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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이XX' 안 들린다" vs 이재명 "욕했잖느냐"

입력 2022-09-3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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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이 오늘(30일)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분간 윤 대통령의 사과는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오늘 "언론사를 겁박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내뱉느냐"고 직접 비판했습니다. 여당의 반박도 이어졌는데, 관련 공방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얼마 전 국장이 추억의 개그 프로그램을 소환하셨었죠. 저와 같은 MZ세대기는 하지만 Z세대 백 반장의 표정이 인상 깊었는데요. 제가 살짝 물어봤더니, 역시나 처음 보는 영상이라고 했습니다. M 세대인 저는 어렴풋이 그 코너가 떠오르더라고요. 외국 노래에 그럴듯한 스토리를 붙여서 한국말처럼 들리게 하는 당시엔 아주 인기 코너였는데요. 직접 경험해보실까요.

정회원 여러분들은 오늘 제가 무슨 얘기 하려는지 아시겠죠. 또다시 듣기 평가 얘깁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두번째 듣기 평가입니다.

[JTBC '정치부회의' (어제) : 두 번째 듣기 평가를 또 하게 됐습니다. '비속어 발언'의 핵심인 이 XX들 없었다, 혹은 안 들린다 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박성중/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대통령도 이 말을 썼는지 안 썼는지에 대한 기억이 없는 그런 상태입니다. {그러면 박 의원님도 그거 안 들리세요?} 저도 정확히 잘 안 들리더라고요.]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 뿐 아니고요. 이제 '이xx'이 들리냐 안 들리냐도 쟁점이 된 겁니다.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도중 발언 파문, '비속어 논란'이라는 이름이 붙었었죠. 이제 비속어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애매하게 된 셈인데요.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xx 발언이 있었는지 대통령도 혼란스러워한다면서 잡음과 소음을 없애면 그런 말이 안 들린다"고 했습니다. '이 사람들이'로 들었다는 사람들을 포함해서, '이 xx'이 안 들린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앞에 이 XX는 들리세요?} 그건 더 안 들려요. {그게 더 안 들려요? 그건 잘 들리지 않아요?}]

[신경민/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거는 저는 엄청 잘 들립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비속어 논란에 대해 당장은 사과할 생각이 없어 보이죠.

[용산 집무실 출근길 (어제) : {비속어 논란이 이렇게 장기화될 일인지, 유감 표명하실 생각 없나요?} …]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사과하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언론사를 겁박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하느냐고도 비판했는데요.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직접 비판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욕했잖습니까? 적절하지 않은 말 했잖습니까. 잘못했다고 해야지요. 근데 어떻게 언론사를 겁박을 하고 책임을 묻겠다, 진상 규명을 하겠단 말을 그렇게 쉽게 내뱉을 수가 있습니까. 진상을 규명하는 첫 번째 길은 '내가 뭐라고 말했으니 이와 다르다' 이렇게 말이 되는 거 아닌가요?]

대통령실은 문제의 원인, 언론사 즉 MBC에 화살을 돌렸죠. "가짜뉴스만은 좀 퇴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광우병 사례를 들었습니다. 국민의힘 역시 '세 사람이 모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든다'며 민주당과 MBC를 겨냥했는데요. MBC의 '자막 조작 방송'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보고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까지 불사한단 입장이죠.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민주당은 조그마한 흠, 혹은 있지도 않은 흠을 확대재생산하고 이것을 언론 플레이라고 하는 데 아주 능력을 가진 정당입니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습니다. 없는 호랑이도 한 사람이 호랑이를 봤다 그러고, 이어서 두 사람이 따라서 호랑이를 봤다 하면 호랑이가 있는 거라는 것이 되죠.]

호랑이가 있느냐 없느냐, 혹은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는 이제 '청력' 보다도 지지 정당에 따라 여론이 확고하게 나뉘는 모습입니다. 뉴스토마토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중에선 '날리면'으로 들었다는 응답이 65%로 과반을 넘었고, '바이든'으로 들었단 응답은 15.8%였습니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93.4%가 바이든으로 들었고, '날리면'으로 들었단 응답은 2.6%였는데요. 전체 여론을 보면 '바이든'으로 들었다는 사람은 58.7%, '날리면'으로 들었다는 사람은 그 절반 정도인 29%였습니다. 전체 여론상으론 '바이든'이란 응답이 훨씬 많은 상황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국민도 귀가 있고, 국민도 판단할 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짓말하고 겁박한다고 해서 생각이 바뀌거나, 또는 들었던 사실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지금 들어도 바이든 맞지 않습니까.]

이런 가운데 어제 미국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방한했죠. 비무장지대를 방문하고, 윤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한미 동맹이 공고하다 강조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미국 부통령 (어제) : 이번 방한의 목적은 우리의 동맹을 강화하고 공동의 노력을 탄탄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대통령실은 한국 내 논란, 즉 '비속어 논란'에 대해서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개의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재명/대통령실 부대변인 (어제) : 해리스 부통령은 한·미 정상 간 뉴욕회동과 관련해 한국 내 논란에 대해 미 측으로서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런던과 뉴욕에서 이뤄진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초 우려했던 것처럼 '동맹 훼손'을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요.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 26일) : 사실과 다른 보도로써 이 동맹을 훼손한다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다.]

하지만 논란은 진실 공방으로 이미 번진 상태, 오늘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 살펴보겠습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24%로 떨어졌고, 부정평가는 65%로 올랐습니다. 긍정평가가 가장 낮았던 지난 8월 초,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이 있었던 때와 같은 수치입니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국회로 옮겨왔죠. 뉴스픽에서 보셨지만 박진 외교부장관의 해임건의안 통과로 이어지면서,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코앞에두고 국회는 그야말로 얼어붙은 상황입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 역시 정면 돌파를 택했습니다. 민주당에 대해 강한 언어로 비판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정상외교에 나선 대통령을 향해 마구잡이식 흠집 내기를 넘어서 저주와 증오를 퍼붓고 있지 않습니까? 민생을 살피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에, 스토킹 수준으로 대통령 영부인 뒤를 캐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 절차를 방탄하는 데만 야당의 힘을 몽땅 쓰고 있습니다.]

민주당 역시 벼르고 있는 상황인데요.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는 장으로서 국정감사라는 판 자체는 여당에 유리하지가 않죠.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 이전문제를 도마 위에 올리겠단 생각인 듯 합니다. 오늘 한병도 TF 단장은 대통령실 이전 비용 전체는 1조원이 넘는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일 밝힌 496억 외에도요. 내년과 내 후년에 반영될 예산 약 2000억과 합참 이전에 드는 비용 7980억 등을 포함해 추산한 내용입니다. 청와대로 다시 돌아가라는 공세까지 폈습니다.

[한병도/더불어민주당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규명단 단장 : 앞으로 쓰일 국민의 혈세가 1조원에 달합니다. 또한 저희가 국방위, 문체위, 행안위, 기재위, 운영위, 국토위, 외통위에서 찾아낸 예산 이외에도 정부위원회 등에서 얼마든지 숨겨진 예산이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야당이 숨바꼭질하듯이 예산을 찾아내서야 되겠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해 청와대로 돌아가십시오.]

다음 주 부터 시작되는 국정 감사 그야말로 불꽃이 튈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정회 여러분, 역시 다정회를 꼭 챙겨보셔야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정부·여당 "'이XX' 안 들린다" vs 이재명 "욕했잖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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