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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거] "USB 머리핀으로 감춰라"…경보제약 증거인멸 정황

입력 2022-09-21 20:34 수정 2022-09-2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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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약사들의 불법 리베이트는 매년 끊이지 않지만, 정작 그 규모나 실체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만큼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저희 취재진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하는 경보제약 내부 회의 내용이 녹음된 파일을 입수했습니다. 검찰의 수사 상황을 공유하면서 USB를 머리핀으로 감추게 하는 등 증거 인멸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계속해서 정아람 기자입니다.

[기자]

2019년 6월 전주지방검찰청은 경보제약의 리베이트 관련 공익 신고를 받고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강모 씨/경보제약 내부고발자 : OOO 차장이 공익 신고를 했었거든요. 그러니까 전주지방검찰청에서 저희 회사로 압수수색이 들어왔습니다.]

당시 경보제약 영업관리팀에서 열린 긴급회의 녹취 파일을 입수했습니다.

[경보제약 영업관리팀장 (2019년 7월 내부 회의) : 진짜 서류는 일단은 스캔 떠. 스캔 떠 놓고 그다음 파일 웬만한 거는 다 파기해.]

[경보제약 영업관리팀원 (2019년 7월 내부 회의) : 예. 그건 다 스캔 떠 놓았으니까.]

당시 관련 서류는 물론 메일도 삭제하라고 지시합니다.

[경보제약 영업관리팀장 (2019년 7월 내부 회의) : 메일도 너무 없애지 말고, 법인카드 보낸 거 다 지워야 해. 법인카드 보낸 거 다 지워버리고, 너무 없어도 너무 준비했다고 하니까.]

관련 파일을 담은 USB는 머리핀까지 동원해 숨기라고 말합니다.

[경보제약 영업관리팀장 (2019년 7월 내부 회의) : USB만큼은 철저하게. (검찰이) 2층에서 오면 한 3분인가 5분 정도 시간은 있으니까 그 시간 동안에 어디다 숨길 수 있는 공간은 만들어놔야 해. 제일 좋은 거는 USB에다가 핀 있잖아. 여자들 머리핀 같은 거 용접해서 꽂아.]

[경보제약 영업관리팀원 (2019년 7월 내부 회의) : 'USB 어디 있냐' 이러면 '잃어버렸다' 해도 모르는 거 아니야? 잡아떼면.]

검찰 수사 상황까지 자세히 언급합니다.

[경보제약 영업관리팀장 (2019년 7월 내부 회의) :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서 조만간 더 확장이 될 것 같아, 확장이. 일단은 지금 검찰 수사관들이 더 증언했대. 증인도 해서 더 추가로 파고들 것 같아.]

당시 영업관리팀장은 취재진에게 "해당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경보제약은 "압수수색에 대비해 증거인멸 등을 지시한 적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수사에 착수한 서부지검은 당시 경보제약 측의 증거인멸 정황을 확인하고, 이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작가 : 배준·김수정/ VJ : 장지훈·최준호·김민재 / 인턴기자 : 나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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