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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개방효과 2천억?…인수위 '주문'에 이틀 만에 '뚝딱' [팩트체크 A/S]

입력 2022-09-30 12:10 수정 2022-09-30 17:20

연구원 "인수위가 요청...공식 보고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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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인수위가 요청...공식 보고서 아니다"

지난 3월, 청와대 개방의 경제효과가 2천억 원에 이른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분석 결과가 그 근거라고 했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2천억 원의 경제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실하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 자료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팩트체크 A/S〉 해드립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청와대 공개의 경제적 효과'한국문화관광연구원 '청와대 공개의 경제적 효과'

◇1490억 경제효과, 이틀 만에 '뚝딱'

민주당 전재수 의원에 따르면, 지난 3월 2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청와대 개방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분석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인 3월 23일, 연구원은 〈청와대 공개의 경제적 효과〉3장을 인수위에 보냈습니다.
600여년간 닫혀 있던 청와대를 시민에 전격 개방하면서, 이에 따른 경제 효과 분석을 단 이틀 만에 끝냈습니다. 주변에 있는 경복궁이나 북촌ㆍ서촌, 국립현대미술관 등의 연계 사업이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했던 겁니다.
 
청와대 개방효과 2천억?…인수위 '주문'에 이틀 만에 '뚝딱' [팩트체크 A/S]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처 : JTBC)


◇정작 연구원은 “공식 보고서 아니다”


한국관광문화연구원의 공식 연구보고서는 최대 13단계의 절차를 거칩니다. 먼저 학계 및 전문가, 국책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연구 과제에 대해 수요조사를 합니다. 그런 뒤 연구제안서를 작성하고, 총괄연구심의회의 심의 등을 거쳐 연구가 수행됩니다. 물론 사안에 따라 일부 절차가 생략되기도 합니다. 〈청와대 공개의 경제적 효과〉 자료의 경우도 이런 절차를 밟지 않았습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보고서 추진 절차 (민주당 전재수 의원실)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보고서 추진 절차 (민주당 전재수 의원실)

연구원 측은 “해당 분석자료는 공식 연구보고서가 아니고, 인수위의 요청이 있어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경제 효과를 분석하려면 산식에 투입할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청와대만을 위한 산식이 없어서, 인근의 경복궁 데이터를 투입하는 제한적인 상황의 결과를 인수위에 보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복궁 관광객이 모두 청와대 방문?


당초 연구원이 〈청와대 공개의 경제적 효과〉에서 밝힌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경복궁 방문객 인원 300만 명 내외
② 경복궁 인근에 있는 이건희 컬렉션 방문객의 1인당 지출액 약 2만3천 원
③ 경복궁 방문객 인원이 모두 청와대를 방문할 경우, 생산유발 1435억~1548억 원 효과와 부가가치유발 545억~589억 원 효과.

 
'청와대 개방 효과' 분석 결과, 연간 1490억 원의 생산 유발효과'청와대 개방 효과' 분석 결과, 연간 1490억 원의 생산 유발효과

명지대 우석진 교수(경제학과)는 “경복궁 방문객이 청와대를 모두 간다고 가정하면, 기존의 청와대 인근의 방문객과 중복되고, 경제 효과 역시 중복으로 계산돼 그 수치가 부풀려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청와대 개방에 따른 경제 효과'를 연구해 인근 상권이 활기를 띨 수 있는 중ㆍ장기 정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에 연구원은 “현재로썬 관련된 연구를 별도로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청와대 이전의 당위성을 선전하기 위해 인수위가 공공기관을 무리하게 동원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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