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 입는 것' 다 줄이자…빚더미 자영업자 고통 심각[앵커]
이렇게 정부가 민생지원금 카드까지 꺼내든 건 국민들의 지갑이 닫히고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얼마나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지, 이게 우리 경제 활력을 어떻게 떨어뜨리고 있는지, 박준우, 공다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준우 기자]
수도권에서 자녀 한 명을 키우는 김아영 씨 부부는, 올들어 외식비를 크게 줄였습니다.
지난 한해 3인 가구인 김씨 부부가 지출한 외식비는 총 400만 원.
반기에 200만 원을 쓴 셈인데 올 들어 현재까지 외식에 쓴 돈은 140만 원 수준입니다.
1년 전보다 30% 덜 쓴 겁니다.
[김아영/30대 맞벌이 부부 : 저녁에 외식하거나 술 한잔하거나 이런 일들이 작년에 잦았던 거 같은데 올해는 자제하고 있어요. 그냥 대형마트 가서 맥주를 사 온다거나…]
음식 뿐만이 아닙니다.
옷값 역시 지난해 반기에 약 150만 원이 들었지만, 올해는 80만 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김아영/30대 맞벌이 부부 : 옷은 그냥 요일별로 정해놓고 유니폼처럼 입고 있어요. 신발도 계절에 따라서 정해서 신고 있고요.]
혼자 사는 30대 직장인 차회인 씨는 대출이자 부담과, 뛰는 먹거리 물가에 늘상 해오던 취미생활도 바꿨습니다.
[차회인/30대 1인 가구 : 수상스키가 10분 타는데 5만원씩 하다 보니까 비싸서 다른 취미 찾다 보니까, 비슷하게 물에서 할 수 있는 서핑 이런 거는 보드를 종일 빌리는데 2만원 정도에 빌려서…]
주변에서도 가성비부터 따지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차회인/30대 1인 가구 : 요새는 자전거 타시는 분들이 꽤 많이 사라지고 러닝으로 많이 갈아타는 게 보이긴 합니다. (자전거가) 소모품 교체하거나 타다 보면 조금씩 바꾸고 싶은 것들이 생기는데 그런 게 워낙 비싸다 보니까…]
경기 침체가 길어질 거란 비관적인 전망에 소비자들이 전례 없이 줄일 수 있는 건 다 줄이는 추셉니다.
실제 불경기에도 줄어든 적이 없었던 사교육비는 올해 1분기 5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김정식/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 왜냐하면 생활 물가가 많이 올랐고, 기준금리는 인하하지만, 스트레스 DSR 이런 것 때문에 대출 금리는 높거든요. 결과적으로 소비 여력이 없어져서…]
한 가구가 벌어들인 소득 가운데, 소비에 얼마나 썼는지 보여주는 평균소비성향은 10년 전보다 3.3% 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늘어난 부채와 주거비 부담 등으로 모든 연령대가 지갑을 닫고 있는 겁니다.
[공다솜 기자]
이렇게 소비가 줄며 자영업자들은 이자를 낼 돈도 빠듯해졌습니다.
경기침체 바로미터인 자영업자 은행 연체율은 0.67%로, 평균 연체율을 훨씬 웃돌았는데요.
일부 은행은 자영업자 대출 부실 정도가 1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는데 얼마나 심각한 건지 제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는 채무 조정을 상담하려는 자영업자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A씨/의류도매상 : 작년 11월달부터 이상하더라고요. 왜냐하면, 11월 초면 겨울옷이 나가야 하는데 건너뛰었어요. 30년 만에 처음이거든요. 한 2년, 3년 딱 계단식으로 내려왔는데 작년에 이제 터진 거예요.]
가뜩이나 부진했던 내수에 내란 사태가 기름을 부으며, 올해 1분기 자영업자 평균 매출은 한 분기 만에 10% 넘게 급감했습니다.
손을 벌릴 곳은 카드론이나 사채밖에 없지만 제도권 금융보다 높은 금리 때문에 유일한 생계 수단마저 압류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B씨/덤프트럭 기사 : 화물차를 갖고 다른 일을 했는데 경제가 안 좋으니까 돈을 갚아야 되니까 담보를 잡았으니까 돈을 못 갚으니까 차를 갖고 간 거지. 배달도 하고 먹고살려고 그런데 안 되는데 뭐…]
폐업마저 쉽지 않습니다.
[C씨/자영업자 : 그냥 사업자만 들고 있는 거죠. 폐업을 할 상황도 아니고 장사도 못 하고. 직원들 쓰니까 (폐업하면) 퇴직금 나가야되고 그래서 그게 또 빚으로 안고…]
이렇게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자영업자가 늘자, 새 정부는 일부 빚을 탕감해 주는 이른바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 중입니다.
금융당국은 자영업자들이 코로나 때 빌린 장기 소액 대출의 연체 규모를 파악 중인데 무엇보다 재원 마련 방법과
이미 빚 갚은 사람에 대한 역차별 논란을 어떻게 불식할지가 관건입니다.
[영상취재 방극철 이경 김준택 신동환 / 영상편집 임인수 / 영상디자인 김현주 김관후 신재훈]
[인터뷰] 중동 리스크, 트럼프 관세…우리 경제 대응은 어떻게?■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안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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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중동 리스크 등 우리 경제에 미칠 이슈들에 대해서 정철진 경제평론가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최근에 이스라엘과 이란이 충돌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을 하고 있고 또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원유와 가스의 중동 의존도가 높은 편이잖아요. 이게 길어지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정철진/경제평론가 :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 기본적으로 화석연료와 반값 유가 아니었습니까?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반값 유가 정책은 대성공을 했거든요. 배럴 당 60달러 밑까지 유가를 떨어뜨렸는데 여러분 알다시피 이번 사건 터지게 되면서 장중의 거의 12% 넘게 폭등을 했고 이제 배럴당 70달러 후반대까지 튀어올랐습니다. 이렇게 되고 이것이 길어지게 되면 당장 우리 기업들, 원가 부담 커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한 가지만 꼽으라면 역시 '물가 불안'입니다. 그동안의 기름값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서 우리도 물가를 낮췄고 이런 낮은 물가 때문에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의 여지가 컸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당장 다음 주부터 아마 우리 정유사들 또 시중 기름값 올릴 것 아니겠습니까? 물가 불안을 첫손에 꼽아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한 가지. 곧 있을 G7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날 텐데 다음 달 8일까지가 시한인 줄라이 패키지 협의를 놓고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요?
[정철진/경제평론가 : 지난주 목요일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2주 내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담은 서한을 보내겠다. 이건 바꿔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 미국 측은 일본, 특히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원한 것들은 이미 픽스를 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아마 이번에 G7에 가서 만나거나 긴 만남은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의 타협을 하게 될 경우에, 만나게 될 경우에 저는 크게 두 가지 정도를 일단 우리가 얻어오면 대성공이다 보고 있는데요.]
[앵커]
뭐가 있을까요?
[정철진/경제평론가 : 첫 번째는 자동차 관세입니다. 이건 일본도 주력하고 있는데 현재 품목별 관세는 25%인데. 이걸 트럼프는 더 높이겠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영국처럼 저는 한 10% 정도까지만 떨어뜨리는 것 하나. 그리고 두 번째는 역시 방위비와 국방에 대한 부분입니다. 아마 이 2개를 최고조로 우리가 얻겠다는 생각을 갖고 반대급부적으로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 가령 조선이라든가 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라든가 이런 것을 레버리지 전략으로, 지렛대 전략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하면서 세제 지원 얘기를 하기도 했고 민주당 같은 경우에는 상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이야기했잖아요. 이런 것들이 주가를 부양하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세요?
[정철진/경제평론가 : 저는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요. 지금 이야기한 것들만 입법화 혹은 강력하게 추진된다면 저는 그동안 K증시를 눌러왔던 불공정, 불투명의 저평가는 크게 해소될 것이다라고 보고 있는데요. 크게 한 3가지 정도가 빠르게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첫 번째가 역시 상법개정안이고요. 두 번째가 이재명 대통령도 언급했던 배당 성향 35%, 세 번째가 지주사에 대한 PBR 0.8배 기준입니다. 뒤에 2개는 번 돈의 35% 정도를 배당을 하게 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 등을 조금 깎아주는 것들 또 지주사들에 대해 주가 상승을 통해서 PBR 0.8배가 넘으면 최대 주주 할증, 증여세, 상속세를 좀 깎아주는 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상법개정이라고 보고요. 당초에는 지난주 본회의에 처리됐어야 하는데 새로운 지도부가 철회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상법개정안만 가장 빠른 시기에 먼저 통과시키고 나면 아마 우리 국민들도 또 국내 투자자들도 상당한 믿음을 가질 것 같아요.]
[앵커]
끝으로 짧게 한 가지만 더 여쭤보고 싶은데요. 지금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가 않잖아요. 서울 집값이 너무 오르고 있는데 이거는 왜 이렇게 오른다고 보고 또 어떤 대책이 있어야 될까요?
[정철진/경제평론가 : 일단 현황부터 말씀드리면 서울 집값이 19주 연속 상승을 했습니다. 강남 집값은 역대 우리 최고치, 우리가 201년에 다 최고치를 찍었거든요. 넘었었고. 지난주에 이제 마포구, 양천구도 전 고점을 갱신을 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곳이 서울에서는 노도 전 고점을 80%까지 왔고 만에 하나 노도 전 고점까지 수도권에 퍼지게 되거든요. 일단은 이런 여러 가지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과거에도 진보 정권, 민주당 정권이 잡으면 부동산이 오른다라는 그런 것들도 또 하나가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 부동산을 규제한다기보다 증시라든가 새로운 산업 쪽에 더 활황을 시켜서 유동성의 물꼬를 바꾸는 이런 전략을 피고 있거든요. 다만 부동산 규제를 강력하게 하지 않겠다고 얘기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의 흐름이 계속되게 된다면 저는 규제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그리고 만약에 정말 부동산 규제를 할 수밖에 없다면 저는 최소한보다는 처음부터 가장 강력하게 규제를 하는 것이 과거의 문재인 정부라든가 노무현 정부 때 시행착오를 줄이는 게 아닐까 또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철진 경제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