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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키워드는 윤심·네거티브·이준석

입력 2023-03-08 17:51 수정 2023-03-0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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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전당대회 레이스는 김기현 당 대표 당선인을 배출하고 오늘(8일) 막을 내렸습니다. 52.93%, 과반을 득표해서 결선투표 없이 당선이 됐죠. 윤석열 대통령 집권 2년 차에 치러진 이번 전당대회는 윤 대통령의 마음, 이른바 '윤심'이 집권 여당의 당 대표를 뽑는데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네거티브 공방 역시 뜨거웠는데요. 지난 35일간의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JTBC '정치부회의' (어제) : 당대표 1명, 최고위원 4명, 청년최고위원 1명을 선출합니다. 이에 맞춰 내일 다정회는 오후 4시 20분에 시작해서 현장 소식을 빠르게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전당대회 소식 궁금한 분들, 다정회와 함께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전당대회 소식 궁금한 정회원 여러분, 다정회와 함께 해주고 계시지요' 로봇 송, 송우영 멘토의 말투를 따라해봤습니다. 지금 시각 5시 22분 50초를 지나고있습니다.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저희 다정회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 국회상황실에서는 그동안의 숨가빴던 전당대회, 하이라이트만 키워드로 정리해 보여드립니다.

첫번째 키워드, 바로 '윤심 동일체' 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마음 즉, '윤심'이 어디있느냐가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슈를 사실상 지배했죠. 윤 대통령은 오늘 직접 전당대회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의 참석은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이후 7년 만입니다. 개표 전 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새로 선출될 지도부와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만들어가자"고 했습니다. 이번 전당대회, 후보들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공통된 목적으로 내세웠죠. 당 대표 후보들은 저마다 '윤심'을 강조했는데, 단 한 사람만 결이 좀 다른 발언을 하긴 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1월 9일) : 다음 총선에 이길 수 있는, 대통령과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우리 당대표 후보님은 누구겠습니까? {김기현! 김기현! 김기현!}]

[안철수/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1월 9일) : 윤석열 대통령께 힘이 되는 대표가 되기 위해 출마합니다.]

[황교안/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달 7일) : 저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당대표가 되겠습니다.]

[천하람/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달 22일) : 윤핵관표 막장 공천을 막아내고 소신 있고 능력 있는 정말 뛰어난 인재들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문제의 '윤심', 전당대회 레이스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국민의힘이 당심 100%로 대표를 뽑기로 하고, 결선 투표까지 도입하는 '룰 변경'을 한 겁니다. 국민 여론조사를 제외한 당원 투표 100%는 18년 선거 제도로 돌아간 건데요. 이게 대통령실의 의중 즉, '윤심' 이 담긴 거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유승민 전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거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KBS '사사건건' / 지난해 12월 19일) : 어떤 미사여구로 갖다 붙여도 이번 결정, 당원 투표 100%라는 거는, 이것은 대통령 명령에 따라가지고 윤핵관들이 이거는 유승민 하나를 죽이기 위해서 한 폭거다, 그렇게 보는 거죠.]

이후 당심의 지지를 받던 나경원 당시 대통령 직속 저출산위 부위원장이 당 대표 후보로 급부상했죠. 그런데 윤 대통령은 당 대표에 출마하려던 나경원 전 의원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는 대신 징계성 '해임'을 해버렸습니다. 친윤계 의원들도 '반윤 우두머리'라고 하는 등 나 전 의원에 대한 공세를 펴면서, 결국 나 전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나경원/전 의원 (1월 25일) :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보다는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합니다. 건강한 국민의힘,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진정한 성공을 기원하겠습니다.]

대선 당시 단일화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한 뒤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안철수 후보도 화살을 피하진 못했는데요. '윤·안 연대' 혹은 '안·윤 연대'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습니다. 대통령실로부터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이란 말까지 들었는데요. 안 후보는 ''윤 안연대는 나쁜 표현'이었다고 꼬리를 내렸습니다.

[이진복/대통령실 정무수석 (지난달 5일) : 안윤연대라는 표현을 누가 썼습니까? 그건 정말 잘못된 표현입니다. 대통령과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지금 이야기를 하는 겁니까?]

[안철수/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3일) : 그 당시에는 저는 같은 후보 입장에서였었던 겁니다. 지금은 대통령이시니까 저는 같은 레벨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윤심'은 누구에게 있느냐, 바로 김기현 후보가 지목됐습니다. 레이스 초반부터 '어대현' 즉, '어차피 대표는 김기현' 이라는 말로 대세를 형성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1월 14일) : 눈빛만 봐도 서로 통하는 마음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성공시키고 대한민국 좀 잘 살게 해달라, 이런 말씀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여러분!]

앞서 불출마 선언했던 나경원 전 의원까지 김 후보에게 힘을 실었습니다. '윤핵관' 장제원 의원부터,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다른 후보들과의 잇딴 '연대'로 지지세를 몰아갔습니다.

'윤심'은 '대통령실 선거개입논란'으로도 번졌는데요.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소속 행정관이 김기현 후보를 지원했단 의혹을 안철수 후보가 제기한 건데요. 행정관들이 당원 단체 대화방에 들어가 김 후보를 지지하고 안 후보를 비방하는 게시물을 올렸단 겁니다. 선거 막판에 이르자 안 후보가, 윤심과 각을 세운 셈인데, 안 후보 측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공수처에 고발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제) : 상상 못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 좀 충격스럽습니다. 공무원의 정치적인 중립 규정이 있어서 사실 이것 때문에 전직 대통령이 대법원에서 2년 실형형을 선고받았거든요.]

안 후보는 최근 '사퇴요정'으로 등극한 황교안 후보와 함께 개표 전날인 어제까지 김기현 후보에 대한 사퇴를 요구했는데요. 전당대회 이후에도 갈등의 불씨가 이어질 수도 있어보이는 대목입니다.

[황교안/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어제) : 김기현 후보는 국민의힘을 대표할 자격을 상실했습니다. 김기현 후보는 즉각 사퇴해서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드려야 합니다.]

두번째 키워드는 네거티브, 즉 흑색 선전입니다. 본격 레이스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건, 김기현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이었죠. 황교안 후보가 최전방 공격수, 스트라이커로 나섰습니다. 현장 기자 역할까지 자처했죠.

[황교안/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달 20일) : 직접 가본 결과, 김 후보 땅에 새 도로가 개설되는 곳 바로 앞이 밭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도로의 방향을 바꿈으로써 맹지, 맹지였던 김 후보의 땅이 KTX역 앞 대로변에 금싸라기 땅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황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김 후보에게 가장 많이 한 말 바로 "사퇴하세요"입니다. 김 후보는 만약 의혹 제기가 잘못됐다면 정치생명을 걸라는 말로 응수했습니다.

[황교안/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달 20일) : 만약에 그 해명하신 것에 거짓이 있으면 후보 사퇴 약속하시겠습니까, 거짓이 있으면. {제가 답변을 드릴 텐데요…} 거짓이 있으면.]

[김기현/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달 20일) : 제가 정치생명을 걸 테니까 그 대신 우리 황교안 후보님께서도 그것이 가짜뉴스인 것이 확인되면 정치생명을 거시고…]

전대 토론회에선 김 후보가 나머지 세 후보의 공격을 받아내는 모습이었는데요. 김 후보의 공격은 안 후보에게 집중됐습니다. 야당 시절 안 후보의 행보를 문제삼았는데, 특히 공천을 잘못했다고 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달 20일) : 그때 갈등 여파 때문에 바른미래당의 후보가 99%가 낙선한 적도 있었습니다. 측근 공천, 밀실 공천, 낙하산 공천을 계속했던 것으로 보여지는데…]

[안철수/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달 20일) : 제가 잘못했던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반성을 했기 때문에…]

안 후보는, 앞서 '윤핵관'들의 네거티브 공격도 한 몸에 받았는데요. 인수위 시절, 그리고 그 이후에 안 후보가 완전히 윤 대통령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단 겁니다.

[박수영/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2일) : 공직을 맡았는데 24시간 가출을 하고 잠적을 한다 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분개를 하셨고요. 나경원 케이스하고 똑같은 겁니다.]

[이철규/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일) : 그런 사람이 당대표가 될 때 과연 당과 대통령실이 원만하게 소통이 되겠습니까. 이준석 대표가 우리 당을 가지고 흔들 때 우리 안 대표 어디 계셨어요. 해외에 계시면서 심판 놀음했습니다.]

이런 '윤핵관'들에 대해 가장 날을 세운 사람은 안 후보보단 오히려 천하람 후보였는데요. 내년 총선에서의 '윤핵관 퇴진'을 전면에 내걸었습니다.

[천하람/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지난달 3일) :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명언을 남긴 대통령에 대한 우스울 정도의 충성경쟁, 윤심팔이는 대통령과 국민의힘 모두의 지지도와 신뢰도를 갉아먹는 주범입니다.]

다음 키워드는 '조연? 주연?'인데요. 천하람 후보, 가장 늦게 당권 레이스에 합류했지만 극적으로 컷오프를 통과했죠. 야권에선 전당대회 흥행 요소이자, 민주당에서 가장 걱정되는 후보라는 평가가 나왔는데요. 최고위원, 청년 최고위원 후보까지 4명이 '천아용인'으로 활약했습니다.

[천하람/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달 12일) : 저희 개혁후보 4인방이 결과의 면에서나 과정의 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야겠다라고 하는 무거운 책임감이 있습니다.]

갑자기 등장한 0선, 30대의 천 후보 바람, 뒤에는 조연인 듯 주연인 듯 했던, 후보로 출마한 듯 출마하지 않은 이준석 전 대표가 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입니다. 천 후보는 그래서 '이준석 아바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는데요. 이 전 대표가 직접 나서서 이렇게 반격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지난달 18일) : 제가 만약에 천하람 후보를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김기현 후보는 누구의 조종을 받고 있는지 한번 유권자들에게 만날 때마다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아마 더 명쾌한 답이 나올 겁니다.]

이 전 대표는 줄곧 '친윤' 후보를 비판하며 '천아용인'을 지원사격했는데요. 선거 막바지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내용을 가져와서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하기도 했습니다. 부조리함의 상징인 인물 '엄석대'를 윤 대통령에 빗대면서 이에 맞설 '천아용인'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연설을 한 겁니다. 이 전 대표, 이번 전대를 계기로 사실상 정치를 재개한 듯 합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지난 3일) : 분명히 잘못한 것은 엄석대인데, 아이들은 한병태를 내부 총질러로 몰아서 괴롭힙니다. 새로운 한병태인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이 더 큰 힘을 가지고 국민을 대신해서 엄석대가 구축하려고 하는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다시보는 국힘 전당대회, 키워드는 윤심·네거티브·이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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