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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보기] "수도권 살지만 나도" 지역 넘어 지원자 몰린 '현대차 지방 생산직'

입력 2023-03-13 10:52 수정 2023-03-13 12:16

거주 지역·직장 여부 관계 없이 지원자↑
"높은 임금·정년 보장 영향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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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 지역·직장 여부 관계 없이 지원자↑
"높은 임금·정년 보장 영향인 듯"

〈사진=현대자동차 제공〉〈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깊이보기]는 중요 이슈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갑니다. JTBC 모바일제작부 기자들의 취재 결과를 알기 쉽게 풀어 드리겠습니다.

"근무 지역이 무슨 상관이겠어요. (이 조건에) 취업만 할 수 있다면"

어제(12일) 채용을 마감한 현대자동차 생산직에 대한 구직자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10년 만에 열린 이 채용에 합격하면 정년은 물론이고 억대 연봉과 대규모 성과급, 신차 할인 등 각종 혜택이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현대차 생산직에 채용되기 되면 울산과 전북 전주, 충남 아산의 현대차 공장에서 일하게 됩니다.

이 지역의 연고나 주거 기반이 없다면 선뜻 지원하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수도권 거주자나 이들 지역 연고가 아닌 지역 사람들도 이번 채용에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일 채용 시작 직후 지원자 몰려

서류 접수 첫날인 이달 2일부터 현대차 채용 사이트는 마비됐습니다. 다음날까지도 서버가 완벽하게 복구되지 않아 지원이 어려웠습니다.

이에 각종 취업 커뮤니티에서는 "이러다 지원 못하는 거 아니냐" "하루를 기다렸는데도 접수를 하지 못했다" 등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현대차는 이번 상반기 채용에서 400명을 뽑을 예정인데 JTBC 취재를 종합하면 이미 10만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 업계에서는 최종 지원자 수가 이보다 많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높은 관심이 있는 건 알지만 공식적으로 채용 경쟁률을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진=현대자동차 채용홈페이지 캡처〉〈사진=현대자동차 채용홈페이지 캡처〉


■지역 관계없이 지원 이어져…직장인들도 "뽑힐 수만 있다면"

생산직 채용에 합격하면 거주지를 공장이 있는 지방으로 옮겨야 합니다. 하지만 수도권 취업준비생들은 크게 상관은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아주자동차대학교 관계자는 "채용에 지원한 졸업생들은 대부분 수도권 거주자로 지방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에 기숙사가 있으니까 크게 상관이 없다고 했다"며 "워낙 오랜만에 공고를 낸 것이기 때문에 지역 문제로 지원을 안 한다는 졸업생들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지원자들도 있었습니다.

전라북도 전주의 한 중소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20대 A씨는 "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일단 넣어보자는 것"이라며 "이직을 하고 싶었는데 자기소개서를 통해 비슷한 경력을 어필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A씨는 "주변을 보면 직장을 다니고 있는 정규직 뿐만 아니라 계약직 종사자들도 이번 채용에 지원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현재 공기업에 다니고 있는 40대 B씨는 지원을 하려고 고민하다가 결국 서류를 접수하진 않았습니다.

B씨는 "지금 회사도 급여와 복지가 괜찮은 편이라 최종적으로 지원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채용에 대해 강성진 고려대학교 교수는 "화이트칼라(지식 노동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지면서 이와 (업무 강도가) 비슷하면서도 높은 임금과 정년이 보장되는 직업을 고려하는 MZ세대들의 직업관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 교수는 "과거처럼 정년까지 다닌다는 개념도 없어지고 있고 언제든지 가치관이나 환경에 따라 직장을 옮길 수 있다는 것이 현 세대 흐름"이라며 "일을 하면서 내가 어떤 조건을 원하는지를 따져보며 직업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에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기능·기술직)의 개념은 점차 없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올 7월 최종 합격자 발표

어제(12일)까지 서류 접수를 마감한 현대차는 면접과 인적성 검사 등을 거쳐 7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합니다. 합격자들은 울산, 충남 아산, 전북 전주 공장 가운데 한 곳에서 근무하게 될 예정입니다.

생산 차종에 따라 생산직이 하게 될 업무는 달라질 수 있지만 '프레스→차체→도장→의장'이라는 기본 업무 구조엔 큰 차이가 없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입니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공정한 채용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채용 규모가 다소 작아 온라인상에서는 임직원 자녀가 내정됐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노조를 포함한 임직원들은 채용 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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