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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좀 해주세요, 제발" 지하주차장 참사 신고 녹취록엔…

입력 2022-09-08 20:25 수정 2022-09-08 21:31

'지하주차장 비극' 첫 발인…울음바다 된 마지막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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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 비극' 첫 발인…울음바다 된 마지막 길

[앵커]

아들이 어머니의 영정사진을 들고나오고, 두 딸도 어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합니다. 포항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숨진 희생자의 첫 발인이 오늘(8일) 진행됐습니다. 지하 주차장에 차 있던 물은 거의 빠졌고, 수색 작업도 마무리 단계입니다. 이제부터는 이렇게까지 피해가 컸던 구체적인 원인을 찾는 수사가 이어집니다. 이런 가운데, 지하 주차장에서 물이 차올랐을 때 주민들이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소방서에 신고한 통화 내역이 공개됐습니다. 제발 찾아달라는 가족들의 절절한 마음이 담겼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거센 비가 쏟아지고, 하천물은 흘러넘쳐 아파트로 들이닥쳤습니다.

오전 7시 41분 소방서에 급박한 전화 한 통이 걸려 옵니다.

'남편이 차를 빼러 갔는데 못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남편은 지하 제일 안쪽에 차를 대놨다고'도 말합니다.

'갇혀 있는 거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하며 '전화 한 통도 연결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좀 해 주세요. 제발"이라고 말하며 통화를 마쳤습니다.

사고 당일인 7일 오전 7시 41분, 지하 주차장 참사가 발생한 아파트에서 걸려 온 첫 실종신고 전화입니다.

참사가 일어난 지하 주차장에서 오전 6시 45분 이후 빠져나온 차는 없었습니다.

이미 주차장엔 물이 가득 들어차 있을 시간이었습니다.

실종신고 전화는 이후 계속 소방서로 걸려 왔습니다.

8시 5분엔 '우리 애기가 차를 빼러 갔는지 돌아오지 않는다'는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9시 11분엔 포항과 250km 떨어진 곳에서 '동생 연락이 안 된다'는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독도경비대원으로 근무하는 형은 동생이 주차장으로 들어가자마자 물이 바로 찼다고 다급하게 알렸습니다.

갓 해병대를 제대한 동생은 형이 선물한 차를 무척이나 아꼈습니다.

이 차를 타고 형과 동생은 드라이브를 나가곤 했습니다.

물이 차오르자 동생은 형에게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었고 형은 다급하게 동생을 찾아달라고 신고를 했습니다.

[희생자 고모 : 마지막에 형하고 통화를 했어요. 형 차 못 가지고 나간다고. 그게 마지막 전화라고…]

구조대원을 애타게 찾는 전화에는, '출동 건수가 많아 시간이 걸린다'는 답이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11시 3분엔 구조대원이 왔지만,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배수차량을 얼른 보내달라는 전화가 걸려 오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아파트 주차장에서 6명이 숨졌습니다.

이 중 1명은 오늘 발인을 했고 다른 희생자들의 발인은 내일 진행됩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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