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방콕에서 만난 '다양성'…성소수자를 보는 두 사회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x JTBC][앵커]
오늘(14일) 서울에서는 성소수자들의 축제가 열렸습니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이 8년 만에 인권위 불참을 선언하자,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참여하는 등 갈등이 있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에 열린 태국에서의 성소수자 축제 현장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저희 JTBC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공동으로 성소수자를 대하는 두 사회의 시선을 취재했습니다.
김지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30도 넘는 더위였던 오늘, 무지개 부채와 우산으로 햇볕을 막아봅니다.
무지개 옷과 깃발을 펄럭이며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그래도 웃습니다.
바로 길 건너편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동성애를 반대한다'며 구호를 외쳤습니다.
올해 26년째인 퀴어퍼레이드,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특히 2017년부터 참여해 온 인권위원회가 안창호 위원장의 선언으로 불참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직원들 스스로 모금을 해 부스를 차렸습니다.
[최준석/인권위 성차별시정과 조사관 : 그동안 인권위가 지향해온 가치,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와 같이 연대하고 지지하는 가치에 반하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 한복판은 갈라졌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의 시선도 여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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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는 좀 다른 곳도 있었습니다.
지난 1일 열린 태국 방콕 프라이드 축제 현장입니다.
방콕 시내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행렬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환영합니다.
축제를 즐기러 나온 시민들은 방콕 시장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기쁨을 나눕니다
[차차 싯티판/방콕 시장 : 다양성을 가진 모든 사람을 존중하고 있어요. 이 행사는 모두를 포용하는 자리입니다. 내년에는 더 크게 열릴 거고, 한국분들도 언제든 환영합니다.]
이날 행사엔 약 30만명이 참여했습니다.
[동성커플 : 그동안 TV로만 봤는데, 직접 와 보니 너무 행복해요. 모든 사람들이 성별 상관없이 사랑하는 모습을 봤고, 이게 바로 우리가 꿈꿔온 사회에요.]
소수에 대한 존중은 경제 효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팃 아피싯/프라이드 축제 기획자 : 혼인평등법 통과 이후 연간 800억바트(약 3조원)의 성장, '무지개 경제'가 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성소수자들은 경제를 이끌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김재식 / VJ 허재훈 / 영상편집 최다희 / 공동기획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단독] 의혹마다 등장하는 '김건희 계좌관리인' 이종호…금감원, 이달 중 결론[앵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저희가 새롭게 취재한 내용으로 이어가겠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이자 김건희 여사의 계좌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씨가 '멋쟁해병'이란 카톡방에서 '삼부체크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게 드러나며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이 시작됐죠. 그런데 저희가 더 취재해보니 이 모임엔 이씨 말고 또 다른 주가조작범이 있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김지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김지아 기자]
지난해 6월 JTBC는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연관된 한 단톡방을 입수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 이종호 씨가 포함된 '멋쟁해병'이란 이름의 대화방입니다.
대화 도중 이씨는 "삼부 내일 체크하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다음 날부터 삼부토건 주식은 폭등했습니다.
이 대화방 멤버는 이씨 외에 대통령 경호처 출신 송모 씨, 현직 경찰 최모 경위, 사업가 최모 씨, 그리고 공익신고자 김규현 변호사였습니다.
해병대 출신 친목 모임입니다.
당시 이 단톡방에는 들어가있지 않지만 '멋쟁해병' 모임을 함께 하던 멤버가 한 명 더 있었습니다.
임성근 전 사단장이 초청한 2023년 쌍룡훈련.
맨 왼쪽에 선 인물은 주가조작범 윤모 씨입니다.
알고 보니 허위공시와 주가조작 등으로 징역 3년 실형을 받은 이력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윤씨에 대해 "무자본 M&A를 숨기거나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했다"고 판단하며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멋쟁해병' 모임엔 이씨와 윤씨, 두 명의 주가조작범이 있었고 공교롭게도 멤버들 대화에서 '삼부 체크하라'는 메시지가 나온 겁니다.
금감원은 이런 정황에 주목해 이들의 계좌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에서 시작한 멋쟁해병 단톡방은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으로 곧장 연결되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보신 것처럼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이 모임 멤버 중 주가조작범이 또 있었단 사실을 저희가 확인했습니다. 게다가 이 새로운 인물이 임성근 전 사단장 규명로비 의혹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나오는데 취재기자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임지수 기자,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김건희 여사가 연루됐단 의혹이 나오는 것도 이 모임 멤버들 때문이었잖아요?
[임지수 기자]
사건 발단으로 가보겠습니다.
지난해 저희가 확보해 보도한 '멋쟁해병' 카톡입니다.
5월 14일 이종호 씨가 "삼부체크"라고 말합니다.
이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이자 또 김건희 여사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틀 뒤 젤란스키 우크라이나 영부인이 김건희 여사를 만났고요.
일주일 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을 위한 포럼에 참석합니다.
이 포럼에서 삼부토건은 여러 건의 재건 MOU를 맺습니다.
국토부는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전체 재건 사업 규모는 1200조원을 넘는다는 예상까지 나왔습니다.
이 기간 동안 계속 상승하던 주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에 방문한 7월 최고점을 찍습니다.
[앵커]
저희가 새롭게 취재한 윤모 씨. 이 인물은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거죠?
[기자]
지난 2023년 7월 채 상병은 수해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윤 전 대통령 격노설과 함께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은 책임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왜 대통령이 일개 사단장때문에 격노할까, 의문이 커졌습니다.
여기서 등장한 게 도이치 주가조작 공범 이종호 씨입니다.
'멋쟁해병 카톡방' 멤버인 이 씨가 김 여사에게 임 전 사단장을 위해 구명 로비를 벌인 정황이 담긴 녹취를 저희가 보도해드렸습니다.
이런 이씨와 김 여사는 삼부토건 주가 조작 사건과도 관련을 의심받고 있는데요.
다시 이씨를 중심으로 보겠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금감원이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당사자로 '멋쟁해병' 모임 멤버인 윤모 씨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해드렸습니다.
윤씨는 이종호 씨와는 10년 이상 인연을 맺어 왔다고 합니다.
저희 보도 직전 윤씨가 입장을 밝혀왔는데,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며 "금감원 조사를 받으러 간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삼부 주가조작은 사실이라고 들었다"며 "다른 사람들이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렇게 윤 정권 관련한 큰 의혹들이 일 때마다 이종호 씨가 등장하면서 의혹이 짙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윤씨가 이종호 씨랑은 10년 이상 인연을 맺었고 임성근 전 사단장과도 같은 시기 근무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친분이 없다"고 저희에게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금감원 조사는 어디까지 진행됐나요?
[기자]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번 달 안에 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김 여사와 원 전 장관의 관련성, 들여다보고 있다고도 말했는데요.
최근 우크라이나 포럼을 주최했던 이양구 전 우크라이나 대사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전 대사는 삼부토건 관계자들과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들이 만나는 자리를 주선해주기도 했습니다.
즉, 금감원이 단순 주가조작 사건이 아니라 정부 기관이 직간접적으로 동원됐는지를 살펴보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이 전 대사는 "재건 포럼이 주가 부양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저희에게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김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