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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70대 교주 향해 "여보, 낭군님"…세뇌당한 아이들

입력 2022-09-06 20:27 수정 2022-09-07 00:19

"아이들 죽음은 예물"…그곳엔 '절대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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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죽음은 예물"…그곳엔 '절대자' 있었다

[앵커]

얼마 전 뉴스룸에선 브라질에 있는 한국인 집단농장 '돌나라 오아시스'에 살던 다섯 명의 아이들이 사고로 숨진 사건을 전해드렸습니다. 사고 이후 농장 관계자들이 나눈 대화를 녹음한 파일에서는 아이들의 죽음을 신에게 드리는 예물이라고 말하는 등의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있었는데요. 저희 탐사보도팀은 농장의 내부 영상을 입수해서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고, 어떤 교육을 받는지도 추적했습니다. 이 농장을 탈출한 사람들은 아이들이 돌나라 설립자인 70대 남성을 '낭군', '여보' 라고 부르도록 교육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태형 기자입니다.

[기자]

브라질 돌나라 농장 내부 영상입니다.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무대 위에서 공연을 시작합니다.

[여보야. 내가 진짜 좋아하는 여보의 미소에 혼자 끙끙 앓다가 죽어버릴 것만 같아서 노래를 한다. 나는 여보 좋아하고 여보 나를 좋아하고 우리 서로 좋아하고 있죠. 그 누구도 말릴 수 없죠.]

또 다른 영상에선 앳된 아이가 황당한 노래를 부릅니다.

[하루에 푸시업을 400개 하시고, 70㎏ 역기를 100번이나 들어 올리신답니다. 짱 멋지신 내 낭군님.]

아이들이 여보, 낭군으로 부르는 사람은 돌나라 설립자인 70대 남성 박모 씨.

[박모 씨/돌나라 설립자 : 사랑을 말하긴 아직 어리지만, 낭군님 없으면 안 된다고.]

취재진은 해당 농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여성을 어렵게 만났습니다.

[A씨/전 돌나라 관계자 : 아기 때부터 그렇게 (설립자를) 여보, 낭군 이러다 보니까 무슨 뜻인지는 전혀 몰랐죠. 설교를 완전히 세뇌처럼 듣고 있다 보니까 (설립자) 박OO은 하나님이다 이런 식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은 대부분 농장 내 대안학교로 들어가 교육을 받습니다.

[A씨/전 돌나라 관계자 : 중학교가 돼서는 돌나라에서 만든 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세상 교육은 일단 잘못된 교육이라고 말을 했고요. 아이들은 아예 (공교육을 받을) 선택권이 없어서…]

농장에서 박 씨 존재가 그만큼 절대적이라는 겁니다.

[A씨/전 돌나라 관계자 : 돌나라 안의 체제가 어떠냐면 자식이랑 부모 이런 것도 관계가 아예 없어요. (설립자) 박OO을 무조건 따를 거면 자식이라도 버리고 가라 이런 식이에요.]

지난 4월 농장에서 사고로 아이 5명이 사망한 이후 농장 관계자 대화에서도 이는 잘 드러납니다.

[돌나라 관계자/지난 6월 : 유가족들 가운데 그 다섯 용사를 잃고, 눈물 질질 짜면서 내 자녀를 살려달라고 간구하는 그런 부모님을 본 적이 없습니다.]

[B씨/전 돌나라 관계자 : 반발을 할 수가 없죠. 교주가 그렇게 교육을 시켜요. 금쪽같은 자녀들이 죽었어도 이 엄마 아빠들은 얼마나 신앙이 좋은지 거기에 동요 안 되고 말이야 이렇게 한다고.]

한국교회 10개 교단 이단대책위원회는 돌나라 측의 아동학대를 막아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유영권/합신교단 이단대책위원장 : 스스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세뇌에 의해 되어진 것이라면 인권적인 차원에서도 심각한 문제인 것이죠. 사회 기관들이 힘을 합쳐서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반드시 도와야 된다.]

취재진은 돌나라 측에 관련 영상과 교육 방식에 대해 물었지만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VJ : 김민재·장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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