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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병대 악습'에 가려진 성폭력…피해 신고 4배 늘었다

입력 2022-09-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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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공군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 이후 군에서 신고자의 익명성을 강화하자, 육해공군을 가리지 않고 성폭력 피해 신고가 늘고 있습니다. JTBC 취재 결과 특히 해병대에서 신고 건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이른바 기수 열외, 따돌림을 하는 악습 때문에 나서지 않았던 피해자들이 이제 목소리를 내는 걸로 보입니다.

구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2월 19살 해병대원 A씨는 샤워를 하던 중 선임의 '아이스 에이지'란 말에 동작을 멈춰야 했습니다.

선임이 A씨의 몸을 강제 추행했지만, A씨는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법원은 지난 6월 성추행과 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선임 B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15도/유튜버 : 선임이면 아이스에이지 딱 하면 그때부터 아무 말 못 하고 가만히 있는 거예요. 아무나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상병 6호봉부터 쓸 수 있어요.]

올해 7월까지 해병대 성 고충 대응센터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110건.

지난 한 해 동안 27건이 접수됐는데 7개월 만에 4배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앞서 군은 공군 성폭력 피해자인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이후 신고자의 익명성을 강화하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그러자 해병대에서 신고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겁니다.

해병대에선 2017년과 2018년만 해도 신고 건수가 각각 1건에 불과했습니다.

[15도/유튜버 : 꼰지르는 걸 잘한다. 줄여서 '꼰잘'. 저희는 '발라'라고 불렀어요. 바른다는 뜻. (신고하면) 우리 병들 사이의 '문화를 어긴 거네' 이러면서 기수 열외를 시켜요.]

다른 군보다 상대적으로 군기가 센 해병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해병대 전역자 : 부조리하거나 억울한 걸 시켜도 무조건 '필승'이라는 경례를 한 번 하고 해야 되고요.]

육군과 해군, 공군의 올해 피해 신고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거로 드러났습니다.

[김영배/더불어민주당 의원 : 폐쇄적인 조직일수록 가슴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거든요. 군 당국이 이번을 계기로 해서 확실하고 투명한 수사를 해야 합니다.]

(영상디자인 : 송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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