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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마지막 낭만의 화가 '앙드레 브라질리에' (정우철 도슨트)|상클 라이프

입력 2023-01-13 09:09 수정 2023-01-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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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상암동 클라스'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상암동 클라스 / 진행 : 이가혁·김하은


[앵커]

'상클 라이프' 매주 금요일 아침에는 상클 가족 여러분의 일상에 휴식을 선물해 드립니다. 오늘(13일)은 예술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볼텐데요. 미술계의 스토리텔러, 그림 읽어주는 남자 정우철 도슨트 모셨습니다.

[정우철/도슨트 : 안녕하세요.]

[앵커]

기품 있습니다. 멋있어요. 나오실 때마다. 부러워서 그래요. 알겠습니다.

[정우철/도슨트 : 감사합니다.]

[앵커]

오늘은 저희를 어떤 예술의 세계로 데려가주실지 기대가 됩니다. 어떤 건가요?

[정우철/도슨트 : 오늘은 20세기 마지막 낭만의 화가라고 불리는 앙드레 브라질리에에 대해서 소개를 해 드리려고 하는데요. 앞에 사진 보이잖아요. 1929년생이신데 이제 올해로 94세가 됐습니다. 그리고 아직 생존해 계시고 그림을 너무 사랑해서 현재까지도 한 번 붓을 들면 12시간까지 그림을 그린다는 열정의 화가 중 한 명이죠. 제가 오늘 처음으로 작품 하나를 좀 보여드리고 싶어요. 보시고 후기를 좀 듣고 싶습니다. 굉장히 아름다운 그림이죠. 혹시 어떠세요, 그림 봤을 때?]

[앵커]

색감이 일단 너무 예쁘고요. 마음이 평안해져요. 저는 약간 쉽게 그린 그림 같으면서도 막상 그리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 밑에 이렇게. 요트인가요?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이네요.

[정우철/도슨트 : 맞아요. 그러니까 상쾌하기도 하고 딱 보고 있으면 색감 때문에 굉장히 마음이 편해지 거면 이게 왜 그러냐면 어쨌든 화가도 사람이기 때문에 그 화가의, 사람의 신념이 들어가게 되거든요. 브라질리에의 신념은 딱 하나입니다. 이 그림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삶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 준다. 그리고 그림의 본질 자체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아름다움을 전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화가이기 때문에 그림을 딱 보면 굉장히 마음이 편해지는 걸 알 수 있어요.]

[앵커]

그런데 앙드레 브라질리에가 그런 신념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정우철/도슨트 : 이게 되게 중요할 것 같아요. 사실 저도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저런 삶의 아름다움을 전한다는 신념으로 지금 80년 이상을 그리고 계신데 그 정도가 되려면 아주 강력한 신념이 있어야 되잖아요. 사실은 아마 영화 좋아하는 분들 들어보셨을 텐데 2차 대전 당시에 브라질라가 덩케르크라는 지역에 있었습니다.]

[앵커]

참혹한 전쟁영화죠.

[정우철/도슨트 : 맞아요. 지금 화면에 나오는데 그 전쟁에 나오는 덩케르트 지역에 브라질리에가 일반인으로 살고 있었던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전쟁의 참혹함을 다 목격을 했던 거죠, 저 안에서. 지금도 기억이 난다고 해요. 불 타는 집들, 버려진 소총들 이런 것들을 보면서 그 당시 11살이었던 소년이 깨달은 거죠. 삶에 아픔이 많고 고통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내 그림 속에는 삶의 아름다움만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예요.]

[앵커]

저 아름다운 색채 위에 아픔이 있었던 거네요.

[정우철/도슨트 : 맞아요. 그래서 오히려 진짜 큰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상처받지 않은 척 하기 마련이죠. 그림이 너무 밝고 부드러울 때 그 속에 있는 화가의 아픔을 읽을 수 있으면 되게 좋죠.]

[앵커]

그림이 결국 참 작가한테는 아주 소중한 존재일 것 같아요. 그러니까 평생 그림을 통해서 아픔을 달래오신 거잖아요.

[정우철/도슨트 : 맞아요. 그리고 또 위로해 준 게 또 한 가지 있거든요. 그림을 좀 보면서 말씀드리고 싶은데 그림만큼 브라질라가 힘들 때마다 삶의 위로를 준 게 음악입니다.]

[앵커]

지금 선율이 나오고 있네요.

[정우철/도슨트 : 맞아요. 음악이 나오고 있는데 항상 음악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플 때마다 위로 받았고 예를 들면 모차르트, 슈베르트, 라벨 같은 음악가를 굉장히 사랑했다고 해요. 앞에 보이는 그림들은 콘서트장에 갔을 때 음악이 흘러나오면 눈을 감는다고 해요. 아름다운 선율을 느끼면서 머릿속으로 그 음악을 색으로 바꾸는 거죠. 보고 있으면 이때는 무슨 음악이었겠구나, 이때 무슨 음악이었겠구나. 무겁고 가벼운 분위기가 다 느껴지기 때문에 그걸 느끼면서 음악 들으면서 관리하시면 풍부한 관람이 될 겁니다.]

[앵커]

그러네요. 이어폰 딱 끼고 전시장에서 저런 그림을 봐도 색다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작가가 특별히 사랑했던 공연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정우철/도슨트 : 맞습니다. 음악 콘서트도 좋아했지만 사실 탱고를 그렇게 사랑했다고 해요. 탱고 자체가 아르헨티나에서 유행했던 춤인데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처음 탱고를 봤을 때 여행 갔을 때 딱 봤는데 그 강렬함과 음악에 매력을 느꼈다고 해요. 지금까지도 탱고를 굉장히 사랑합니다. 그래서 탱고 작품을 볼 때는 한번 유명한 영화가 있어요. '여인의 향기' 거기에 알파치노가 나오잖아요. 저 작품 앞에서 그 영화의 한 장면을 보면서 작품을 봐도 되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음악이랑 그림이 같이 딱 어우러지니까 정말 멋집니다. 음악, 춤. 그중에서 특히 탱고. 브라질리에의 예술 세계의 영감이 된 그런 원천이 됐던 요소들이 있는데 혹시 또 다른 존재가 있을까요?

[정우철/도슨트 : 또 중요한 게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브라질리에가 사랑하는 주제인데 의의로 말이에요.]

[앵커]

타는 말이요?

[정우철/도슨트 : 말을 지금까지 좋아한다고 해요. 누가 물어봤답니다, 말을 언제부터 그리게 됐는지. 이분이 프랑스의 작은 마을 소미르라는 곳의 출신인데 소미르는 굉장히 작은 시골마을이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브라질리에가 어렸을 때 딱 집밖에 나가면 우유 배달하는 말들, 땔감 배달하는 말들. 그리고 거기 유명한 게 또 승마 학교거든요. 학창 시절에는 승마학교 놀러갔다가 말들을 보면서 너무나 아름다웠다고 해요. 또 하나가 점점 말이 저렇게 단순화가 돼요. 단순화가 되면서 추상적으로 바뀌는데 자연과 하나가 되기도 하고요. 눈 오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존재하기도 합니다. 저 풍경을 보고 있으면 마치 진짜 저 자연이 느껴지는 것처럼 위로받는 감정이 들어요. 브라질리에가 추구하는 신념이 느껴지는 그림이죠.]

[앵커]

지금 나오는 그림을 보니까 아까 말도 분홍색에서 파란색으로 변하고 겨울 아까 풍경도 파란색이고 푸른 색감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정우철/도슨트 : 맞아요. 되게 눈썰미 좋게 보는데 보셨는데 브라질리에의 작품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색이 파란색이에요. 왜냐하면 이렇게 소개를 하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파란색을 굉장히 좋아했고. 지금 그림 그리는 모습이 나오잖아요. 저기 또 파란색을 칠하고 있잖아요. 흰 캔버스에 파란색 물감이 칠해질 때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해요. 우리 왜 가끔씩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볼 때 기분이 되게 좋잖아요. 아주 어릴 때부터 그런 풍경을 보는 게 행복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게 이 화가가 생각하는 파란색은 마음과 꿈의 색이라고 해요. 사람들에게 그 꿈의 색을 전달하고 싶었던 화가의 마음이었던 거죠.]

[앵커]

작가가 진짜 순수하고 맑은 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예술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뮤즈잖아요. 저도 사실 이 전시를 보고 오기는 했는데 지난번에 다뤘던 이중섭 화백의 뮤즈 마사코, 그리고 샤갈에게는 벨라가 있었잖아요. 이분에게도 뮤즈가 있었죠.

[정우철/도슨트 : 맞습니다. 너무 중요한 뮤즈인데 예술가들에게 그런 사랑하는 존재 뮤즈는 빼놓을 수가 없잖아요. 브라질리에는 샹탈이라는 여성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림을 보다가 여성이 나오면 대부분 샹탈이라고 생각하시게 되는데 지금 결혼식 장면이 나오잖아요. 1958년에 우연히 로마에서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로맨틱한 게 샹탈을 딱 보는 순간 첫눈에 사랑에 빠졌대요. 그리고 처음 만난 지 3개월 만에 결혼을 합니다.]

[앵커]

3개월 만에?

[정우철/도슨트 : 맞아요. 그리고 저렇게 부부의 사진이 공개되는데 너무 로맨틱했던게 뭐냐면 따로 포즈를 해 달라고 안 한대요. 아름다운 순간이 포착됐을 때 바로 그림을 그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두 분이 살아계시고 지금도 현재 뮤즈가 돼 주고 있어요.]

[앵커]

그런데 잠깐 나왔는데 그림에 있는 여성과 실제 부인이 닮았네요, 굉장히.

[정우철/도슨트 : 맞아요. 그리고 또 보다 보면 디테일하게 묘사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분위기를 그리는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어떤 현상이 생기냐면 묘사가 안 돼 있으니까 가끔 남성분들이 오셔서 그림을 본 다음에 마치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저 샹탈의 모습 속에서 떠올리기도 하는 거예요.]

[앵커]

투영을 하는 거군요.

[정우철/도슨트 : 이것도 지금 뮤즈인 자신의 부인을 그린 거군요.]

[앵커]

맞아요. 사랑 얘기가 너무 예뻐요.

[앵커]

실제로 샹탈 그림들을 보면 진짜 작가가 얼마나 사랑하고 애정의 눈으로 바라봤는지가 다 느껴지더라고죠. 그리고 제가 들었는데 만나기 전부터 그림에는 그렇게 그렸는데 샹탈을 우연히 만났을 때 처음으로 만났을 때 닮았대요. 그게. 자기가 상상했던 이상형이 나타난 거예요. 그래서 3개월 만에 결혼을 했나 봐요.

[정우철/도슨트 : 그게 너무 중요한 얘기인데 딱 짚어주셨어요. 그림을 58년에 만났는데 샹탈을 만나기 전에 그렸던 그림들도 되게 샹탈의 이미지와 비슷합니다. 화면에 보이는 것처럼 다 추상적이잖아요, 묘사하지 않고. 그런데 붓터치가 되게 부드러워요. 누구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실크 같다. 저 그림을 보시면 뭔가 솜사탕이 피어 있는 것 같아요. 부드러움과 우아함을 느낄 수 있는 거죠,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앵커]

그런데 도슨트님, 앙드레 브라질리에가 캔버스에만 그림을 그린 게 아니었죠.

[정우철/도슨트 : 너무 중요한 작품이 있는데 성당 내부 벽화를 꾸민 적이 있어요.]

[앵커]

벽에?

[정우철/도슨트 : 그래서 생블레즈 성당인데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죠. 우리가 여행 가면 성당을 또 빼놓을 수 없잖아요. 이 내부 벽화를 약 5년 동안 꾸몄다고 합니다. 너무 멋있죠. 벽에다 직접 그린 건데 사실 성당 내부 벽화는 그림으로 표현한 성서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 내용을 굉장히 잘 전달하기 위해서 저렇게 큰 사이즈에 그림을 그린 다음에 성당에 옮겨놨어요. 저런 작업들은 말이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만큼 성서를 표현하면서도 말을 그렸고 예수의 순함, 아담과 이브 이런 내용들이 다 벽화로 그려져 있습니다.]

[앵커]

오래 걸렸을 것 같아요. 저 성당의 그림도 푸른색이 많네요. 시간이 훅 가는데 혹시 마지막으로 작품 소개해 주실 거 있나요?]

[정우철/도슨트 :  사실 너무 중요한 작품이 있어요. 저녁식사라는 작품인데.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저녁식사고 보고 있으면 해 질 녁에 별빛이 보이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고 있잖아요. 브라질리에가 아까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전쟁을 겪었고 삶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던 화가인데 의외로 이분이 그리고자 하는 주제는 단순합니다. 우리가 다 겪고 있는 것들이에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저녁을 먹고 영화를 보고 콘서트를 보고 아름다운 자연을 볼 때 사람은 위로받고 행복해진다. 그걸 말하는 화가의 마음을 여러분들이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앵커]

앙드레 브라질리에 예술 세계는 사실 지금도 살아계시고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서 더 기대가 되고 또 이 짧은 시간 안에 다 담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합니다. 이게 전시회가 진행 중에 있죠?

[정우철/도슨트 :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현재 예술의전당에서 화면에 나오는데 앙드레 브라질리에 특별전이 진행되고 있어요. 그리고 중요한 게 뭐냐 하면 작품이 너무나 좋습니다. 화가가 직접 붓대고 그린 원화 120점이 와 있어요. 그리고 또 하나가 원화를 가져와도 앞에 유리막이 있느냐 없느냐가 되게 중요하거든요. 유리막을 다 걷어내서 브라질리에의 붓터치부터 그분의 숨결까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앵커]

앞에 장애물이 없이 생생하게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작품 전시회도 꼭 가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아까 탱고 음악 들으면서 부에노스아이레스 그림 본 거 김하은 앵커가 오늘 빨간색 드레스가 그 느낌이. 빠람빰빰. 이것까지 원했던 건 아닌데. 죄송해요. 잘 봤고요. 오늘 일상의 기쁨이 모이면 인생의 기쁨이 될 수 있다 이 메시지가 인상 깊었습니다. 예술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을 전한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얘기 잘 들었습니다. 정우철 도슨트님 고맙습니다.

[정우철/도슨트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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