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인터뷰] 고건한 "'군검사 도베르만' 덕분 군대 두 번 간 느낌"

입력 2022-05-12 09:02 수정 2022-05-12 09:0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고건한고건한
배우 고건한(33, 본명 김민규)이 tvN 월화극 '군검사 도베르만' 윤상기 역으로 유쾌한 매력을 발산했다. 안보현(도배만)의 충직한 부하로 사건마다 주요 역할을 해내는가 하면, 신문기자, 노숙자 등으로 변신해 분위기 메이커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시너지를 발휘한 '군검사 도베르만'은 최종회 10.1%(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 중 깨방정 윤상기 캐릭터를 차지게 소화한 고건한은 실제로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었다. 저음 보이스와 진지한 눈빛, 말할 때 묻어나는 경상도 사투리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반전남이었다.

-종영 소감은.

"마지막에 10%를 찍고 끝나 감회가 새로웠다. 초반엔 그런 높은 시청률을 예상하지 못했다. 시청률이 잘 나와 기쁜 마음도 있고 끝난 것에 대한 아쉬운 마음도 있다."

-가족들이나 지인들 반응은 어땠나.

"어머니가 재밌게 봤다고 하더라. 그게 가장 큰 응원이고 힘이었다. 군대 이야기였지만 어머니가 좋아한다니 새로웠고 많은 분이 어머니처럼 편안하게 볼 수 있었던 작품 중 하나였다란 생각이 든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군법정을 소재로 한 국내 첫 드라마였기에 설렘과 기대를 가지고 촬영에 들어갔다. 에너지 자체가 너무 좋았다."

-배우 안보현, 조보아와의 호흡은.

"보현이는 88년생 동갑내기라서 빨리 친해졌다. 가까운 동네에 살기도 하고 이외의 공통분모가 제법 많았다. 신도 둘이서 마주하는 신이 많아 편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보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나이스 한 친구다. 긍정의 기운이 너무 좋은 친구라 처음부터 내게 많이 다가와줬다. 보아 덕분에 빨리 친밀해진 것 같다."

-군을 배경으로 해서 군대 시절이 떠올랐을 것 같다.

"촬영했던 장소가 강원도 양양에 있는 군대스러운 세트장이었다. 군복을 입고 만나니까 군에 있었던 시절이 생각나더라. 시청자 입장에서 작품을 봤을 때도 군 생활에 대한 기억이 많이 나더라."

-실제 어떤 군인이었나.

"이 작품을 하면서 과거 군 생활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있었다. 그냥 축구 좋아하는 사람?(웃음) 군 생활을 썩 잘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군 생활이 어려웠다."

-윤상기 캐릭터를 연기할 때 어떤 점에 주목해서 연기했나.

"윤상기는 군인인데 군인 같지 않은 점에 초점을 맞췄다. 감독님이 이 점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드라마 안에서 다양한 역할들이 있지 않나. 랩도 했다가 기자도 했다가 노숙자로 분해 주주총회에서 난리도 치고.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어 즐거웠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다 보니 대리만족을 많이 느꼈겠다.

"나뿐 아니라 다른 배우분들도 많이 느끼겠지만 연기할 때 느끼는 쾌감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다. 쾌감 때문에 연기하는 것도 있다."

-중사인 군수사관 역할을 하면서 '다나까' 말투에 중독되지는 않았나.

"군대 '다나까'처럼 특유의 뉘앙스가 있었다. 말투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농담 삼아 대화할 때 그런 식으로 농담을 하기도 하고, 군에서만 할 수 있는 행동들을 평상시에도 장난으로 하고 그랬다."

-'군검사 도베르만'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군대를 두 번 간 느낌으로 기억될 것 같다.(웃음) 남자에게 군대는 인생에서 아주 강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데, 군복도 다시 입어보지 않았나. 아주 강력하게 남겨져 있는 것 같다."
 
고건한고건한
고건한고건한

-드라마 끝난 후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

" 이제 일상으로 복귀하는 시기인 것 같다. 어느 정도 밥도 챙겨 먹기도 해야 하고. 평소 좋아하는 산책도 하면서 마음 정리를 하려고 한다."

-혼자 살고 있나.

"고향 대구에서 부산을 간 게 20살 때부터니까 15년 정도 혼자 산 것 같다. 아직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먹는다. 어머니 김치가 없으면 한 끼 해결하기 힘들다. 요리는 집에 있으면 엄마 김치로 만들 수 있는 김치 볶은밥이나 김치찌개, 파스타 같은 걸 만들어 먹는다."

-요즘 관심사는.

"당근마켓 매력에서 못 헤어 나올 것 같다. 중독성이 있더라. 원래도 구제형을 좋아한다. 다른 사람의 때가 묻어있고 흔적이 있는 걸 좋아하는데 당근마켓이 그렇지 않나. 고스란히 이어받아 쓰는 재미가 있고 서치 하기 시작하면 시간이 금방 가더라. 옷도 많이 팔아봤고 신발이나 시계, 생활제품도 팔아봤다. 주로 파는 것 위주인데 가끔 내가 많이 팔았다 싶으면 하나 정도 구입한다.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경제적인 것도 직접 관리하고 있나.

"아무래도 20살 때부터 혼자 살았으니까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때부터 돈에 대한 개념이 생겼고 나이가 차면서 돈의 범위들이 커지고 집에 대한 문제들이 생기지 않나. 좀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다."

-2011년 연극 '안티고네'로 데뷔해 올해 데뷔 12년 차가 됐다.

"일단 서울 오고나서부터 정신없이 보낸 것 같다. 부산에 있을 때는 인생을 즐기면서 나름 일상의 여유를 가지면서 지냈는데 서울 온 이후부터는 그런 것들을 많이 놓치고 산 것 같다. 지금이라도 붙잡고 살려고 한다. 일상의 행복들, 소소한 행복을 누리려고 한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무엇인가.

"어린이대공원을 걷는 것, 그리고 그 주변에 있는 백반집을 찾아서 백반 여행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인 것 같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입시 준비를 하지 않나. '뭐하지?' 고민하던 중 매일 이어폰을 끼고 있는 친구를 보게 됐다. 알고 보니 뮤지컬 배우를 꿈꾸며 뮤지컬 학과를 준비하고 있는 친구였다. 그거에 자극을 받았는지 '나도 하고 싶은 걸 해야지' 생각이 들었고 중학교 때 영화를 좋아했던 감성이 피어올랐다. 무턱대고 입시학원도 안 다니고 검색해서 연극영화과 두 곳을 지원했다. 그중에 경성대 연극영화과에 붙어서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전엔 꿈이 없었나.

"별생각 없이 인문계 학생으로 학교 수업 성실히 듣고 축구 좋아하고 농구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특별한 꿈은 없었다. 대학교 1학년 때도 학교 생활을 열심히 못했다. 자유분방한 예술을 꿈꿨는데 기수 체계가 엄격해서 잘 적응하지 못하다가 연극 맛을 봤고 그렇게 배우란 꿈을 가지게 됐다. 연기가 좋아서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달렸다."

-인생의 좌우명은.

"특별히 어떤 좌우명을 생각하면서 살지는 않았는데 예명 고건한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2019) 때부터 고건한이라는 이름을 썼다. '매사에 정도를 넘지 않고 알맞게 조절하고 절제해 건강하고 굳센 삶을 이루라'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연기와도 맞아떨어지는 게 있어 배우란 일을 하면서 이 뜻을 상기시키며 살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반기 계획은.

"시간적 여유가 되고 마음적 여유가 된다면 여행을 가고 싶다. 마음 같아선 가본 적이 없는 미국도 가고 싶은데 과거 후쿠오카 영화제를 간 적이 있다. 그때 기억이 좋아서 그때의 기억을 느끼면서 다시 여행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부산에서 연극을 했는데 서울에서는 연극을 못해봤다. 기회가 있다면 연극도 해보고 싶고, 드라마에서 아직 못 해본 장르도 많고 영화도 마찬가지다. 무엇이든 도전을 해보고 싶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드라마 '꼰대인턴'의 오 대리,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의 김선우, 최근에는 '군검사 도베르만'의 윤상기처럼 극 중 어떤 캐릭터의 고건한이 좋은 것 같다. 그게 제일 듣기 좋은 말이고 앞으로도 듣고 싶은 말이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김진경 기자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