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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멈추게 하진 못해도…" 음악으로 답한 하루키

입력 2022-03-21 20:32 수정 2022-03-2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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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끔찍한 전쟁 속에서 음악이 무슨 소용일까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평화를 말하며 일일 라디오 DJ로 나선 세계적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의문에 의미심장한 답을 남겼습니다.

정재우 기자입니다.

[기자]

공습 소식에도 묵묵히 피아노를 치는 사람들, 방공호 안에서 추위는 두렵지 않다고 노래한 소녀.

언제 끝날지 모를 전쟁 속에서 음악이 우크라이나를 위로하지만, 때론 음악에 무슨 힘이 있나 싶은데, 하루키의 얘기는 이렇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소설가 : 아쉽게도 전쟁을 멈출 힘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듣는 사람에게 '전쟁을 멈춰야 해' 하는 기분을 불러일으킬 힘은 있습니다.]

특별 라디오 DJ로 나서 직접 고른 음악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생각을 말했습니다.

첫 곡을 고르며 "노인들이 시작한 전쟁에서 목숨을 잃는 건 젊은이들"이라고 날카롭게 꼬집었고,

[Never Die Young/James Taylor : 붙잡아요. 붙잡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추락하게 두지 말아요.]

평화를 노래한 '이매진'의 가사를 읽으며 어떤 마음인지 털어놓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소설가 : 꽤 낙관적인 가사지만 직접 부르는 걸 듣고 있으면 역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꾸준히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온 하루키.

2017년 출간한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에선 난징 대학살 때 일본의 만행을 직접 언급하는가 하면, 2년 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치자 자신의 서재에서 라디오를 진행하며 사람들을 위로했습니다.

이때 코로나와의 싸움을 전쟁에 비유하는 정치인들을 비판하면서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소설가 (2020년 5월) : 죽이기 위한 힘의 싸움이 아니라 살리기 위한 지혜의 싸움이죠. 적의나 미움은 필요 없습니다. 간단히 전쟁에 비유하고 싶지는 않아요.]

2009년 문학상을 받는 단상에 올라 "계란으로 바위를 칠 때, 언제나 계란의 편에 서겠다"고 말한 소설가는 이번엔 말과 노래로 평화의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화면출처 : 도쿄FM·유튜브 'ryderup')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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