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또 한 차례의 많은 비가 예보된 가운데, 저희는 피해가 컸던 서울 강남구의 빗물 처리 시설들을 점검해봤습니다. 항아리 모양처럼 주변보다 10m 정도 땅이 낮은 만큼 고여있는 물을 퍼내거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의 역할이 중요할 텐데, 둘 다 눈에 띄게 모자란 걸로 나타났습니다.
예산은 가장 많으면서 왜 그런지까지, 조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시 물순환정보공개시스템에 공시된 서울 시내 25개 구의 빗물펌프장의 면적과 펌프 개수, 빗물 저류조 용량입니다.
먼저, 서울 시내 빗물 저류조가 있는 18개 지자체를 줄 세워보니 강남구는 열세 번째였습니다.
2020년 빗물 저류조를 새로 지은 양천구의 저장 용량의 1/50 수준입니다.
주변보다 10m 아래 항아리 지형에 위치한 강남구, 저지대인 만큼 물을 끌어 올려서 밖으로 퍼내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이창무/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 하류 저지대로 내려오기 전에 다른 곳으로 우수를 우회시키는 관로를 만들어서 (펌프로) 한강으로 빼든지 반포천으로 빼든지 하는 그런 시설이 (중요하죠.)]
강남구의 빗물 펌프장 수는 3개, 펌프 수는 22개입니다.
면적이 강남구의 절반 수준인 구로구와 비교해도 1/3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비슷한 면적을 가진 강서구의 절반입니다.
강남구의 올해 예산은 1조 2000억 원, 전국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을 가지고 있지만 폭우 피해를 줄일 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겁니다.
[강남구청 관계자 : 워낙 도심지다 보니까 펌프장이나 이런 게 사실 위험 시설물이잖아요. 도심 중간에 노출돼 있으면 안전이라든가 위험도 있고 부지를 확보할 만한 공간이 없는 중심지여서 많이 만들 수가 없는 상황이었대요.]
하지만 서울시 관계자는 빗물 저장고를 위험시설이나 혐오시설로 볼 수 없으며 앞으로 폭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빗물 터널 등 대규모 저장 시설을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오은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