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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이 쏘아올린 '공포의 월요일'…"줄도산·대량해고 우려"

입력 2023-03-12 17:31 수정 2023-03-1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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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의 최대 상업은행이자 스타트업 기업들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가운데, 그 영향이 전 세계로 퍼지는 모양새입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로이터 등 외신은 SVB 영국 지점도 파산 선언할 예정이며 이미 거래를 중단하고 신규 고객을 받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영국 내 180개 IT기업의 경영자들은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에게 당국이 개입해달라며 서한을 보내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서한에서 "예치금 손실은 IT 부문을 마비시키고 생태계를 20년 전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많은 기업이 하룻밤 사이에 강제로 청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업들의 줄도산과 대량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어 "이 위기는 (은행 문이 열리는) 월요일에 시작될 것이므로 지금 예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육용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링구미(Lingumi) 경영자는 "회사 현금의 85%를 SVB에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건 우리에게 생사가 걸린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전체학 스타트업인 오커 바이오(Ocher Bio)의 설립자도 "주말 동안 SVB에서 예금을 옮기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다"면서 "당국의 개입이 없다면 한 세대의 기업이 완전히 전멸할 수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헌트 장관은 이날 오전 영국 중앙은행 총재와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고, 관련 기업들과 회의를 가질 예정입니다.

재부무는 기업들의 예치금이 얼마인지, 현금 손실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등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같은 사태가 다른 나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블룸버그는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SVB는 캐나다, 중국, 덴마크, 독일, 인도, 이스라엘, 스웨덴 등에도 지사를 두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정부의 개입이 없다면 전 세계 신생 기업을 쓸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가까운 캐나다도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캐나다 광고기술 회사인 어큐티애즈(AcuityAds)는 보유한 대부분의 현금을 SVB에 넣어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어큐티애즈는 SVB에 5500만 달러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은행에 예치된 금액은 480만 달러에 불과합니다.

나스닥에 상장된 이 업체는 오는 월요일 증시 개장 전인 지난 10일 금요일에 거래 중지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SVB 캐나다 지점은 현지 기술 산업 성장을 위해 지난해 대출 규모를 두 배로 늘린 것으로 문서에 나와 있습니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2019년 개장 허가를 받은 SVB 캐나다 지점의 지난해 대출 규모는 4억3500만 캐나다 달러입니다. 이는 전년도 대출 규모인 2억1200만 캐나다 달러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중국은 국내 고객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중국 내 SVB 합작 회사인 SPD 실리콘밸리은행은 독자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고객들을 진정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싱가포르, 인도 등 아시아 금융·IT기업들도 해당 뉴스를 공유하며 SVB 붕괴의 잠재적 파급 효과를 논의하는 등 주목하고 있습니다.

SVB 붕괴는 미국에서 파산한 은행 가운데 역대 두 번째 규모입니다. 자금 위기가 노출된 지 불과 48시간 만에 초고속으로 파산했습니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우리 정부 "시장 변동성 높아져 국내 영향 배제할 수 없어"

우리나라도 이번 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습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금융 수장들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야기 나눴습니다.

이들은 "미국 SVB의 유동성 위기가 은행 폐쇄로 확산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사태가 미국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우세하다"면서도 "글로벌 금융 긴축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등에 미칠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관계기관과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갈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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