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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 인터뷰] 이준호 "백상, 더 할 나위 없이 기뻤다..2PM도 축하"

입력 2022-06-24 11:58 수정 2022-06-2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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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이준호
꿈을 이룬 그 순간은 영원이 되었다.
배우 이준호(32)는 꿈을 꾸는 사람이자, 꿈을 이룬 주인공이다. 전역 후 복귀작이었던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화제성과 시청률 올킬에 성공했다. 정조 이산 연기에 대한 호평까지 잇따르며 인생 캐릭터를 경신, '이준호의 계절'이란 말까지 나왔다. 대세 이준호의 행보는 지난 5월 열린 58회 백상예술대상에서도 이어졌다. 틱톡 인기상에 이어 TV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 수상자로 호명되며 2관왕을 차지했다. 바라는 꿈과 현실이 다를 수도 있었지만 꿈과 현실을 동일선상에 놓는 저력을 발휘했다. 데뷔 15년 차에도 현재 진행형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이준호는 2PM 준호에 이어 배우로서도 자신의 입지를 보다 굳건하게 다졌다.

-벌써 한 달이란 시간이 흘렀다.

"시간이 진짜 빠른 것 같다. 그날 상을 받았을 때는 트로피에 이름도 안 새겨져 있어서 아무리 생각해도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름이 쓰인 트로피를 보니 내 것이 맞는 것 같다.(웃음) 어떤 제품도 언박싱을 하지 않고 팍팍 뜯는 편인데 트로피 언박싱은 진짜 처음인 것 같다."

-수상을 예상했나.

"사실 백상에 참석하게 된 것 자체에 큰 의의를 뒀다. 노미네이트가 됐다는 소식에 크게 기뻤다. 다른 것보다도 5분할(남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 5인)에 잘 찍히고 돌아오자라는 게 처음 목표였다. 그래서 배우분들과 나란히 한 모습을 보면 위축돼 있는 게 보일 것이다. 상을 받고 싶다고 생각은 했지만 정말로 받을 거란 예상은 하지 못했다. 워낙 멋진 작품들이 많지 않았나. 마냥 5분할 화면만 보고 있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수상자로 이름이 불렸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얼떨떨했다. 이름이 불렸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고 '와 이게 무슨 일이지?' '이게 사실인가' 이런 생각밖에 없었다. 인지를 못하고 있던 찰나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감독님부터 작품을 함께한 배우분들이 같은 자리에 있다 보니 든든했다. 그 자리에서 멋진 상을 받게 돼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수상 소감을 다시금 같이 보겠다.

"정말 준비를 하나도 안 했어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집에 가서 보고 '뭔 소리야?' 그랬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시간을 길게 끌 수 없는) 생방송이고 빨리 정리해서 말해야 하니 순간 15초 정도 말을 안 했더라. 생방송에서 이런 건 처음이다. 수상 소감에 대한 아쉬움도 있는데 그때 느꼈던 그 감정 그대로를 말한 것이니 진정성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준호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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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소감에도 말했지만 이준호 씨는 꿈을 꾸는 사람이다.

"진짜 저 때 했던 말이 항상 생각하고 있던 그런 것이었다. 이 직업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던 16살 때부터 하고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한 생각을 늘 하고 살았다. 잠에 들기 전에 만약 상을 받게 된다면 이런 말을 하지 않을까 하는 많은 상상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자리에서 의연할 줄 알았는데 아무리 꿈을 꾼다고 하더라도 막상 닥치면 다른 일이 되더라. 감사하게도 좋은 꿈을 실현한 날이었다."

-시상식 후 축하 파티를 했나.

"스태프들과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해서 새벽까지 고기를 먹었다. 시원하게 개인 카드로 긁었다."

-많은 축하 연락들이 왔을 것 같다.

"그 자리에 함께한 많은 분이 덕담을 해주고 축하 인사를 건네줘 정말 행복했다. 예상도 못했던 수상이라 어안이 벙벙한 상태였는데 주변의 축하 인사에 '내가 정말 받고 싶었던 상을 받았구나'란 생각만 들었다.(웃음) 많은 연락들이 오기도 했는데 감사 인사는 내 마음이 정리된 이후인 다음날부터 했다. 온전히 그날은 현장에서 날 기다려준, 함께해준 분들과 현장에서 나누고 싶었다. 2PM 멤버들도 단체 대화방에서 축하를 해줬다."

-배우 김태리와 인기상에 이어 최우수상까지 나란히 2관왕을 했다.

"이렇게 상을 두 개 받는 게 쉽지 않다고 하더라. 너무 좋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같은 작품에서 만나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일단 내년 시상식 때 시상을 위해 또 만나게 될 것 같다."

-시상식 당일 정지인 감독과 장난을 치고 있는 투샷이 카메라에 담겼다. 절친하더라.

"감독님과는 흔히 말하는 누나, 동생 할 수 있는 사이처럼 된 것 같다. 물론 촬영할 때나 사적으로 만날 때 감독님이라고 호칭하고 배우님이라고 해주지만 그만큼 의견을 나누기 편한, 의지할 수 있는 감독님이었다. 백상 시상식에선 내 옆에 앉아 있었다. 시상식에 대한 경험은 감독님보다 내가 좀 더 많지 않나. 그래서 멋지게 하고 온 감독님 카메라 원샷도 좀 더 받게 해주고 싶었고 좀 더 대화를 하며 긴장도 풀게 하고 싶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필모그래피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작품이 됐다. 어떤 의미의 작품인가.

"제대하고 복귀한 첫 작품이다. 2년 동안 많은 것들이 바뀌어져 있었다. 바뀐 현장을 경험하는 게 새로웠다. 연기를 시작한 지 9년째로 접어들었는데 이 드라마는 뭔가 색달랐다. 현장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는 배려가 넘치는 현장이었다. 그 중심엔 이덕화 선생님이 계셨다. 물론 앞전의 모든 작품들도 그랬지만 유난히 더 그런 작품이었다. 앞으로 작품을 할 때 그런 좋은 분위기에서 즐거운 경험과 추억을 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이 더 많은 분께 사랑을 받다 보니 즐겁게 촬영했던 분위기가 잘 전달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더라. 촬영 현장 분위기가 결과까지 좋게 만든 느낌이다. 결과가 늘 좋을 순 없겠지만 작업하는 현장만큼은 분위기를 좋게 하고 싶다. 그런 부분에 있어 좀 더 책임의식을 가지게 됐다."

-극 중 왕 역할이었다. 왕을 연기해보니 어땠나.

"절대권력이라 그런지 좋긴 좋더라.(웃음) 촬영하며 그런 권력을 두 번 정도 느꼈다. 드라마 '김과장' 때 느끼고 이번에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느끼고. 진짜 왕이니까 그 어떤 권력도 '옷소매 붉은 끝동'을 이기지는 못할 것 같다. 근데 한 가지 힘들었던 건 한여름부터 촬영을 시작해서 옷이 두껍고 기니 더위를 견뎌내기가 쉽지 않았다. 모든 배우들이 그랬는데 특히나 열이 많은 체질이라 쉽지 않았다. 그런 부분에서 왕의 무게를 느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이전과 이후 가장 달라진 점은.

"가장 다른 건 부모님인 것 같다. 정말 좋아하신다. 난 늘 일을 해왔어서 크게 바뀐 건 없는 것 같다. 다만 아까 언급했다시피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책임의식은 좀 더 강해졌다.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작년과 올해 내 이름으로 된 개인상들을 많이 받았다. 그게 가장 달라진 점인 것 같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커져서일까. 차기작(드라마 '킹더랜드')도 빨리 정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은) 늘 컸다. 차기작을 빨리 정한 편인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난 작업하는 걸 좋아해서 시간 두고 일하는 걸 견디기 어려워한다. 촬영까지 아직 좀 시간이 남았다. 여태까지 이 직업을 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이 주어진 것 같다. 물론 많은 사랑 덕분에 여러 스케줄을 하고 있지만 예전에 가수, 배우 활동과 콘서트 및 해외투어 일정을 동시에 할 때보단 편한 일정이다. 그때 어떻게 했나 싶을 정도다."

-연기를 할 때 어떤 점에 집중해서 하는 편인가.

"모든 분들이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데 가장 큰 게 몰입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대본을 먼저 보고 대본에 대해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감정에 대해 이해한다. 뭔가 이런 걸 순차적으로 하기보다는 대본을 봤을 때 바로 느껴지는 감정에 대해 믿는 편이다. 해석할 때 첫 느낌이 뻔한가 뻔하지 않나 생각하고 그러고 나서 이해되기 시작한 순간 감정에 몰입하는 편이다. 평상시에도 대본을 보고 그러면서 늘 그 감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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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

"집에서 운동하고 고양이 간식 주고 집에서 책 읽고 대본 읽고 영화 보고 노래 듣고. 굉장히 집에 있는 거 좋아한다.(웃음) 이만하면 좋은 삶이 아닌가. 진짜 집에서 잘 안 나간다. 집에서 나가봤자 덥기만 하지 않나. 집에 있는 게 그렇게 좋다."

-여름휴가 계획이 있나.

"부모님과 여행을 가볼까 생각 중이다.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그래도 조심하기 위해 인적이 드문 곳이 어디 없을까 생각하고 있다. 부모님과 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 가족 여행을 가도 연습생 때 회사에 출근을 해야 했어서 (여행 중 찍은) 가족사진엔 나 빼고 다 있다. 그게 아쉬워서 꼭 가족 여행을 해볼까 생각 중이다."

-요즘 '소확행'은 무엇인가.

"그간 너무 시간이 없어 정리를 못하고 살았다. 이번 기회로 정리정돈을 하는 소확행에 빠져 있다. 바닥에 있는 것들을 올리고 비워내려고 한다. 공간을 확보하는 재미에 빠져 있다. 가만히 보니 부모님께 물려받은 것이더라. 오래간만에 집에 가보니 물건이 엄청나게 있었다. '좀 비우셔야 할 것 같아요'라고 하니 엄마가 '너나 비워' 그러시더라. 요즘 깔끔하게 청소하며 비우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이거 여기 있네!' 찾는 재미도 있더라."

-요즘 고민이 있나.

"'나한테 주어진 시간을 잘 쓰고 있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컴퓨터를 보면 조각모음 같은 거가 있지 않나. 비워내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이준호의 계절'이란 반응에 대해 스스로도 인정하나.

"뭔가 쑥스럽다.(웃음) SBS에서 했던 '슈퍼스타 서바이벌'(2006)이란 프로그램에서 우승하고 회사에 입사해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어찌 보면 그때부터 알려지게 된 셈이다. 주변에서 최대한 즐기라고 했는데 예전엔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계절 이야기도 데뷔 초기에 한 얘기였다. 그 이야기를 한 시점에서 조금 많이 지나가 있던 상황이었는데 최근에 그렇게 언급해주니 감사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그렇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지금처럼 꾸준히 잘하고 싶다는 게 욕심일지 모르겠지만 늘 그래 왔다. 그게 꿈이었다. 이 직업을 하고 있는 이상 (그 꿈이) 쭉 이어지길 바란다. 오롯이 제 자신으로서 당당하고 떳떳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역할에, 배역에 몰입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 같다. 그 마음을 가지고 연기하고 싶다."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덕분에 이런 멋진 상을 받게 됐다. 많은 응원 해줘 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열심히 잘할 테니 그런 모습들을 많이 지켜봐 달라. 진심으로 감사하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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