파이'롯데웰푸드 '빅 사이즈 초코파이'
◇내수 시장에서도 격돌한 '초코파이 2라운드'
초코파이 경쟁은 안방 무대에서도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롯데웰푸드가 크기를 키운 초코파이로 도전장을 내자 오리온은 최근 디저트용 초코파이를 내놓으며 대응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롯데가 출시한 빅사이즈 초코파이는 중량을 5g 늘리고 마시멜로 함량을 기존보다 12% 높였습니다. 개당 소비자 가격은 400원에서 450원으로 올랐지만 1g당 가격은 0.15원가량 내려서 가성비는 조금이나마 좋아졌습니다.
오리온 '초코파이 하우스'오리온 '초코파이 하우스'
그러자 이틀 뒤인 13일, 오리온은 초코파이 하우스를 상온 제품으로 출시했습니다. 과거 완판 행진으로 인기를 끌다가 지난해 4월 판매 종료했던 제품을 다시 내놓은 겁니다. 오리온은 기존 초코파이를 디저트용으로 재해석했다는 특징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리온과 롯데의 경쟁은 초코파이뿐이 아닙니다. 카스타드는 롯데가 먼저 내놓은 뒤 오리온이 뒤따라 내놓았습니다. 자일리톨껌을 놓고는 두 기업간에 법적 분쟁도 있었습니다.

롯데와 오리온의 초코파이를 승부는 올해로 45년째를 맞습니다. 1974년 오리온이 처음 출시한 이후 롯데가 1979년부터 초코파이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로 오리온 초코파이는 출시 50년, 롯데 초코파이는 45년이 됐습니다.



●핫코노미는?
최근 핫한 기업 이슈를 소비자 입장에서 쉽게, 때로는 깊이 있게 다루는 코너입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