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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달렸는데…'사료용'으로 도축되는 은퇴 경주마

입력 2023-03-2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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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주마들은 보통 5살 때 쯤 은퇴합니다. 말의 평균 수명이 30년 정도인데 은퇴한 다음엔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아무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습니다.

경주마였다가 사료용 고기로 도축되는 말의 이야기를 이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출발 신호와 함께 치열한 승부가 벌어집니다.

[마사회 장내방송 : 9번 바이킹스톰, OOO 조교사의 1000승 이렇게 완성됩니다.]

국제 혈통서를 지난 최상급 경주맙니다.

2년 반 동안 5차례 우승하며 2억이 넘는 상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경기력이 떨어지자 지난달 은퇴한 뒤 애완동물 사료용으로 도축됐습니다.

은퇴한 바이킹스톰이 팔린 곳입니다.

경주마 이력을 관리하는 마사회에는 승용목적으로 팔린 것으로 나와있는데요.

하지만 이곳은 말을 타는 곳이 아니라 애완동물 사료용 말고기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취재결과 이렇게 은퇴와 동시에 사료용으로 팔린 경주마는 확인된 것만 26마리입니다.

마리당 100~200만원에 팔렸습니다.

유지비용 부담 때문입니다.

[경주마 조교사 : 경마장에서 먹고 자고 훈련받고 그 다음에 치료를 하고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한 200만원 정도 들어가요. 100마리면 2억씩 들어갈 수 있잖아요.]

현재 제도상 불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마사회는 은퇴한 경주마를 도축하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지난해에는 100억 원의 복지기금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마사회 경주마 복지 홍보영상 : 저 말마도 한국마사회의 경주마 복지프로그램을 통해 셀럽 승용마로서 활기찬 제2의 마생을 보내고 있답니다.]

제주를 제외하고도 매년 은퇴하는 경주마 1400여마리 가운데 승마나 번식용으로 쓰인다고 신고된 말조차 절반이 채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이렇게 사료용으로 도축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조희경/동물자유연대 대표 : 반려동물처럼 인식하는 말을 다시 반려동물의 사료로 쓴다는 것은 정서적으로 많이 충돌이 돼서…]

경주마와 고기용으로 기르는 식육마를 구분하고 은퇴 경주마를 위한 복지체계 마련이 필요합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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