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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썬더버드' 대기만성 서현우

입력 2022-09-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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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썬더버드' 대기만성 서현우

대기만성 배우다. 배우 서현우의 '포텐'이 터졌다.

서현우는 지난 2010년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으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고지전', '관상', '베테랑' 등에 조,단역으로 출연했고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는 전두혁 역할로 열연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를 인상 깊게 본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에 캐스팅, 실제 중국인 못지 않은 발음의 중국어 연기까지 소화하며 또 한 번 철성 역으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더불어 첫 주연 영화인 '썬더버드'로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부문 배우상을 거머쥐며 연기인생의 개화기를 맞았다.

28일 개봉하는 '정직한 후보2'에서도 라미란, 김무열 등 쟁쟁한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점점 자신의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굵직한 작품 속 신스틸러에서 '배우 서현우'로 우뚝 서고 있다. '헤어질 결심' 이후 24kg 감량한 서현우는 한층 더 훈훈해진 비주얼로 시선을 끌었다. 그는 "액션도 로맨스도 다 자신 있고 해보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인터뷰] '썬더버드' 대기만성 서현우

-완성본은 어떻게 봤나.
"시사회 전에 감독님하고 소소하게 우리끼리 시사를 했었다. 장면들마다 새록새록 촬영했던 기억들이 묻어 있더라. 그걸 보면서 감동이었다. 현장에서 치열하게 찍었던 게 생각나고, 리드미컬하고 템포감 있게 잘 구성된 영화 같아서 재밌게 봤다."

-시나리오는 어땠나.
"저예산 독립 영화의 시나리오가 맞나 싶을 정도로 감독님이 용기가 있다고 생각했다. 굉장한 템포감과 신의 구성들이 상업영화에 견주어 봤을 때 재밌게 그려졌고, 캐릭터들이 살아 있었다. 배역 맡았을 때 욕심도 많이 났고, 감독님도 사북 지역에 대한 답사도 많이 했다고 하더라. 나 역시도 알음 알음 듣기도 했던 정선 카지노 마음에 대한 분위기나 정서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 표현하고 싶었다."

-작품이나 역할을 위해 노력한 점은.
"캐릭터 구축할 때 감사한 분 있다. 사촌누나가 정선 카지노 딜러로 계신다. 누나에게 조언을 받기도 했다. 현장에 가서 로케이션에서 촬영 하면서 그 지역 자체가 뿜어내는 에너지와 공기가 채워지지 않는 캐릭터를 채워주더라. 식사를 할 때도 옆 테이블에서 이미 사건이 무궁무진하게 벌어지고 있다. 나 뿐 아니라 그 공간 자체가 학습효과와 영감을 줬던 거 같다. 실시간으로 만들어 나갔던 작품이다."

-첫 주연작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주연을 하면서 주연의 무게를 체감하게 됐다. 가장 먼저 주연으로서 굳건히 해나가신 선배들이 대단하다 생각했다. 송강호 선배님부터 많은 주연 배우들이 있는데, 촬영을 내 연기만 신경쓸 수가 없고, 현장이 나도 모르게 시각이 넓어지더라. 리허설을 하면서도 붐마이크 든 붐맨이 어느 정도 피곤한지가 보이고, 묘한 체험을 했다. 일부러 촬영 현장에 리듬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스태프들 너무 지친 거 같으면 감히 조금 쉬었다 가는게 어떤지, 이런 것들을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내가 주축인 영화라는 생각에 책임감과 공동체 의식이 생겼다. 묘하고 굉장한 체험을 한 거 같다. 마을 이장 내지는 반장 역할 같았다."
[인터뷰] '썬더버드' 대기만성 서현우

-필모그래피만 60편이 넘는다. 데뷔가 다소 늦기도 했다. 대기만성형 배우로 꼽히는데.
"그 전에는 학교 다닐 때 공연도 하고 단편 영화도 찍고 그랬다. 학교에서 공부하거나 나를 준비시키는데 시간을 많이 들인거 같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연기과를 조금 늦게 가기도 하고, 군대도 다녀오고 그러다 보니 2010년부터 출연료를 받고 작품하게 됐다. 그 이후 일을 하면서 점점 채워 나간다고 생각한다. 단역으로도 많이 참여했고, 그러면서 대사 한마디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어떻게 만들어갈지도 고민하게 된다. 대기만성형이라는 표현은 계속 노력하게 해주는 말인 거 같다."

-한예종 동기들과 현업에서 만나 더욱 반가울텐데.
"내 동기중에 카메라에서 활동하는 친구는 이현욱 배우도 있고, 절친으로서 같이 동거도 7년간 의지했던 친구다. 지금은 너무 왕성히 잘 하고 있어서 너무 뿌듯하고 대견하고 응원해주고 있다."

-주연을 맡고 나서 일군 연기적 성장은.
"그간 심혈을 기울였던건 힘을 빼는 작업이었다. 어떻게 하면 그 안에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을까 고민했다. 지금은 어떤 변화가 생겼냐면 '힘을 빼되 줄 땐 주자'다. 새로운 임팩트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볼거리가 너무 많다. 현장에서도 많이 느끼고 있다. 마냥 자연스러움보다는 진짜를 넘어서서 특별함을 제시할 수 있는 게 뭘까 많이 고민하고 있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앙상블이 진짜 중요하다 생각한다. 예를 들면 에미상 휩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보면 선후배들의 팀워크가 정말 좋다. 그만큼 배우들끼리 앙상블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주연이 혼자 이끄는 시대는 바뀐 거 같다. 현명한 선택은 주연 배우일지라도 조단역도 함께 사는 선택을 하는 게 정말 좋은 작품을 만들고 좋은 걸 선보일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인터뷰] '썬더버드' 대기만성 서현우
-액션 준비는 어떻게 했나.
"도합 4단이다. 유단자다. 살을 많이 빼서 복싱, 유도, 태권도 섭렵하고 있다. 모든 준비가 돼있다. '유체이탈' 할 때도 3~4개월 동안 액션스쿨에서 트레이닝 받았다. 눈물이 날 정도로 열심히 했다. 계속 연습하면서 태릉 선수촌인가 싶을 정도로 그 때 기본기를 많이 배웠다. 지금도 즉흥적으로 생기는 액션을 해야할 때 기본기가 도움이 많이 된다. 앞으로도 중요한 작업인 거 같다. '썬더버드'에서도 액션합이 많이 필요했다. 차기작으로도 액션은 언제든 환영이다."

-'헤어질 결심'은 어떤 작업이었나.
"현장에서 중국어 준비하면서는 중국인 선생님 뿐 아니라 탕웨이 선배님께서도 꼼꼼하게 봐주셨다. 정말 감사한 게 감개무량할 정도로 신경써 주셨다. 개인 레슨도 해주시고 감격스러웠다. 아는 중국 지인 분들이 '정말 좋았다. 정말 중국인 같다'고 해주셔서 뿌듯했다. 박찬욱 감독님은 정말 디테일 하시다. 손짓 하나, 행동 하나도 다 봐주신다. 이런 작업을 함께 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긴장도 많이 했다. 이게 꿈인가, 그런 생각도 많이 했고 그만큼 준비도 많이 철저하게 했다."

-'열일'하고 있는 요즘 근황은.
"감개무량이다. 행복하다. 다른 것보다 역할들이 중복되는 역할이 하나도 없다는 게 배우로서 정말 신나는 일이다. 다채로운 역할로 보여드릴 수 있다는 거 자체가 행복한 일이다. 연기적으로 변화되는 지점들, 캐릭터적으로 선택하는 부분들을 비슷한 시기에 보여드릴 수 있어서 다행스럽고 하루하루가 즐겁다."
[인터뷰] '썬더버드' 대기만성 서현우

-부천영화제에서 수상 이후 원동력이 되는가.
"얼떨떨했다. 연기적인 부분에서 주시는 상도 상이지만, 우리 영화에 대한 처음 장편 주연으로서 마치 이런 느낌이었다. 주연 배우로서 이 영화를 함께 스태프들의 노고와 상대 배우와의 앙상블을 같이 공부했고, 알아갔음에 대한 공로상 같은 느낌이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라는 마음으로 감사히 받았던 거 같다. 상을 받을 때 현장 생각이 많이 났다. 몸 안에 액션을 찍으면서 생긴 크고 작은 흉터들이 남아있다. 옛 선배님들이 큰 상을 받았을 때 밥상이 차려져 있다고 한 황정민 선배님도 계시고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됐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같이 했던 생각이 많이 났다."

-로맨스물에 대한 생각은.
"물론 있다. tvN '악의 꽃'은 간접적인 멜로였다. 사랑이라는 테마는 남녀노소 운운하고 모두를 설레게 한다. 고통도 안겨주기도 하고, 빠질 수 없는 주제인거 같다. 그 주제를 마음의 진정성을 표현하고, 치열하게 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재밌는 일이다. 어떤 식의 사랑도 재밌을 거 같다. 달달한 것도 좋고 하고 싶은 마음이 몸 안에 가득 있다."

-마지막으로 '썬더버드'만의 차별점을 꼽는다면.
"작은 영화가 맞나 싶을 영화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다채롭고 재밌는 캐릭터들의 향연이라 생각한다. 우리 영화에는 어떤 캐릭터도 절실하지 않은 캐릭터가 없다. 모든 캐릭터들이 열정적이고 살아 숨쉰다. 낯선 사북 지역에서 하루 사이에 벌어지는 격정적인 에피소드를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과 함께 즐기고 싶다면 망설임 없이 봐주시면 좋겠다. 기대하셔도 좋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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