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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이상민에 '정무적 책임' 제기…여당은 '방탄?'

입력 2023-01-0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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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에 대한 법적 책임을 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분위기입니다. 경찰 특수본이 책임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야당은 국정조사 이후 탄핵 추진을 통해서라도 정무적 책임만큼은 묻겠다는 입장입니다. 여당은 방어에 나섰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 (지난해 11월 7일) : 우리 경찰이 그런 엉터리 경찰이 아닙니다. 정보 역량도 뛰어나고,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냐 이거예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한 말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직후 '경찰 책임론'에 무게를 실었죠. "막연하게 다 책임지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상민 행전안전부 장관 등 정부 고위직에 대한 문책에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경찰청 특수본도 마찬가지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 상급 기관의 책임은 묻기 어렵다는 건데요.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며칠 전 (윤석열 대통령이) 일간지 인터뷰에서 하시는 말씀이 '정무적 책임도 책임이 있어야 묻는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이건 법적 책임입니다. 정무적 책임과 법적 책임을 혼용하고 계시는데 어제 드디어 특수본에서 지금 '용산' 자 들어가시는 분들만 수사하고 책임 묻고 끝내겠다라는 취지로 아마 하는 것 같습니다.]

참사의 책임은 용산경찰서·용산구청·용산소방서 등 1차 기관에 국한되는 분위기죠. 사실 이런 수사 결과는 처음부터 어느 정도 예견돼왔습니다.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을 감싸는 상황에서 특수본이 이 장관을 직접 수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는데요.

이 장관은 지난해 11월 소방노조로부터 고발 당해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죠. 유가족도 꼬리 자르기만 하지 말고 이 장관 등 상급자를 포함한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해왔는데요.

[조미은/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 씨 어머니 (지난달 1일) : 김광호, 윤희근, 오세훈, 이상민, 한덕수에 이르기까지 성역 없는 수사를 하고, 대한민국 재난안전 총괄 부처의 수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서는 파면을 원합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소환 통보조차 받지 않고 '법적 책임'을 면하게 된 셈입니다.

이제 민주당은 남은 카드인 '정무적 책임' 묻기에 집중하는 모습인데요. 어제(4일)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첫 청문회에서도 윗선 책임론을 부각하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김교흥/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행안부 장관 한번 소환 안 하고 이런 식으로 정부가 컨트롤타워 없이 진행됐던 건데 하급직들만 구속시키고 수사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 정말 통탄을 금치 못합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정무적 책임이라는 건 제가 이해하는 바로는 정치적 책임이고, 국민 정서법 위반죄에 해당되는 것을 묻는 겁니다. 대통령 중심제에서는 임기가 있는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기 때문에 주무장관에게 대속하는 그런 책임을 묻는 거죠.]

박홍근 원내대표도 특수본 수사에 대해 부실 수사라고 날을 세웠는데요. "권력엔 면죄부를 주고 일선에만 책임을 전가한 성역 있는 수사"라는 겁니다. 또, 청문회를 통해 행안부의 지휘 부실이 드러났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윤 대통령이 이 장관에 대한 인사 조치라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참사 초반 현장에 '경찰을 두 명밖에 보지 못했고, 현장 통제는 한참 동안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로써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의 지휘 감독 부실이 입증되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상민 장관을 파면해야 합니다.]

국정조사 다음 수순으로 민주당이 직접 이 장관 탄핵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했는데요.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민주당은 국정조사 후에 국민과 유족의 뜻에 따라 참사 중대 책임자로서 법적 책임을 넘어 이상민 장관의 정무적·도의적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입니다.]

국민의힘, 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방탄' 꼬리표 붙이기에 여념이 없죠.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노웅래 방탄, 또 사법리스크가 있는 이재명 당대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그냥 임시국회 한다'는 이런 비판을 피해 갈 길이 없습니다.]

내로남불일까요? 반대로 국민의힘은 '이상민 방탄'이란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은 없을 듯합니다. 어제(4일)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윗선보다 실무진 때리기에 급급했는데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일선 책임자들의 미흡한 대처를 지적하는 데만 열을 올린 겁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어제) : 증인이 지난번 증언했던 경비기동대 요청 내용, 확인할 수가 없다는 게 특수본 입장이에요. 이거 안 한 거죠?]

[이임재/전 용산경찰서장 (어제) : 저는 지금도 제가 지원 요청했다는, 지시했다는 내용에 대해서 변함이 없는 입장입니다.]

[박형수/국민의힘 의원 (어제) : 그러면 왜 집회가 끝났을 때, 그때 증인이 지휘하던 11기동대를 왜 배치를 안 했어요?]

[이임재/전 용산경찰서장 (어제) : 11기동대는 대통령실 야간의 전담 경호하는 전담 경호 부대입니다. 그걸 제가 그거를 임의로 빼서 핼러윈 행사에 배치할 수 있기에는 곤란한 부대이고요.]

주호영 원내대표도 직접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이상민 탄핵을 거론하는 민주당에 경고장을 날렸는데요.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민주당이) 이상민 장관 탄핵을 다시 들고 나온다면 국회가 다시 극한 대립과 갈등에 휩싸일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의 자제를 촉구합니다.]

주 원내대표는 특수본 수사에 대해서도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습니다. 정무적 책임에 대한 판단은 결국 대통령의 몫이란 점을 내세웠죠.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법적 책임, 그다음에 정치적 책임, 이런 걸로 갈라질 텐데 그런 결론이 나면 임명권자께서 어떤 판단을 하고 국민들에게 알릴 계기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사실 이 장관 말고도 정무적 책임을 져야 할 이는 또 한 명 있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윤희근 증인, 정무직이죠? 빨리 답변하세요. 정무직이죠? {네.} 정무적 책임이 있죠?]

[윤희근/경찰청장 (어제) : 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경찰 조직의 총책임자인 윤희근 경찰청장인데요. 윤 청장은 참사 당일 지인들과 등산한 뒤 충북 제천 인근의 캠핑장에서 잠을 잔 것으로 전해졌죠. 어제 청문회에서 윤 청장은 당시 술을 마셨다는 의혹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청장이 13만 준군사조직을 이끌고 있는 수장입니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조직입니다. 그런데 무슨 사생활 운운하세요.]

[윤희근/경찰청장 (어제) : 네, 의원님 지적 인정하고요. 제가 이번 사실 참사를 계기로 제가 주말을 포함해서 제 사생활에 대한 재정립을 해야 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그날 음주하셨어요? 그날 저녁에 음주하셨냐고요.]

[윤희근/경찰청장 (어제) :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할 수 있습니다. 그것까지 밝혀드려야 되나요? 음주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윤 청장, 어제 조응천 의원의 질의에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는데요. 사실 휴일에 술을 마신 게 위법이란 건 아닙니다. 다만 참사 당일, 서울에 각종 집회 시위가 예고된 데다 핼러윈을 앞두고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죠. 이 와중에 경찰의 수장이 사생활을 이유로 서울을 떠나 술을 마신 건 무책임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제가 뭐, 무슨 스토커도 아니고 호사가도 아니고 술 먹었는지, 말았는지 제가 무슨 관심이 있겠습니까? 어떤 상태에 있었길래 그랬냐, 그거 알기 위해 가지고 그런데 뭐, '휴일날 저는 술 먹으면 안 됩니까? 얼마나 술 먹었는지 내가 그걸 꼭 밝힐 필요가 있습니까?' 저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습니다.]

술기운 때문이었을까요? 윤 청장은 경찰청 상황 담당관의 참사 발생 보고도 2차례 놓쳤는데요. 자정이 지나서야 참사 발생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우리 군대에 있을 때 통신축선상에 있으라고 그러잖아요. 문자 한 번 놓치고, 전화 한 번 놓치고, 세 번째, 자정이 넘어가지고 통화가 됐거든요. 제일 늦게 알았습니다, 이 양반이. 그랬으면 '당신, 도대체 어떤 상황이길래 이렇게 늦게 알았냐, 경찰의 총수가 어떤 상태였는데' 그걸 좀 알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윤 청장의 태도에 가장 크게 분노한 건 역시나 유가족이었는데요. 오전 청문회 정회 직후 윤 청장은 유가족의 거센 항의에 잠시 주춤하기도 했습니다.

[나 할 얘기가… 아니 몰랐다는 게 자랑이야? 내가 범인이야? 저 사람을 잡아야지 왜 날 잡고 그래?! 아니, 진짜 너무들 하시네… 피해자는 우리인데… 아니 저 딱 한 말씀만 할게요. 아니, 몰랐다는 게 자랑이세요? {아니요, 자랑 아닙니다.} 그거는 조직관리를 잘못한 청장이 잘못이에요.]

자, 오늘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정무적 책임이 거론되는 '윗선' 2명에게 '줌 인'해봤는데요. 지금 윗선은 법적 책임과 정무적 책임이 별개라는 걸 미처 알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노래로 대신하겠습니다.

[이적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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