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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폴짝' 전기레인지서 '활활'…화재 막으려면?

입력 2022-09-24 18:36 수정 2022-09-2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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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무도 없는 빈 집에서 갑자기 불이나 원인을 찾아보니 고양이가 범인인 경우, 적지 않습니다.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발로 켜서 불이 나는 거죠. 최근 대전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요.

이렇게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켰을 때 불이 얼마나 크게 날 수 있는지, 또 막을 방법은 뭐가 있을지 최승훈 기자가 실험해봤습니다.

[기자]

지난 21일 새벽 1시 53분쯤, 대전광역시 봉명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이 시작된 곳은 부엌에 있는 전기레인지입니다.

소방당국은 보호자가 집을 비운 사이 반려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고양이가 불을 낼 수 있는지 실험해봤습니다.

소방대원이 기르는 고양이입니다.

이렇게 전기레인지 위에 발을 올리면 마치 사람이 손으로 누른 것처럼 바로 불이 들어오는데요.

만약 이 위에 탈 수 있는 물건이 있다면 어떨까요?

부엌에서 자주 쓰는 키친타월을 올려봤습니다.

전원을 켠 지 1분 24초가 지나자 흰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40초가 더 흐른 뒤 불이 붙습니다.

하얀 키친타월이 새까맣게 탔습니다.

아직도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는데요.

옆에 둔 라면 봉지를 보시면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녹아내렸습니다.

만약 여기가 실험실이 아니라 진짜 주방이었다면 정말 큰 불로 번질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반려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건드려 불을 내는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서울시에서만 107건이 일어났습니다.

열흘에 한번 꼴입니다.

[고왕열/우송정보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 주방에 보면 따뜻한 부분들도 있고, 그리고 키친타월이라든가 또는 주방용품들 이런 부분에 매달려 있어서 고양이들이 놀기 좋은 환경, 그리고 좋은 냄새도 나기 때문에…]

고양이 뿐 아니라, 강아지, 앵무새, 거북이 등 다른 반려동물도 전원을 켜 불을 낼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전기레인지에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인덕션 방식은 전자기 유로도 전용 그릇만 달굽니다.

다른 물건은 올려도 뜨거워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이라이트 방식은 열선으로 상판을 달굽니다.

물건을 올리면 열이 올라 불이 붙을 수 있습니다.

물티슈 덮개를 뜯어서 전원 위에 붙이거나, 플러그를 아예 뽑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덮개가 열릴 수 있고, 또 플러그를 보이지 않게 심어 두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되도록 고양이가 전기레인지에 다가가지 않게 해야 합니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전기레인지 위에 두었습니다.

거리낌 없이 다가갑니다.

이번엔 간식을 1m 떨어뜨렸습니다.

간식에만 관심을 보이고 전기레인지에는 다가가지 않습니다.

[권준민/대전 둔산소방서 소방장 : 주방에서 보통 쓰시는 키친타월이라든가, 행주라든가 그런 가연물들이 있으면 피해가 커지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도, 사람도 안전하게 지낼 집이 필요한데요.

편리한 전기레인지가 소중한 보금자리를 앗아가지 않도록 사람이 아닌 동물의 눈높이에서도 안전을 살펴야겠습니다.

(촬영협조 : 대전 둔산소방서 / 화면제공 : 대전소방본부)
(영상디자인 : 조승우 / 영상그래픽 : 김정은 / 인턴기자 : 이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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