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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살 에밀레종…새 기술로 다시 듣게 된 '천년의 울림'

입력 2021-02-08 21:12 수정 2021-02-0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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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들으신 소리는 '에밀레종'으로 잘 알려진 '성덕대왕신종'의 소리입니다. 올해로 1250살이 된 이 종은 보존하기 위해서 2004년부터는 울리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소린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서 경주박물관이 작년부터 연구를 시작했고, 오늘(8일) 종소리를 담은 공간을 열었습니다.

최하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끊어질 듯 이어지는 여운과 함께 옛 경주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스크린 너머 공간을 가득 채운 울림은 국보 29호 성덕대왕신종의 소리입니다.

보존을 이유로 2004년 이후 타종을 멈췄는데, 만들어진 지 1250년을 맞아 전문 장비로 소리를 따고 입체 음향 시스템을 입혀 온몸으로 소리를 느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동관/국립경주박물관 학예사 : 서라운드 스피커를 활용해서 가장 실감나게 종소리 체험하실 수 있도록…종소리가 자그마한 위안이 되었으면]

성덕대왕신종은 박물관 옆 종각에 이렇게 걸려 있습니다.

높이 3.6m에 무게는 18톤이 넘어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종 중에서 가장 큽니다.

비늘까지 살아있는 용머리 모양 고리, 몸통에 새긴 연꽃무늬와 향로를 든 비천상.

섬세한 조각 사이에 제작 과정을 담은 명문을 1000자 넘게 새겼습니다.

통일신라 금속공예술의 절정으로 꼽히는 이 종을 만드는 데 걸린 기간은 34년, 실패를 거듭하다가 갓난아이를 던져넣자 쇠가 붙었다는 설화가 유명한데,

[대한뉴스 (1985년, KTV) : 전설 속의 에밀레종이라고도 불리는 이 범종은…]

뒷받침하는 역사 기록도 없을뿐더러 성분분석 결과 종에서 사람의 뼈를 이루는 인 성분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홍수와 전란 속에 네 번의 이사를 거쳤지만, 종은 그 모습과 소리를 유지했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진동해 들어도 그 울림을 들을 수 없다" 만든 신라인들도 감탄한 신비의 소리, 새 기술을 만나 다시 한번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화면제공 : 국립경주박물관·KTV)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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