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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숭례문 단청, 왜 벗겨졌나? 홍창원 단청장 인터뷰

입력 2013-10-09 09:13 수정 2013-10-0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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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복원된 지 5개월밖에 안됐는데, 숭례문의 단청 일부가 벗겨진 원인이 무엇인지, 또 보수는 어떻게 할 수 있는 건지, 숭례문 복원공사에서 단청 작업을 총지휘한 홍창원 단청장 전화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단장님 안녕하세요?

[홍창원/단청장 : 예, 안녕하십니까.]

Q. 어제(8일)까지 벗겨진 곳이 20군데 정도 확인됐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위가 벗겨진 겁니까?

[홍창원/단청장 : 네. 서까래 분홍색 꽃 부분에 부분적으로 균열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그 원인은 분홍색 부분에 호분을 칠한 곳이 나타나고 있고요. 단청 뚜껑을 칠할 때 바탕색을 칠한 다음에 여러 문양을 그리는데요, 바탕색이 진녹색이라 채색하거든요. 화학 안료는 선명도가 밝아서 분홍색·황색은 1회만 칠해도 선명도가 밝게 나오는데요. 전통 안료는 색상이 다르지만 2~5회까지 칠하게 되거든요. 아무래도 안료 층이 두껍게 되는거죠. 특히 분홍색을 진녹색 위에 칠하면 바탕색이 어두워져 선명도도 어두워지기 때문에 호분을 칠하고 분황색을 칠하면 선명도가 밝아지거든요. 경복궁이나 부석사 같은 곳의 옛 단청을 보면 호분을 칠하고 분홍색이나 황색을 칠하게 되죠. 제 은사님이나 예운 스님 같은 분들은 조선시대에 중국 단청 안료를 수입했을 땐 선명도가 약해서 거기에 호분을 칠하곤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기도 했습니다.]

Q. 안료 문제를 제시하셨는데요. 언론에서 보니까 (숭례문 단청에) 일본산 안료를 쓰는 것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습니까? 반발이 있어서 검증되지 않은 국내산 재료를 급조해서 쓴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는데요?

[홍창원/단청장 : 그건 잘못된 얘기입니다. 국내산 안료는 호분과 석간주라는 건데 호분은 단청 문양 쪽이 아니라 천장에 백색 넓은 부분만 칠했고요. 석간주는 기둥 색에만 칠했기 때문에 문양에 색상이 안 들어간거죠. 안료나 재료의 문제는 없고요. 결국 좀 더 선명도를 밝게 하기 위해 두 번씩 칠해서 안료 층이 두꺼워졌습니다. 거기서 균열이 생기고, 다 그런게 아니라 붓이 한 번씩 더 닿은 곳에 부분적으로 균열 및 탈락이 생겼습니다.]

Q. 일부 전문가들은 단청 작업 현장에서 쉰 냄새가 났다며 접착제인 아교가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했는데요?

[홍창원/단청장 : 그것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얘기할 수 있어요. 아교 자체는 시궁창 냄새가 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아교 만드는 공장을 민원 때문에 못 짓습니다. 또 우리가 쓰는 호분이 종이가루거든요. 종이가루를 미리 숙성시키면 냄새가 나거든요. 그렇게 혼합된 냄새들이 종합적으로 나는 것을 가지고 전문가라면 그런 이야기를 할 리가 없습니다.]

Q. 알겠습니다. 공사 기간을 빠듯하게 잡고 기간을 맞춰 숭례문 복원을 무리하게 진행하다보니, 단청 벗겨짐 현상도 무리한 일정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홍창원/단청장 : 그건 별개죠. 단청 공사할 때 더 빨리 하면, 더 묽게 붓이 두 번씩 안가면 더 탈락이 안 될 수 있겠죠. 그런 건 아니고 정성들여 너무나 지나치게 예쁘게 하려다보니 색상이 어두운 데는 한 번씩 더 칠해서 그런 것입니다. 공사 기간이나 재료에서는 문제가 없습니다. 사람이 하다보면 색상이 미묘하거나 아쉬우면 한 번씩 더 입히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오류가 생긴거죠.

[앵커]

국보 1호 숭례문, 우리의 자랑이자 자존심 아니겠습니까? 아무쪼록 철저한 원인 분석과 제대로 된 보수가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오늘 연결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홍창원 단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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