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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배운 '한' 도서관으로…김학임 할머니가 남긴 배움터

입력 2012-02-1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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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국내 유일의 여성전용 도서관이 성차별을 이유로 국가 인권위원회의 지적을 받았는데요. 이 도서관이 문을 열기까지 지금은 고인이 된 한 독지가 할머니의 사연이 있었습니다.

곽재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충청북도 제천 시내에 1994년 문을 연 국내 유일의 여성전용 도서관.

3층 짜리 아담한 도서관은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의 성차별 시정 권고로 느닷없이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이 도서관엔 여성 전용이라는 문패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고 김학임 할머니의 사연이 있습니다.

15년 전 돌아가신 김 할머니는 지금 시가로 수십억 원에 달하는 도서관 부지를 제천시에 기증했습니다.

도서관 인근 시장에서 50여 년 간 삯바느질과 김밥 장사를 한 할머니는 100평 정도의 땅을 기부하며 이 곳에 꼭 돈 없는 사람의 배움터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평생 배우지 못하고 가난했던 삶을 다음 세대가 되풀이 하지 않게 해달라는 뜻이었습니다.

[박광신/고 김학임 할머니 조카 : (재산을) 찔끔찔끔 모아 그 땅을 마련해서 세상을 뜨기전에 좋은 일을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제천 시민을 위해 기증을 한거에요.]

제천시는 남녀 공용 도서관으로는 다소 좁은 부지에 할머니의 뜻을 기리고자 여성 전용 도서관을 지었습니다.

[신은비/제천여자중학교 : 할머니께서 평생동안 김밥 파신 돈을 기부해서 지으셨다고 (학교에서 배웠어요). 다른 도서관보다 더 편한 느낌이 아무래도 있죠.]

인권위 권고를 받은 도서관 측은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김순자/여성전용도서관 팀장 : 지금 당장은 (인권위 권고) 그걸 그대로 시행한다는 건 문제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성 차별 논란이 일기는 했지만 김 할머니의 소망은 지금도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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