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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체크] "킥보드 속도 20㎞/h로 확 낮추자"…단속만으론 안전 못 잡아

입력 2022-08-13 18:56 수정 2022-08-1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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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동킥보드,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늘어난 만큼 사고도 그만큼 많이 나죠. 그래서 운전면허 없으면 못 타게 하고 안전모도 꼭 쓰도록 법을 고쳤지만, 길거리 지나가다 보면 알 수 있듯이 지키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규정을 어기는 사람이 많은 건지, 또 어떻게 해야 사고를 줄일 수 있을지, '크로스체크' 조보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킥보드가 도로 위를 역주행합니다.

깜짝 놀란 차가 속도를 늦추고 경적을 울립니다.

고등학생 두 명이 탄 킥보드가 왕복 4차선 도로를 가로지릅니다.

맞은편에서 오던 차와 그대로 충돌합니다.

지난해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운전면허가 없으면 전동킥보드를 탈 수 없고, 운행 시 반드시 안전모를 써야 하지만 이를 지키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경찰도 사고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단속에 나섰는데요.

단속 현장에 함께 해보겠습니다.

암행 단속 차를 타고 단속을 시작한 지 10분 만에 안전모를 쓰지 않은 운행자가 적발됐습니다.

[우리 킥보드 잠깐 정차해주세요.]

범칙금 부과를 위해 경찰이 다가가는 도중 또 다른 규정 위반 킥보드가 지나갑니다.

[스톱, 스톱, 스톱, 스톱! 이쪽으로 와요.]

안전모도 쓰지 않고, 면허도 없는 고등학생이었습니다.

[면허 없이 얘를 타면 범칙금 10만 원에 대한 스티커가 발부돼. 그거는 학생이라고 봐주는 거 없어. (택시 탈 돈이 없었어요.)]

학원 시간이 늦어 급하게 킥보드를 탔다는 겁니다.

[(헬멧은 왜 안 썼어요?) 헬멧이 없던데요, 여기. 언제까지 내야 돼요? 내 용돈…]

안전모를 써야 하는 규정을 몰랐다며 넘어가 달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늘 한 번만 봐주세요. 저 오늘 처음인데 그렇게 하시면. 말을 해주시던가 경고 한번 해주시던가 저는 전혀 몰랐어요. 아니 그래도 한번 봐주시면 안돼요, 진짜?]

조회해보니 면허도 없었습니다.

약 1시간 동안 단속에 적발된 킥보드만 6대.

모두 헬멧을 쓰지 않았고, 4대는 무면허 운전이었습니다.

[박민호/경남경찰청 암행순찰팀 경위 : (안전모 착용한 사람은) 아주 드물게 있고 특히 공유 킥보드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되고. 단속된 연령대를 보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 제일 많습니다.]

취재진이 단속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도 두 명이 킥보드를 타는 등 규정 위반 킥보드를 여러 대 볼 수 있었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공유 킥보드인데, 많은 대여 업체들이 면허 인증 절차 없이도 빌릴 수 있게 한 게 문제입니다.

길거리에 세워져 있는 킥보드를 대여해보겠습니다.

해당 앱에 결제수단만 등록했고 면허 인증은 하지 않은 상태인데요.

이렇게 QR코드만 찍으면 곧바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강남역 인근에 세워져 있는 공유 킥보드 5대 중 4대가 면허 인증 없이 운행이 가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자율 신고제인 전동킥보드 대여업을 미국이나 영국처럼 허가제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전제호/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검증된 그리고 프로세스를 명확히 갖춘 그런 업체들에 이런 사업을 허가해 주는 게 당연한 흐름…]

또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최고 속도를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국내 전동킥보드의 운행 가능 최고 속도는 시속 25km지만, 독일 등 이보다 낮은 국가들도 있습니다.

운행 속도별 정지거리 측정 실험을 해보니, 속도를 낮출수록 사고 가능성도 월등히 줄었습니다.

[전제호/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시속 20㎞로 했을 때 주행 안전성은 조금 더 편해졌고요. 정지거리 같은 경우는 (시속 25㎞의 정지거리보다) 약 26% 정도 감소…]

프랑스 파리처럼 슬로우존을 만들어,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킥보드가 자동으로 속도를 낮추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안전모와 운전면허 소지 규정 등은 선진국에 비해 엄격한 편이지만, 복잡한 국내 교통 여건을 고려하면 이를 유지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화면출처 : 유튜브 '한문철 TV') 
(영상디자인 : 정수임 /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취재지원 : 이희진·김연지·이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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