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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인데"…박사 학사모 쓴 김송고씨

입력 2022-08-19 16:28 수정 2022-08-1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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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학도 김송고 씨는 1943년에 태어나 올해 80세입니다. 오늘 학사모를 썼습니다. 이제 김 씨는 박사입니다. 박사 학위를 딴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드디어 자아 성취를 했다."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학위수여식장 앞에 선 김송고씨〈사진=대구대학교〉학위수여식장 앞에 선 김송고씨〈사진=대구대학교〉

■박사 수료 이후 학위까지 18년
대학교 교직원으로 일하던 김 씨는 퇴직을 앞두고 사회복지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1999년 동국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 진학해 석사과정을 졸업했습니다. 2002년에는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2004년, 박사과정을 수료했지만 쓰지 못했습니다. 벌이가 없으니 일을 당장 시작해야 했습니다. 여러 학교에서 노인복지론 등을 가르치며 돈을 벌었습니다. 한 푼 두 푼 모아 노트북도 사고 여러 자료도 수집하며 박사 논문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노인의 성생활 및 성 태도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잡았습니다. 노인들의 성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내고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학위를 받기까지 꼬박 18년이 걸렸습니다. 사회복지를 배우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김 씨는 틈틈이 노숙자와 독거노인을 위한 봉사활동도 해왔습니다.

학위수여식에서 총장 모범상을 받는 김송고씨〈사진=대구대학교〉학위수여식에서 총장 모범상을 받는 김송고씨〈사진=대구대학교〉
■“인생은 지금부터”…. 대학교재 만들 것
김 씨는 “인생은 지금부터”라고 했습니다. 뭘 더 하고 싶냐고 하니 이제 책을 쓰고 싶다고 했습니다. 김 씨의 목표는 대학 교재를 만드는 겁니다. 그동안 강의를 다닐 때 학생들이 전공 책이 두껍고 어렵다며 힘들어하는 걸 봤기 때문입니다. '사회복지정책', '사회복지행정', '사회복지실천론' 등 직접 정리하며 다시 쓰고 싶은 책이 한두 권이 아닙니다.

■“늙은이가 뭘 하겠나?” 말에 “연필 꽉 쥐었죠.”
“늙은이가 지금 와서 뭘 하겠나?” 김 씨 지인들이 가장 많이 건넨 말이었습니다. 가장 듣기 싫은 말이기도 했습니다. 이 얘기를 들을 때마다 연필을 더 꽉 쥐고 공부했습니다. 김 씨는 무언가를 망설인다면 일단 시작해 보라고 조언했습니다. 산을 쳐다보지만 말고 첫걸음을 먼저 떼면 어느덧 절반에 와있고 또 묵묵히 걷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상을 밟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강의하는 대학에 동갑내기 친구가 들어와 이제 막 공부를 시작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김송고 씨는 “여든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 하며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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