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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이 '수사 경찰' 지휘…국수본부장에 정순신 임명

입력 2023-02-2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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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 수사의 총책임자인 국가수사본부장에 20년 검사 경력의 정순신 변호사가 임명됐습니다.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동기면서 윤석열 대통령과도 한때 같이 일했습니다. 검사 출신이 경찰 수사를 총 지휘하게 됐습니다.

먼저, 박지영 기자 입니다.

[박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수사본부 2대 본부장으로 정순신 변호사를 임명했습니다.

국가수사본부는 2021년, 검찰의 수사 지휘권이 폐지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본부장은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과 경찰서장, 3만명 넘는 수사 경찰을 지휘합니다.

정 변호사는 인천지검 특수부장과 창원지검 차장검사 등을 거쳐 2020년 법무부 법무연수원에서 검사 생활을 마쳤습니다.

2011년,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과장일 때 부대변인을 맡았고 2018년에는 서울중앙지검장과 인권감독관으로 함께 근무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는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합니다.

내일(25일), 남구준 초대 국수본부장의 2년 임기가 끝나는 가운데 경찰은 그동안 외부 공모를 통해 국수본부장을 모집했습니다.

정 변호사를 포함해 경찰 출신 2명 등 총 3명이 지원했는데, 윤희근 경찰청장이 정 변호사를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고 대통령의 재가로 임명됐습니다.

경찰청은 이번 인사에 대해 "수사 역량을 키울 필요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 출신이 경찰 지휘부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앵커]

경찰 내부 반발은 거셉니다. 경찰 수사의 독립성을 내세워 만든 조직에 검사 출신 수장이 적절한지, 또 검경 수사권 조정은 그러면 어떻게 되는지, 무엇보다 그러면 "경찰 출신도 나중에 검찰총장을 할 수 있냐'며 자괴감이 든다는 반응입니다.

계속해서 강나현 기자입니다.

[강나현 기자]

국가수사본부 출범 당시 가장 강조된 부분은 수사의 독립성 입니다.

경찰청 소속이지만 경찰청장 지휘도 받지 않습니다.

독립성을 내세우며 경찰 외부 인물에게도 본부장 자리를 열어두긴 했지만, 검찰 출신 인사는 적절치 않다는 게 경찰 내부의 주된 반응입니다.

한 경찰 고위 관계자는 "자괴감과 무력감이 크다" 며 "경찰 조직을 잘 모르는 사람이 제대로 지휘할 수 있을지, 검찰 편향적인 수사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고 했습니다.

내부 게시판에도 "경찰국 설치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라며 "공들인 수사권 조정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경찰 출신도 나중에 검찰총장에 임명될 수 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이번 인사가 줄어들었던 검찰의 권한을 확대하는 움직임과도 맞물려 있단 분석도 나옵니다.

법무부는 최근 수사준칙을 바꾸겠다고 밝혔는데,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수사권 조정을 두고 경찰과 검찰이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에서 검찰 출신 국수본부장의 임명으로, 그간의 수사권 조정 과정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허성운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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